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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여름
저자 : 앨리 스미스
출판사 : 민음사
출판년 : 20221107
ISBN : 9788937427534

책소개

영국 《타임스》의 문예 부록인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먼트》 선정 “현재 영국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로 뽑힌 앨리 스미스의 ‘계절 4부작’ 한국어판이 마침내 완간되었다. 계절 4부작은 브랙시트 이후 격변하는 영국 사회의 현재를 담기 위해 앨리 스미스가 펭귄 출판사와 기획한 야심 찬 프로젝트로, 브랙시트 찬반 국민 투표가 실시된 2016년 첫 권인 〈가을〉이 출간되었고,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한창인 2021년 여름 완간되었다.
계절 4부작 시리즈는 “최초의 포스트 브랙시트 소설”로 자리매김했고, 마지막 작품 〈여름〉은 최고의 정치 소설에 수여되는 조지 오웰 상을 받았으며, 〈가을〉은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네 권의 책 모두 앨리 스미스의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고 유수의 언론들로부터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영국에서는 그야말로 문학적 현상이 되었다.
〈여름〉은 〈가을〉과 〈겨울〉의 이야기가 한데 합쳐지는 동시에, 새로운 등장 인물인 사샤와 로버트 그린로 남매가 등장한다. 정치와 환경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을 지닌 십대 소녀 사샤는, 영재에 가까운 총명함을 지녔으나 최근 다소 엇나가기 시작한 남동생 로버트 때문에 골치를 썩는다.
로버트는 우주와 시간의 관계를 고찰하고 아인슈타인을 사랑하는 똑똑한 소년이지만, 독특한 성향 때문에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그때부터 인터넷에서 익힌 위악과 찌질한 태도로 어머니와 누나를 곤란하게 한다. 사샤의 부모님은 이혼했는데, 어머니는 두 아이와 살고 아버지는 여자 친구와 함께 그 옆집에 산다. 아버지의 여자 친구는 브랙시트가 몰고 온 충격으로 인해 실어증에 걸려 있는데, 로버트는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겉으로는 냉소적으로 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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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브랙시트 이후의 영국, 트럼프 이후의 세계에 보내는 메시지

앨리 스미스의 ‘계절 4부작’ 완간



영국 《타임스》의 문예 부록인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먼트》 선정 “현재 영국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로 뽑힌 앨리 스미스의 ‘계절 4부작’ 한국어판이 마침내 완간되었다. 계절 4부작은 브랙시트 이후 격변하는 영국 사회의 현재를 담기 위해 앨리 스미스가 펭귄 출판사와 기획한 야심 찬 프로젝트로, 브랙시트 찬반 국민 투표가 실시된 2016년 첫 권인 『가을』이 출간되었고,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한창인 2021년 여름 완간되었다. 순환하는 계절이라는 영원불멸한 자연의 시간 속에서 현재 진행 중인 시급한 현안이 담긴, 각각 독립적인 장편 소설을 집필해 제목에 해당하는 계절에 출간한다는 것이 스미스의 아이디어였다. 하루에도 몇 번씩 토픽이 바뀌고 중대한 이슈가 또 다른 이슈로 대체되는 SNS 시대에 소설이라는 장르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작가의 제안에 펭귄 출판사에는 ‘계절 4부작 팀’이 꾸려졌고, 원고 입수부터 편집과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총력전을 방불케 한 작업이 오 년에 걸쳐 계속되었다. 이 같은 노고가 아깝지 않게 계절 4부작 시리즈는 “최초의 포스트 브랙시트 소설”로 자리매김했고, 마지막 작품 『여름』은 최고의 정치 소설에 수여되는 조지 오웰 상을 받았으며, 『가을』은 맨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네 권의 책 모두 앨리 스미스의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고 유수의 언론들로부터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영국에서는 그야말로 문학적 현상이 되었다.



누나에게 시간을 선물해 줄게



‘계절 4부작’의 마지막 작품 『여름』은 『가을』과 『겨울』의 이야기가 한데 합쳐지는 동시에, 새로운 등장 인물인 사샤와 로버트 그린로 남매가 등장한다. 정치와 환경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을 지닌 십대 소녀 사샤는, 영재에 가까운 총명함을 지녔으나 최근 다소 엇나가기 시작한 남동생 로버트 때문에 골치를 썩는다. 로버트는 우주와 시간의 관계를 고찰하고 아인슈타인을 사랑하는 똑똑한 소년이지만, 독특한 성향 때문에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고 그때부터 인터넷에서 익힌 위악과 찌질한 태도로 어머니와 누나를 곤란하게 한다. 사샤의 부모님은 이혼했는데, 어머니는 두 아이와 살고 아버지는 여자 친구와 함께 그 옆집에 산다. 아버지의 여자 친구는 브랙시트가 몰고 온 충격으로 인해 실어증에 걸려 있는데, 로버트는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겉으로는 냉소적으로 군다.



오늘도 사샤는 TV 리모컨을 숨겨두고 사라진 로버트를 찾아 나서는데, 해변에서 만난 로버트는 환경 문제로 지구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애달파 하는 누나에게 ‘시간’을 선물하고 싶다며 사샤의 손에 강력 접착제를 바른 달걀 삶기 타이머 시계를 붙이고 도망간다. 유리 타이머를 손에 붙인 채 곤경에 빠진 사샤를 한 젊은 커플이 돕는다. 『겨울』에 등장했던 아서와 샬럿이다. 사샤는 친절한 두 사람을 집으로 데려오고, 로버트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연상의 샬럿에게 홀딱 반하며, 아이들의 어머니는 교양 있고 유머러스한 젊은 커플에게 호감을 갖게 되어서, 어찌하다 보니 그린로 가족 세 사람은 아서와 샬럿의 여행길을 충동적으로 따라나서게 된다.



아서가 만나려는 사람은 『가을』의 등장 인물인 노인 대니얼 글럭이다. 병상에 누운 그의 의식은 이제 그가 청년이었던 2차 세계 대전 시기로 돌아가 있다. 그는 아버지와 함께 영국의 수용소에 갇혀 있다. 전쟁 기간 동안 적성국인 독일 출신 이민자들을 한데 모아 감시하기 위한 곳이다. 그곳에서 그는 국경과 증오를 넘어서는 사랑과 예술의 힘을 생각하게 되고, 동시에 독일에 홀로 남겨진 총명한 여동생 한나를 걱정하고 그리워한다.



모든 아름다운 것들은 결국

한 곳으로 수렴된다



앨리 스미스의 계절 4부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주로 세상에 실망하여 냉소와 무관심으로 무장한 채 마음을 닫으려 하지만 결국 자신과 타인을 나누는 벽이 허상임을 깨닫고 세상에 다가가게 되는 사람들(『겨울』의 아서와 『봄』의 브리터니, 『여름』의 로버트), 늘 세상에 대한 근심과 애정으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가을』의 엘리자베스, 『겨울』의 샬럿과 아이리스와 럭스, 『봄』의 패디와 블로렌스, 커피 트럭 여인, 『여름』의 사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생의 황혼기에 접어들어 지난 세월과 역사를 반추하는 사람들(『가을』과 『여름』의 대니얼, 『겨울』의 소피아, 『봄』의 리처드)이다. 크게 분류하면 이 세 가지 유형의 인물들이, 포스트 브랙시트 시대의 영국 사회 속에서 서로 부딪히고 갈등하며, 결국엔 서로에게서 아름다움과 희망을 발견하는 과정을 담은 하모니다.



앨리 스미스는 이 아름다운 만남과 헤어짐, 엇갈림의 플롯을 펼쳐내면서 셰익스피어와 찰스 디킨스, 캐서린 맨스필드, 조각가 바버라 헵워스와 화가 터시타 딘, 영화 감독 로렌차 마체티, 찰리 채플린 등 과거와 현재의 예술가들을 소환하여 이들의 예술이 인간에게 미친 영향을 고찰한다. 2차 세계 대전과 홀로코스트를 겪은 대니얼과 그의 가족, 1968년의 핵 반대 시위와 평화 운동의 현장에 있었던 아이리스와 소피아 자매, 아일랜드 노동 계급 출신의 시나리오 작가 패디, 브랙시트라는 문 앞에서 좌초한 젊은 세대 아서와 샬럿, 사샤 등을 한데 엮고 소통하게 하는 자리엔 늘 예술이 있었다.



또한 계절 4부작엔 숨겨진 주인공이 있는데, 바로 자연이다. 자연은 환경 파괴를 근심하는 인물들의 염려와 걱정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바로 이 자연의 힘. 사계절의 순환이 가져다주는 변화와 위로를 통해 사람들은 새 삶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 낙엽 지는 가을의 흐릿한 오후, 폭설이 내린 외딴 시골, 만물이 소생하는 봄과 초목이 우거진 잉글랜드의 평화로운 여름 들판. 등장 인물인 아서가 자연의 변화를 고찰하는 과정을 담은 웹사이트의 이름인 ‘아트 인 네이처(Art in Nature)’는 작가가 숨겨둔 계절 4부작의 주요 테마를 암시하고 있다.



서로 다른 정치적 사고방식과 사회적 처지, 계급을 뛰어넘어, 오늘의 우리가 예술과 자연을 통해 화합하는 이 계절 4부작 이야기에는 셰익스피어의 희극에 담긴 유머와 장난의 씩씩한 정신, E. M. 포스터가 장인적 솜씨로 담아낸 계급 간의 갈등과 화합, 찰스 디킨스의 따뜻한 인류애가 담겨 있다. 이 같은 의미에서, 앨리 스미스는 단순한 한 사람의 현대 소설가가 아니라, 영문학의 위대한 전통을 잇는 올곧은 계승자다. 『여름』이 가장 뛰어난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소설에게 주는 오웰상을 수상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만약 우리가 연결될 수만 있다면



모두가 말했다. ‘그래서?’

‘그래서 어쨌다고?’라고 하듯. 어깨를 으쓱하거나 ‘그래서 나더러 어떻게 해달라는 건데?’



『여름』의 첫 문장은 위와 같이 시작된다. 부패한 정치인이 권력을 장악하고, 다국적 기업들이 환경을 파괴하고, 브랙시트가 유럽의 화합이라는 메시지를 깨는 동시에 이민자를 배척하고, 극우파와 좌파가 머리가 터지도록 싸우며, 거기에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전 지구적 재난이 닥친 상황이라면, 대부분의 우리는 아마도 웬만한 일에는 ‘그래서 나보고 어쩌라는 건데?’라는 냉소적이고 방관적인 태도를 취하게 될 것이다. 앨리 스미스의 소설은 이런 냉소의 벽을, 마치 겨울의 눈을 봄의 햇살이 녹이듯이 서서히 허문다. ‘만약 우리가 연결될 수만 있다면’.



아서와 샬럿 커플을 따라 여행을 떠났던 그린로 가족은 저도 모르게 대니얼 글럭의 과거와 연결된다. 아서는 엘리자베스에게 이끌리고,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던 아버지를 만난다. 샬럿은 아서와 이별하며 진정한 자신과 마주하기 시작한다. 사샤의 어머니는 젊은 시절, 한여름을 만끽하는 풋풋한 여배우였던 자신을 떠올리고, 대니얼은 총명한 로버트에게서 이미 세상을 떠난 여동생 한나의 모습을 본다. 과거에 수용소에 갇힌 대니얼이 부치지 못한 편지를 통해 여동생 한나와 연결되었듯이, 현재의 사샤는 정치적 망명을 요청하며 이민국에 감금된 얼굴도 모르는 베트남 운동가에게 편지를 보내며 연결된다. 이렇듯, 우리는 홀로일 때보다 함께일 때 더 강해지고 아름다워진다.



사샤와 로버트와 샬럿이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며 우주의 아득함과 인연의 신비함을 만끽하는 장면에서 계절 4부작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영국을 덮쳐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만나지 못하며 그리워하던 시절에 앨리 스미스는 『여름』을 써내려 갔다. 이렇게 예술을 통해 우리는 만나고, 연결되고, 사랑하게 된다. 스미스의 계절 4부작은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바로 이 시대 우리에게 바치는 인류애와 화합에 대한 빛나는 찬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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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1 · 11
2 · 173
3 · 339

감사의 말 · 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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