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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가족
고령화 가족
저자 : 천명관
출판사 : 문학동네
출판년 : 2010
ISBN : 9788954610551

책소개

애틋하지만 질척거리지 않는, 개성 만점의 톡톡 튀는 가족들의 이야기!

희대의 이야기꾼으로 사랑받는 소설가 천명관의 작품 『고령화 가족』. 2003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소설 《프랭크와 나》가 당선되며 문단에 등단한 저자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새로운 가족을 만드는 데 실패하고 20여 년만에 다시 엄마 품으로 모인, 평균 나이 사십구세 삼남매의 좌충우돌 생존기를 담아냈다.

이야기는 데뷔 영화가 실패하면서 10여 년간 '충무로 한량'으로 지내온 50대 남자인 나를 엄마가 구원해주면서 출발한다. 회생불능의 상황에 처한 나는 당장 엄마에게로 뛰어드는데, 그곳에는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보상금으로 받은 돈을 사업한다고 날려먹고는 백수가 되어버린 형 '오함마'뿐 아니라, 바람을 피우다 두 번째 남편에게 이혼을 당하고 딸 '민경'까지 데리고 들어온 여동생 '미연'이 있었다. 나는 우리 가족 중에 멀쩡한 사람이 없음에 탄식한다. 그러던 어느 날 형과는 이복형제고 여동생과는 이부남매라는 등 우리 가족에 숨겨진 이야기를 밝혀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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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도대체, 이놈의 집구석엔 멀쩡한 사람이 아무도 없단 말인가!

아저씨, 내 이름 알아요? 조카 이름도 모르는 삼촌이 세상에 어디 있어요?
기집애, 넌 싸가지만 없는 줄 알았더니 의리도 없냐?
저게 이혼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남자를 집으로 끌어들여?

데뷔 영화가 흥행에 참패한데다 ‘그해 최악의 영화’에 선정되기까지 하면서 십 년 넘게 ‘충무로 한량’으로 지내던 오십줄의 늙다리 ‘나’에게 남은 것은 이제 아무것도 없다. 아내는 일찌감치 곁을 떠났고, 알량한 월세보증금은 밀린 방세로 다 까이고, 세간마저 하나둘 팔다보니 남은 거라고는 늙고 초라해진 몸뚱이뿐. 탈출구도 보이지 않는 회생불능의 상황에 처한 ‘나’에게 “닭죽 쑤어놨는데 먹으러 올래?”라고 무심한 듯 물어오며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엄마. 고민의 여지 없이 나는 다시 엄마 집으로 들어가 살기로 한다.
엄마 집엔 이미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보상금으로 받은 돈을 사업한답시고 다 날려먹고 지금은 120kg 거구로 집에서 뒹굴거릴 뿐인 백수 형 ‘오함마’가 눌어붙어 사는 중이고, 곧이어 바람피우다 두번째 남편에게서 이혼을 당한 뒤 딸 ‘민경’을 데리고 들어오는 여동생 ‘미연’까지, 우리 삼남매는 몇십 년 만에 다시 엄마 품 안으로 돌아와서 복닥복닥 한살림을 시작한다.
‘사람은 그저 잘 먹는 게 최고’라며 자식들에게 매일같이 고기반찬을 해 먹이는 엄마, 그 고기 한 점 더 먹겠다고 아귀같이 달려드는 형, 허구한 날 남자를 갈아치우는 카페 마담 여동생, 맞춤법 하나 제대로 모르면서 피자 한 판은 저 혼자 다 처먹고 담배나 꼬나무는 조카. 도대체 이놈의 집구석엔 제대로 된 인간이 아무도 없느냐고 탄식해보지만,
어라? 지금껏 나만 모르고 있던 우리 가족의 과거사와 각자가 감춰두고 있던 비밀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집을 떠난 지 이십여 년 만에 우리 삼남매는 모두 후줄근한 중년이 되어 다시 엄마 곁으로 모여들었다. 일찍이 꿈을 안고 떠났지만 그 꿈은 혹독한 세상살이에 견디지 못하고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이혼과 파산, 전과와 무능의 불명예만을 안고 돌아온 우리 삼남매를 엄마는 아무런 조건 없이 순순히 받아주었다. 그리고 그 옛날 그랬던 것처럼 우리에게 다시 끼니를 챙겨주기 시작했다. (……)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곤 자식들을 집으로 데려가 끼니를 챙겨주는 것뿐이었으리라. 어떤 의미에서 엄마가 우리에게 고기를 해먹인 것은 우리를 무참히 패배시킨 바로 그 세상과 맞서 싸우려는 것에 다름아니었을 것이다. 또한 엄마가 해준 밥을 먹고 몸을 추슬러 다시 세상에 나가 싸우라는 뜻이기도 했을 것이다.

엄마 집으로 들어와 살게 되면서 새삼 깨닫게 된 것은 엄마에 대해 내가 아는 바가 별로 없다는 사실이었다. 생각해보면 엄마의 사생활은 물론 엄마의 성격에 대해서도 별반 아는 게 없었다. 그동안 내가 생각한 엄마는 그저 생활력 강하고 약간의 허영심이 있는 보수적인 노인일 뿐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엄마는 나를 여러 번 놀라게 했다. 젊은 시절, 외간남자와 눈이 맞아 자식들을 팽개친 채 야반도주를 하기도 하고, 어두운 진실을 사십년간 감쪽같이 덮어둔 채 배 다른 자식과 씨 다른 자식을 억척스럽게 한 집에서 밥해 먹여 키우고, 세상사에 실패하고 돌아온 자식들은 다시 거둬주고, 뒤늦게 재회한 옛사랑을 불륜의 씨앗인 딸의 결혼식장에 불러들인 엄마라는 여자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세련되지도 쿨하지도 않은 이들 가족의 좌충우돌 생존기를 통해 작가는 무조건적인 사랑의 보금자리도 아닌, 인생을 얽매는 족쇄도 아닌 ‘가족’의 의미를 찾아간다. 우리 주변에 흔하디흔한 것이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고, 또 뻔하디뻔한 것이 가족에 대한 사랑 이야기라고? 찌질하지만 구차하지 않고, 애틋하지만 질척거리지 않는, 개성 만점의 톡톡 튀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것은 ‘희대의 이야기꾼’ 천명관이 들려주는 가족 ‘이야기’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엄마의 집
평균나이 사십구 세
무기여 잘 있거라
마이너리그
헤밍웨이와 나
아버지의 부츠
스팅
저수지의 개들
쥘과 짐
그리고 남은 이야기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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