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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 (김상근 교수 해제)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 (김상근 교수 해제)
저자 : 마키아벨리
출판사 : 살림
출판년 : 2014
ISBN : 9788952228734

책소개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는 《군주론》의 속편 격으로 마키아벨리를 제대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작품이다. 카스투르초 생애의 전반부를 최대한 전형적인 비르투의 삶으로 묘사하고자 했다. 그러한 카스투르초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운명에 관해 들려주고 싶었던 메시지를 들려주고자 한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군주론』 7년 후,
마키아벨리가 죽기 전 남긴 마지막 유언!

“탁월함(virtu)을 추구하되,
운명(fortuna)의 냉혹함을 잊지 마라.”

『군주론』을 읽었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라!
마키아벨리가 말년에 정립한 삶의 통찰을 엿볼 수 있는 책,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 국내 최초로 번역되다!

실직한 마흔 네 살의 마키아벨리,
2년 뒤에 『군주론』을 쓰다

“운명의 신은 여신이므로
그 신을 정복하려면 난폭하게 다루어야 한다.”


마키아벨리는 마흔 네 살에 피렌체 관직에서 쫓겨난 후 『군주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운명의 여신 포르투나는 탁월함, 결단력, 용기 같은 비르투로 거칠게 부딪칠 때 길들여진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운명에는 대담하게 맞서라는 말이다.
1498년 피렌체 공화정의 관직에 올라 외교 업무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이며 맹활약했던 마키아벨리는 1512년에 갑작스레 실직하게 된다. 스페인에 의해 피렌체 공화정이 무너지고 메디치 가문이 피렌체를 다스리게 됐기 때문이다. 마키아벨리는 관직에서 쫓겨나는 것은 물론, 메디치 정부를 몰아내려는 음모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뒤집어쓰고 고문까지 당하다 간신히 풀려났다. 지방의 작은 농장으로 물러나 때를 기다리던 마키아벨리, 그런 그의 심정에 대해 시오노 나나미는 그의 책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에서 이렇게 묻는다. “마흔 네 살의 사나이에게 해직을 당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 걸까.” 그것도 자신의 능력부족이 아닌, 불가항력에 의해 날개를 꺾이게 된 것이라면 그 사람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군주론』은 마키아벨리가 해직된 때로부터 2년 뒤 씌여졌다. 『군주론』에서는 자신에게 등을 돌린 운명의 여신을 ‘때려잡을’ 기세였다. 운명에 대담하게 맞서라고 종용하는 『군주론』의 마키아벨리는 이 무렵까지도 자신에게 찾아온 불행과 과감히 맞서 다시 한 번 중용될 꿈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 로렌초 메디치에게 바로 그 책 『군주론』을 헌상하며 다시 한 번 관직 복귀를 노렸던 것도 비르투로 포르투나를 길들이려는 시도였을 것이다.

마키아벨리가 조작한
영웅의 일생


『카스투르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는 마키아벨리가 『군주론』보다 7년 여 뒤에 쓴 책이다. 카스투르초 카스트라카니는 루카의 영주였고, 마키아벨리의 조국 피렌체를 궁지로 몰아넣은 당대의 영웅이었다. 마키아벨리는 이 짧은 책에서 그와 같은 카스투르초의 생애를 전형적인 영웅담 형식으로 풀어냈다. 루카의 한 사제가 포도밭에서 아이를 하나 주워다 키운다. 그 아이는 커서 루카의 용병대장 프란체스코 귀니지의 눈에 들어 양자로 입양된다. 이 아이가 카스투르초 카스트라카니다. 이때부터 카스트라카니는 놀라운 지략과 용맹으로 승승장구한다. 도중에 자기편이었던 피사의 용병대장 우구치오네에 의해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를 겪는 것도 영웅답다. 그리고 그는 피렌체 부대를 과감한 군사전략을 통해 섬멸하고 마침내 루카, 피사, 피스토이아의 넓은 영토를 차지하게 된다.
그런데 카스투르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는 곳곳이 마키아벨리에 의해 조작되었거나 역사적 사실과 다르게 기술되었다. 해제를 쓴 김상근 교수는 카스트루초의 신비로운 출생 이야기부터 조작되었다고 한다. 카스트루초는 루카의 사제가 주워 키운 자식이 아니고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는 것이다. 1302년에는 영국으로 가 헨리 2세의 궁정에서 지내기도 했고 살인죄로 런던타워에 투옥되었다가 도망친 적도 있었다.
마키아벨리는 또한 이 책에서 카스트라카니는 감기 때문에 죽었다고 적었다. ‘1328년의 푸체키오 대혈투’에서 피렌체 기마병들을 아르노 강둑의 미끄러운 진흙에 몰아넣고 섬멸시켜 완벽한 승리를 거둔 카스트루초. 그가 전투를 마치고 돌아오는 병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말 위에서 기다리다 피사 평원에서 몰아닥친 삭풍을 견디지 못하고 감기에 걸려 최후의 순간을 맞게 됐다는 거다.
그런데 실제는 좀 다르다. 카스트루초가 대승을 거둔 푸체키오 전투는 1328년이 아니라 1323년에 일어난 사건이었고, 카스트루초가 죽은 건 반란을 일으킨 피스토이아를 진압하다가 너무 과로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마키아벨리는 카스트라카니의 삶을 비틀어 재조합했다. 왜 그랬을까?

왜 이 책을 『군주론』의
속편이라고 부르는가?


한마디로 이 책 『카스투르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에 나오는 카스투르초의 삶은 마키아벨리가 자신이 전하려는 메시지에 맞게 허구를 섞어 조합한 이야기였다. 이유는 이렇다. 마키아벨리는 카스투르초 생애의 전반부를 최대한 전형적인 비르투의 삶으로 묘사하고자 했다. 그의 생애를 영웅적으로 묘사할수록 자신이 전할 메시지가 분명해질 터였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그의 생애가 최정점에 이르렀을 때 갑작스럽고 허무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묘사하고자 했다. 그럴 때 포르투나의 냉혹함이 또렷하게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었다.
마키아벨리는 그렇게 조합한 카스투르초의 이야기를 통해 자기 시대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다. 그건 바로 ‘인간의 운명에 관한 것’이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남을 믿거나 타인의 힘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용기와 기량, 지도력 같은 ‘비르투’를 발휘해 영웅적인 삶을 살아간 인물들을 보여 줬다. 그들을 삶을 예로 들며 탁월한 삶을 추구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포르투나에 순응하지 말고 담대하게 부딪쳐 그 냉혹한 여신을 길들이라고 했다. 우리는 이와 같은 『군주론』에서의 가르침이 마키아벨리 사상의 본질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마키아벨리는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에서 영웅적인 카스트루초의 삶이 최정점에 이르렀을 때 냉혹한 운명이 카스트루초의 생명을 거둬버린 것을 극명하게 보여 줬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통해 마키아벨리는 ‘인간의 한계’를 말하고자 했다. 바로 포르투나의 힘이 최종적으로는 우리 인간의 운명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에 대한 최선의 방책은,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의 여신 앞에서 모든 인간은 겸손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군주론』에서 냉혹한 여신과 대담하게 맞서라던 마키아벨리와는 많이 달라졌다.
『군주론』과 『카스투르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는 그래서 함께 읽혀야만 한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운명을 신의 섭리로 여기며 땀 흘리지 않고 시대만 한탄하는 지식인들을 통렬히 비판한다. 그러면서 간절한 기도로 신의 섭리를 바꾸려는 중세적 사고가 아니라 인간의 의지로 불확실한 상황을 뚫고 나갈 대안을 모색했다. 비르투를 추구하는 삶을 강하게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군주론』만으로 마키아벨리의 사상을 알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 속편 격인 『카스투르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와 함께 읽어야 마키아벨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운명을 숙명으로 여기지 말고 탁월함을 추구하며 그 운명을 길들여야 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이나 냉혹한 포르투나의 힘을 잊지 말고 자기 자신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라고 가르친다. 비르투와 포르투나를 이항대립적인 관계로 놓고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둘이 서로 얽히며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한계이자 조건’이라는 것이다. 포르투나에 질식할 듯 순응하는 세상에서는 비르투적인 삶이 필요하다. 그때 숙명인 듯한 세상에 변화가 찾아오고, 상황을 내게 유리하게 바꿔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비르투적인 삶이 정점에 이를 때에는 항상 포르투나를 생각하며 자신을 이해하고 겸손해야 한다. 언제 어느 때 냉혹한 운명의 힘이 상황을 어이없이 끝내버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가 함께 고려될 때 마키아벨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가 『군주론』의 속편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여기엔 아마도 마흔 넷에 갑작스럽게 관직을 잃고 시골 농장으로 내려와 8년이라는 세월을 보내며 다시 복직하겠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은 채 몸부림쳤던 마키아벨리의 개인적인 경험이 진하게 배어 있는 듯하다. 탁월함을 추구했지만 결국 냉혹한 운명에 의해 좌절된 카스트루초의 생애에 마키아벨리는 자신의 삶을 투영했었던 듯하다. 그리고 카스트루초의 감동적인 유언을 빌어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그건 비르투와 포르투나의 이항대립을 넘어서는 ‘인간에 대한 깨달음’이었다.

“탁월함을 추구하되, 냉혹한 운명의 힘을 항상 잊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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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Ι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
-니콜로 마키아벨리

들어가는 글-니콜로 마키아벨리가 그의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
위대하고 영광스러운 이름, 카스트루초
용맹함을 사랑한 아이
높아지는 명성
군주가 되기로 결심한 카스트루초
칼을 쥔 카스트루초
카스트루초에게 맞선 피렌체
포르투나의 냉혹함
냉정, 기품, 온화함을 가진 카스트루초의 말들

ΙΙ 해제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에
나타난 마키아벨리의 시대와 사상
-김상근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