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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와 공간 (하이데거 존재의 토폴로지와 사상의 흐름)
존재와 공간 (하이데거 존재의 토폴로지와 사상의 흐름)
저자 : 강학순
출판사 : 한길사
출판년 : 2011
ISBN : 9788935660070

책소개

저자 강학순은 1990년에 독일에서 하이데거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래 창조적 관점에서 오랫동안 하이데거 사상을 폭넓게 연구해왔으며, 하이데거 관련 연구논문과 번역서를 통해 하이데거의 철학을 국내에 꾸준히 소개해왔다. 그는 이 책을 통해 하이데거 전체 사상을 존재론적 공간론의 입장에서 통전적인 해석을 시도하며, 덧붙여 저자가 오랫동안 숙성시키고 온축해 온 철학적 아이디어를 통해 하이데거 사유를 재구성하고자 하는 창의적 시도를 감행한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하이데거의 존재사유를 기존의 ‘존재와 시간’의 틀에서 벗어나, ‘존재와 공간’의 시각으로 재해석하고자 한다. 저자는 하이데거의 ‘존재의 토폴로지(topology, 장소론, 위상학)’ 개념을 통해 공간의 시원인 아르케(arche)와 여러 갈래로 드러난 현대 공간담론의 존재론적 광맥을 찾아보고, 그로써 기술제국시대에도 여전히 ‘근원적 존재론’이 필요함을 밝히고 있다. 더욱이 오늘날 과학ㆍ기술이 지향하는 유토피아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고 거주할 수 있는 삶의 공간이 아니라는 것이 하이데거의 ‘기술 형이상학 비판’의 요체임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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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홈리스, 유목민이 되어가는 현대인

근대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공간’이란 논제(topic)는 다양한 학문의 영역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이러한 공간이론들의 토대를 위한 공간철학에 대한 숙고가 요청되고 있다.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한대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공간소유 및 무자비한 공간지배와 무차별적인 공간조작이 만연되고 있다. 더욱이 무분별한 공간배치와 지역 및 국토개발은 공간의 개성과 지역과 고장의 고유성을 탈취해간다. 저러한 공간성형으로 인해 모든 공간이 획일화· 몰개성화 되어가고 있는 살풍경을 목격할 수 있다. 이제 도처에서(anywhere) 고유한 공간의 표정이 지워지고, 진정한 공간의 모습과 풍경이 사라지고 있다. 이런 탈공간화 현상은 효율성과 기능성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 생산논리가 공간기획을 주도하면서 생긴 비극적 현상이다. 어떤 지역 및 장소가 주는 역사적ㆍ문화적 정체성과 정서적 안정감이 무시된 채, 지역관광ㆍ쉼터개발이라는 미명하에 거침없이 자연공간을 인위적 공간으로 조작하고 성형해 버리는 일을 주저하지 않는다. 이처럼 공간 및 장소가 탈고유화되고, 상품화되면서 개별적인 공간이 지닌 참 모습에 대한 의미있는 성찰이 배제된 채, 무분별한 공간기획과 장소마케팅이 거침없이 자행되고 있다. 그리고 인터넷의 사이버공간과 새로운 모바일 공간의 등장으로 인해 인간의 삶은 전대미문의 공간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내몰리고 있다. 이를 통해 공간귀속적인 인간존재는 그가 마땅히 거주해야 할 품을 잃어버리게 되어, 소위 존재론적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참된 공간과 장소를 상실한 채 현대인은 사막화된 도시에서 홈리스로, 그리고 유목민으로 탈주해가고 있다.



하이데거 연구의 창의적 시도

‘존재와 시간’에서 ‘존재와 공간’으로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는 ‘잃어버린 공간’을 되찾을 수 있을까? 현대 자본주의하의 기술공학적 공간관의 변혁과 왜곡된 거주방식에 대한 비판적인 성찰을 위해서는 우선 공간에 대한 존재론적 문제가 숙고되어야 한다. 이러한 현대의 공간상실의 문제를 미리 간파한 이가 마르틴 하이데거이다. 그는 현대의 기술 형이상학 시대를 전망하면서 공간과 거주에 대한 존재론적 해명을 최초로 시도하였다. 그는 인간존재에게 장소를 제거하면 자신의 정체성이 사라짐을 경고한다.

M. 하이데거『존재와 공간: 하이데거 존재의 토폴로지와 사상의 흐름』의 저자 강학순은 1990년에 독일에서 하이데거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래 창조적 관점에서 오랫동안 하이데거 사상을 폭넓게 연구해왔으며, 하이데거 관련 연구논문과 번역서를 통해 하이데거의 철학을 국내에 꾸준히 소개해왔다. 그는 이 책을 통해 하이데거 전체 사상을 존재론적 공간론의 입장에서 통전적인 해석을 시도하며, 덧붙여 저자가 오랫동안 숙성시키고 온축해 온 철학적 아이디어를 통해 하이데거 사유를 재구성하고자 하는 창의적 시도를 감행한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하이데거의 존재사유를 기존의 ‘존재와 시간’의 틀에서 벗어나, ‘존재와 공간’의 시각으로 재해석하고자 한다. 저자는 하이데거의 ‘존재의 토폴로지(topology, 장소론, 위상학)’ 개념을 통해 공간의 시원인 아르케(arche)와 여러 갈래로 드러난 현대 공간담론의 존재론적 광맥을 찾아보고, 그로써 기술제국시대에도 여전히 ‘근원적 존재론’이 필요함을 밝히고 있다. 더욱이 오늘날 과학ㆍ기술이 지향하는 유토피아는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고 거주할 수 있는 삶의 공간이 아니라는 것이 하이데거의 ‘기술 형이상학 비판’의 요체임을 밝히고 있다.



인간은 어떤 장소에 거주하면서 어떠한 세계를 형성하고, 시간성의 지평에 펼쳐지는 초월의 영역, 즉 자유의 영역에서 살아야 하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개인이 필요로 하는 것은 단지 땅덩어리가 아니라, 바로 그 장소이다. 그 안에서 자신을 확장시키고 자신이 형성되고 규정될 수 있는 맥락이 필요하다. 장소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오랜 시간에 걸쳐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통해 형성되어야 한다. 사람의 애정으로 장소에 스케일과 의미가 부여되어야 하며, 그러고 나서 장소가 보존되어야 하는 것이다.



현대 공간담론에 끼친 하이데거의 방대한 영향

오늘날 진행되는 공간개념의 변화는 공간존재와 인간존재의 변화를 야기한다. 공간에 대한 새롭고도 이질적인 개념이 우리의 지각방식과 사유방식, 존재방식과 거주방식을 바꾸어놓고 있다. 현실공간이 가상공간에 침식당하면서 인간의 정체성은 가상공간에서 새롭게 규정되고 있다. ‘존재론적 혁명’을 가져온 디지털 세계에서 인류는 ‘디지털 유목민’으로 시간적ㆍ물리적 공간장벽을 넘어 존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전통적인 공간개념으로는 새로운 공간현상을 설명할 수 없기에 완전히 새로운 개념틀을 세우는 인식론과 그에 앞서 존재론을 제시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공간을 다시금 성찰하고 정의해야 하는 이유라고 하이데거의 공간론을 참조하여 저자는 역설하고 있다.

공간을 정의하기에 앞서 우리는 하이데거의 사상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논의되는 현상학적 장소론, 인간학적 공간론, 실존론적 공간론, 탈역사주의적 공간론, 해체론적 공간론, 위상학적 공간론, 사이버 공간론 등은 하이데거의 존재론적 공간론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저자는 공간에 대한 현대의 철학적 담론들은 대부분 하이데거에게서 직ㆍ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메를로-퐁티는 바슐라르나 볼노브와 같이 ‘실존은 공간적이다’라고 최초로 주장한 하이데거의 사상에 영향을 많이 받았고, 들뢰즈는 라이프니츠의 주름이론을 받아들이면서 하이데거의 공간관을 참조하였다고 한다. 이밖에도 인간학적 교육학의 장소론(볼노브), 건축학의 장소론(노르베르그-슐츠), 인문지리학의 장소론(렐프), 현상학적 시학의 장소론(바슐라르), 사회 생태론(북친) 분야 등에서 하이데거의 공간론이 미친 지대한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하이데거의 존재론적 공간론 혹은 존재의 장소론 내지 위상학을 명료하게 드러낼 뿐만 아니라, 하이데거의 공간론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철학자들과 인접학문의 공간이론들을 살펴보고 그 흐름을 되짚어본다. 이를 통해 현대의 공간담론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과제를 노정시키고 있다.



예술작품과 건축에 담긴 존재와 거주의 문제

하이데거가 중시한 존재와 공간 그리고 거주의 문제는 철학뿐 아니라 시ㆍ회화ㆍ음악ㆍ디자인ㆍ건축분야에서도 논의되고 있기에 오늘날 상호학문적인 담론의 주제가 된다. 무엇보다 하이데거에게 있어서 예술작품은 존재의 진리가 일어나는 토포스(장소)이다. 특히 언어 예술작품인 시는 존재가 드러나는 토포스이다. 그에게 있어서 사유하는 시 짓기는 ‘존재의 토폴로지(장소론)’이며, 이것은 존재에게 존재 자신의 본질장소를 말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횔덜린ㆍ트라클ㆍ릴케ㆍ헤벨 등의 시작품을 ‘존재의 토폴로지’의 관점에서 해석하면서 하이데거는 존재와 그것이 체화된 공간의 관계를 설명한다. 또한 건축작품 속에서 진리가 일어나는 구체적인 예를 강에 세워진 다리와 그리스 신전에서 찾는다. 하이데거에게 있어서 건축함의 본질은 진리가 구현되는 장소들의 건립이다. 진리가 드러나는 장소에서 인간의 참된 거주를 위한 건축은 존재진리의 건립을 통해 세계와 대지를 분명한 형태로 드러내고, 주위 사물들을 일정한 영역 안으로 모아들인다. 무엇보다 언어는 ‘존재의 집’으로서, 존재가 머물고 있는 탁월한 토포스임은 자명하다. 저자는 ‘존재의 토폴로지’에 의해 구축된 하이데거의 근원적 예술론을 회화예술ㆍ조형예술ㆍ건축예술ㆍ언어예술로 나누어 살펴본다.



잃어버린 공간을 찾아서

「하이데거 존재의 토폴로지와 사상의 흐름」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존재의 토폴로지’의 근원(根源)과 유역(流域)의 사상적 지형도를 그려내고 있다. 여기서 저자는 기본적으로 하이데거의 논점을 중심축으로 하면서도, 그의 사유에 영향을 받은 다른 공간철학자들과 인접학문 사이의 연결고리에 주목한다. 다시 말해 하이데거의 공간과 장소(토포스)에 대한 아이디어가 어떻게 타학문에서 적용되고 변주되었는지를 영향사적 관점에서 해명한다. 그리하여 하이데거의 존재론적 공간론이 이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응용학문 분야에서도 그 결실이 풍성함을 밝히고 있으며, 하이데거의 공간에 대한 아이디어가 현대의 공간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 여전히 이정표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이 책의 핵심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 현대의 공간론의 지형을 하이데거의 ‘존재의 토폴로지’를 중심으로 밝혀 나간다. 또한 이것이 교육학ㆍ지리학ㆍ건축학 등의 타 학문 분야에 적용된 사례들을 기술하고 있다. 둘째, 하이데거의 존재사유의 발전과정과 성과를 공간과 장소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전기 하이데거의 공간론은 실존론적 관점, 후기의 공간론은 존재사건학적 관점을 지니고 있다. 이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개념이 ‘존재의 토폴로지’라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 하이데거 사유는 기초존재론, 현상학적 해석학, 존재사유로 일컬어지기보다는, 오히려 ‘존재의 토폴로지’로 명명되는 것이 보다 더 합당함을 밝히고 있다. 셋째, 하이데거의 공간론은 탈근대적 대항공간을 모색하는 현상학적ㆍ탈구조적인 공간론과 궤를 같이하면서도 보다 심층적이고 근원적인 존재론적 공간론을 제시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넷째, 존재의 토폴로지에 입각한 거주론이 소개된다. 지구 위에서의 인간의 거주는 바로 인간의 실존문제와 직결된다. 그러나 근대 이후 점차 인간과 공간이 분리되면서 인간의 공간 귀속성과 소속감이 사라지고 있다. 여기서는 기술시대에 걸맞은 인간의 거주방식이 주제화된다. 다섯째, 하이데거의 공간사유의 오류 및 한계, 그의 나치즘 연루의 정치적 과오를 비판하면서도 그의 사유가 가진 철학사적 가치 및 고유한 사유의 독창성에 대한 평가에 주의를 기울이고자 한다. 여섯째, 결론 부분에서는 전체 논의를 정리하고 우리가 어떻게 ‘잃어버린 공간’을 찾을 수 있을지 전망하고 남은 과제가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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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책을 내면서| 저 푸른 광장에 대한 열망과 동경

프롤로그| 기술제국의 '스페이스 오디세이'



제1부 현대 철학적 공간론의 지형

1 탈공간화 현상에 대한 철학적 물음

2 철학적 공간론의 유형

3 철학적 공간론을 위한 존재론적 이정표



제2부 존재의 토폴로지의 설계와 프레임

4 존재론적 공간론 연구의 청사진

5 전통 형이상학의 공간론 해체

6 존재의 토폴로지의 구축



제3부 존재의 토포스의 전개와 존재진리의 장소

7 존재의 토포스의 펼침

8 존재의 토폴로지의 적용

9 존재의 장소론의 창조적 특성



제4부 거주론으로 구현된 존재의 토포스

10 현대 공간담론에서의 거주 문제

11 존재의 토폴로지 거주론의 프레임

12 존재의 토폴로지 거주론의 전개



제5부 하이데거 공간사유 비판

13 존재의 토폴로지의 문제점과 한계

14 존재의 토폴로지 비판의 재평가



에필로그| 잃어버린 공간을 찾아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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