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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우정
진정한 우정
저자 : 장 자끄 상뻬
출판사 : 열린책들
출판년 : 2017
ISBN : 9788932918402

책소개

프랑스를 대표하는 삽화가 장 자끄 상뻬의 인터뷰를 담은 『진정한 우정』이 양영란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따뜻한 화풍과 재치 있는 유머로 인간사를 경쾌하게 그린 그의 작품들은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프랑스의 《렉스프레스》, 《파리 마치》 같은 유수의 잡지뿐 아니라 미국 《뉴요커》의 표지 화가이자 가장 중요한 기고 작가로 활동했다.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 그림들은 현대 사회에 대해 사회학 논문 1천 편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 준다는 평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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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2015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진정한 우정』은 『상뻬의 어린 시절』, 『뉴욕의 상뻬』 인터뷰를 맡았던 언론인 마르크 르카르팡티에와의 대화 기록이다. 두 사람은 진지하고도 격의 없는 태도로 우정을 다각도에서 들여다본다. 일시적인 우정, 익살스러운 우정, 세상을 떠난 예술가에게 느끼는 우정 등 우정의 다양한 양상이 실제 일화와 엮여 흥미를 더한다. 시시각각 변수가 끼어드는 삶에서 이러한 경험은 한마디로 기적이라고 상뻬는 말한다.
『상뻬의 어린 시절』, 『프랑스 대통령의 모자』, 『빨간 수첩의 여자』 등을 번역한 바 있는 양영란 역자는 상뻬 특유의 담백한 육성을 살려 한국어로 생동감 있게 옮겼다.

우정은 기적입니다.
우리네 삶에는 작은 기적들이 있을 뿐입니다.

데뷔 이후 5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변함없이 상뻬의 작품들을 관통한 특징이라면, 소박한 일상 속에서 맞닥뜨리는 기적의 순간들이다. 무심코 지나치기 일쑤지만 때로 우리를 사로잡는 감탄의 순간들, 찰나지만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열광과 환희의 순간들이다. 상뻬는 그 순간을 절묘하게 포착해 낸다. 그는 날카로운 관찰력의 소유자이지만 언제나 다정함을 잃지 않는다. 단순한 선(線)에 담긴 풍부한 표정과 극적인 몸짓, 그리고 배경에 비해 한참이나 작은 사람들은 언뜻 수줍어하는 듯하나 무대를 활보하는 주인공처럼 놀라운 에너지를 뿜어낸다. 상뻬의 그림들은 하나같이 편안하면서도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유머가 배어 있다.
이 책에서 언급되는 우정은 사랑스러움과 몽상이 얽힌 아이들의 세계가 아니라 주로 예의와 규칙이 강조되는 성인의 세계에 속해 있다. 상뻬는 친구와의 관계에서 절대 넘지 말아야 할 선에 대해 언급한다. [상대방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명석한 통찰력을 유지하면서 현명한 거리를 둘 것]. 르카르팡티에는 상뻬에게 그 모든 것은 꿈, 즉 환상이 아니냐고 묻는다. 그러자 상뻬는 이렇게 반문한다. 「세상에 꿈이 아닌 것도 있습니까?」
『진정한 우정』에 실린 120여 점의 삽화들은 상뻬가 풀어놓는 이야기와 어우러져 감정을 고조시키고 진한 재미를 선사한다. 대표작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1995)에서 그린 우정은 백 마디 말보다 깊은 상대에 대한 이해를 보여 준다. 규칙을 강조하는 상뻬의 우정관이 꽤 엄격해 보이지만, 때로 놀랄 만큼 관대한 면을 슬쩍 드러내기도 한다. 가령, 내일 있을 월드컵 축구 결승전 시합과 친구의 생일 파티 중에 무엇을 선택하겠냐는 질문에, 심각한 거짓말이 아니라면 친구한테 얼마든지 거짓말할 수 있다고 속내를 털어놓는다.
상뻬의 연륜만큼이나 다양한 우정의 결을 살펴볼 수 있다. [캔버스 위의 찰리 채플린]이라 불리는 프랑스의 유명 포스터 작가 사비냐크, 유명 삽화가 보스크, 배우이자 첼리스트인 모리스 바케와 상뻬가 나눈 우정은 존경과 찬탄이 깔린 우정이다. 한편 아주 오랜만에 낯선 곳에서 만난 친구가 보인 호의는 일시적인 우정이라 말할 만하며, 사고로 몸이 불편한 상뻬에게 식당 주인이 말없이 건넨 돈은 순수한 우정의 표식이다. 그 자신이 우정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조지 버나드 쇼와 처칠 사이의 에피소드나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명사(名士)들의 일화는 진위 여부를 떠나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드뷔시, 스트라빈스키, 에리크 사티, 듀크 엘링턴, 바흐, 모차르트 등 예술가에 대한 애정은 이미 세상을 떠난 이와의 우정임에도 다른 어느 우정보다도 신의를 자랑한다.
오랜 세월 교류한 르카르팡티에와의 대화는 편안하면서도, 적당히 예사로 넘어가는 법이 없으며 시종일관 솔직하고 자유롭다. 적절히 처신하면서도 과한 친절이나 예의로 상대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는 것 - 인간이 지닌 어느 감정보다도 미묘한 균형을 요하는 우정의 특성이 두 사람의 대화 속에 잘 묻어나 있다.

[추천사]

『진정한 우정』은 상뻬의 선집이다. 화집이 아님에도 최고의 작품이다. 하나도 빠짐없이 유머러스한 건 아니다. 어떤 이들은 오히려 사람들 모두가 갖는 인간적인 심리에 공감하며 빙그레 미소 지을 것이다. - 『리베라시옹』, 마티우 랭동
모든 희귀한 것들은 소중하다. 『진정한 우정』은 상뻬가 우정에 바치는 헌사이다. 이 책이 희귀한 까닭은 상뻬가 개성 있는 예술가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소중한 까닭은 우리 내면의 변덕을 미묘하고도 객관적인 방식으로 붙잡아 두기 때문이다. - 『텔레라마』

프랑스 아마존 독자 평
-늘 그렇듯 상뻬의 멋진 일러스트가 곁들여진 아름다운 책이다.
-상뻬는 언제나 나를 기쁘게 한다. 특히 이 책을 좋아한다.
-또 하나의 대작이다. 사회학자 양반의 그림책이다. 명쾌한 분석과 다정한 유머. 이것이 상뻬가 말하는 삶이다! 브라보!

굿리즈 독자 평
-내가 읽은 것 가운데, 우정에 관한 진정한 의미를 다루는 최고의 에세이이다. 장 자끄 상뻬의 광팬으로서 나는 그의 그림과 이야기에 매우 친숙한 편이다. 마르크 르카르팡티에와의 이 대화에서 마르크는 상뻬의 영혼 속으로 차근차근 걸어 들어간다. 애정을 담아 만점을 드린다.
-상뻬의 책이라는 이유로 반사적으로 구매해 버렸다. 친구 관계에 관한 그의 관점이 흥미롭다.

[인터뷰 발췌]
(2011년 5월 12일, 프랑스 주간지 『렉스프레스』 기사)

Q. 데생 작가로서의 첫발은 어떻게 내딛었나요?
A. 첫발이 아니라 첫 헛발이겠죠? 내가 보르도에서 어떤 사람을 찾아간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 사람이라면 나를 이런저런 신문사에 연결시켜 줄 수 있으리라 기대했습니다. 그 사람한테 내가 그린 그림들을 보여 줬지요. 아마 형편없었을 겁니다. 웃기는 건, 그때 내가 그 사람이 누군지도 몰랐다는 겁니다. 그 사람이 바로 샤발이었어요. 내가 무한한 존경심을 품고 있던 인물이지요. 자기가 그린 그림들을 보여 주더군요. 그래서 내가 이렇게 말했죠. [아니, 이건 샤발 그림인데요!] 그러자 그 사람이 이렇게 대꾸합디다. [맙소사, 내가 바로 샤발이라네.]

Q. 화판 앞에는 한 번에 얼마 동안이나 붙어 있죠 ?
A. 오전 나절 거의 전부요. 점심은 몽파르나스의 단골 레스토랑에 가서 먹곤 합니다. 식사는 혼자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개는 식사 후에 꼭 디저트를 챙겨 먹지요. 나는 레스토랑에 들어서는 즉시 그날의 디저트가 무엇인지 먼저 물어봅니다 ! 워낙 먹는 걸 즐기거든요. 집에 돌아와서는 반드시 한잠 잡니다. 그러고 나서, 오후 나절부터 저녁이 될 때까지 다시 작업에 몰두하지요.

Q.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옵니까 ? 어떻게 싹트죠 ?
A. 내가 본 것, 때론 들은 것, 방금 전 또는 오래전에 목격한 장면 등등…….

Q. 작업할 때 혹시 음악을 틀어 놓으시나요 ?
A. 침묵이냐 음악이냐는 시기에 따라 다릅니다. 요즘은 조용한 상태에서 작업합니다.

Q.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수첩에 적어 놓습니까?
A. 절대로 아닙니다. 나는 화판에만 모든 것을 맡길 따름이죠. 데생이 아직 밑그림 상태이건, 벌써 쉰 번이나 수정이 된 상태이건 간에, 모든 데생은 이 화판에 그대로 보존됩니다.

Q. 그러니까 화판 위에 놓인 데생들은 모두 진행 중인 상태로군요. 습작을 남기지는 않습니까?
A. 절대로.

Q. 붓을 잡으려면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나요?
A. 데생이며 데생에 착수하기 위해 필요한 아이디어라는 대단히 추상적인 세계에 몰입하려면 일단 내 일상의 모든 것을 완전히 내려놓아야 합니다. 오래전부터 나는 아주 평범한 한 가지 사실에 집착하고 있는데, 바로 보잘것없는 인간과 그 인간에게 제기되는 문제들 사이의 불균형입니다. 그래서 데생에 착수할 때면 발동을 걸기 위해서, 마치 피아니스트가 음계 연습을 하며 손을 풀듯, 언제나 큰 건물이나 나무, 그리고 그 아래를 지나는 자그만 남성이나 여성을 그립니다.

Q. 그러니까 선생은 깊은 구덩이, 심연 내지는 어마어마한 부조화에서부터 출발하는 셈이로군요. 가령 1965년에 발견한, 하늘을 향해 끝없이 솟아오른 현기증 나는 뉴욕의 고층 빌딩들 같은 것들 말입니다.
A. 네. 하지만 나한텐 오스만식 건물〔역주: 19세기 중엽 오스만 남작의 주도 아래 이루어진 파리 도시 정비 사업의 일환으로 지어진 부르주아식 건물] 하나면 족합니다. 나를 매혹시키는 불균형이란 상황의 불균형, 역할의 불균형, 인물들의 생각이나 말의 불균형 따윕니다. 말하자면, 대비 효과를 노리는 거죠.

Q. 요컨대, 선생을 감동시키는 것은 일상의 영웅주의, 어떤 식으로든 노력을 멈추지 않는 보통 사람의 영웅주의로군요.
A. 네, 맞습니다. 카트를 미는 이 여자들을 보세요,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아이들 서넛까지 데리고 나오지는 않았죠.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짐 꾸러미를 들고 다니는지 한번 보세요. 부인네가 지나갈 때면 달려가서 어깨를 툭 치며, 이렇게 말하고 싶은 유혹이 듭니다. [제가 좀 들어드릴까요?] 하지만, 감히 그러지는 못합니다. 젊었을 때는 그렇게 하곤 했지만요.

Q. 선생은 사람들을 조롱하고 비웃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히, [숯쟁이의 믿음]〔역주: 순박한 사람의 단순한 믿음을 뜻하는 프랑스어 관용어〕을 가진 사람이라면 더더욱 말입니다.
A. 나는 비웃음 자체를 증오합니다. 요컨대, 내가 용납할 수 있는 유일한 당파가 있다면 미소 당파일 겁니다. 가령 나는 데생 속에서 신에게 기도드리는 노파를 물고 늘어지지 않습니다. 내가 보기에, 코믹한 것은 대개 상황이지 인물이 아닙니다. 상대가 누구든 아무튼 누군가에게 뭔가를 희구한다는 건 가슴 뭉클하죠.

Q. 선생에겐 세상의 소식들이, 그러니까 세상의 메아리가 아니라 소식들이 어떻게 전해지나요?
A. 나는 사람들,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듣습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나는 언제나 놀랍니다. 아기가 눈을 뜬 채 태어나면, [놀란 얼굴로 태어났다]라고들 합니다. 난 이 표현이 언제나 마음에 들어요. 겉으론 그렇게 보이지 않을지언정, 나는 놀란 얼굴로 살아가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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