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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성과 매체성 (21세기 인문학의 쟁점)
수행성과 매체성 (21세기 인문학의 쟁점)
저자 : 파트리스 파비스^최준호^유봉근^김형기^이난수
출판사 : 푸른사상
출판년 : 2012
ISBN : 9788956409283

책소개

순천향대학교에서 발간한 「인문과학총서」 제3권 『수행성과 매체성』. 이 책은 행위 지향적 문화담론 속에서 21세기 핵심 키워드인 ‘수행성’과 ‘매체성’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가 여러 학문 분야에서 형성되고 실천되는 모습을 연구한 논문들로 구성되었다. 2011년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가졌던 순천향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의 콜로키움과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글들을 수록하였다. ‘수행성’과 ‘매체성’에 대한 일반적 인식론과 동서양의 철학적 접근에서 출발하여 순수 공연예술과 대중예술의 구체적 장르를 포괄하는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아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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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20세기 전반에 걸친 기술매체의 확산은 현실 개념을 변화시키고 인간의 감각과 행동방식에 영향을 미치면서 문자매체를 초월하는 새로운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지난 30여 년간 급속도로 발전한 디지털 매체의 등장으로 인간은 새로운 문화 환경 속에 놓이게 되면서 합리적 주체로서 세계와 관계 맺기보다는 점점 더 매체에 의해 해체되고 재구축되는 흔적들에서 새로운 의미를 구성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언어학, 문화학, 철학, 예술학 그리고 페미니즘과 문학이론 등에서 학제 간에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지나온 시대의 문화담론 및 인식론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 책은 오늘날의 행위 지향적 문화담론 속에서 21세기 핵심 키워드인 “수행성(performativity)”과 “매체성(mediality)”에 대한 분석적이며 종합적인 연구가 여러 학문분야에서 각기 어떻게 형성되고 실천되고 있는지를 파악함과 동시에, 이를 학문과 문화발전을 추동하는 생산적 담론으로 확산시키고자 하는 의도에서 기획된 연구프로젝트이다. “수행성”과 “매체성”에 대한 일반적 인식론과 동서양의 철학적 접근에서 출발하여 순수 공연예술과 대중예술의 구체적인 장르를 포괄하는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아우르는 이 책의 구체적 내용을 간략히 서술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파트리스 파비스(Patrice Pavis)는 「21세기 인문학에서의 수행성과 매체성」에서 수행성과 매체성에 관한 개념 정의를 시도하고 있다. 말하자면 그는 ‘내가 무언가를 이야기할 때, 나는 이른바 기적을 일으킨다. 왜냐하면 내가 스스로를 알지 못하는 사이에 타자와 세계에 대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수행성이다’라고 설명한다. 그런가 하면 ‘세계가 우리와 세계 사이에 작동을 촉진하는 모든 종류의 기계들과 매체들을 배치함으로써 또한 기적이 촉진되는데, 그것이 바로 매체성’이라고 설명한다.
최준호는 「미학에서 지각학으로의 전환과 그 함의」에서 생태학적 자연미학에 근거하여 기존의 고전 미학을 ‘지각학’으로 새롭게 정초하고자 하는 독일 철학자 게르노트 뵈메(Gernot B me)의 논의에 의거해 인간과 자연, 미적 경험과 예술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수반하는 ‘지각학(Aisthetik)’으로서의 미학에 담긴 의미를 고찰한다. 특히 필자는 ‘인간은 자신이 어떤 환경에 처해 있는가를 자신의 신체에서 감지한다’는 뵈메의 주장을 토대로 지각학으로서의 미학에 담긴 ‘인간 및 자연 이해의 변화’, ‘미학적 경험의 의미 확장’, 그리고 ‘예술에 대한 새로운 이해’ 등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유봉근의 논문 「레만의 포스트드라마 연극론에서 수행성과 매체성의 문제」는 포스트드라마 연극론의 핵심 테제를 수행성과 매체성의 관점에서 논구한다. 포스트드라마 연극에 관한 레만의 이론은 브레히트의 서사극이론과 대립된다는 점에서 포스트-브레히트(Post-Brecht) 연극론으로 받아들여지거나, 포스트모던 철학을 최근의 연극현상에 적용하여 이론화한 결과물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 논문에서 필자는 레만의 이론이 무엇보다도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물질성에 기반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즉, 오늘날 공연예술에서 두드러지는 수행적 특성이란 미디어 테크놀로지로부터의 영감이 반영되어 나타난 결과물로 설명하면서 레만이 주장하는 이론적 형상화의 논리를 단순화한다. 그 결과 필자는 레만이 기술 미디어가 개입된 공연예술 현장에 나타나는 현상들을 해석학적으로 종합한 것으로 결론짓는다.
김형기의 논문 「춤연극을 통해 본 수행적 미학 - 자샤 발츠의 〈게차이텐〉을 중심으로」는 몸과 움직임이 새롭게 조명되기 시작한 포스트모던 시대에 춤이 의미를 구성하지 않고 에너지를 표출하며, 에피소드가 아니라 행위를 육화(肉化)한다는 점에서 춤연극(Tanztheater, 탄츠테아터)을 20세기 후반에 부상한 ‘포스트드라마 연극’ 전체에 통용될 수 있는 것을 특징적으로 드러낸다고 본 한스-티스 레만의 테제에서 출발한다. 그리하여 이 논문은 먼저 포스트드라마 연극의 범주에 속하는 춤연극의 개념과 변별적 특징들을 통시적·공시적 관점에서 조명한다. 그리고 춤연극이 행위자와 관객 간에 현상적 육체와 물질성을 매개로 하여 일어나는 ‘수행적인 것’(수행성)을 통해 관객과 소통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관객으로 하여금 행위자와 더불어 공연(퍼포먼스)이라는 ‘사건’의 진정한 공동주체가 되어 미적 경험(리미널리티)과 변화에 이르도록 하는 미학적 영향전략을 구사한다는 사실을 자샤 발츠의 춤연극 을 통해 구명(究明)하고 있다.
이난수의 논문 「신한류 K-pop의 ‘감흥’과 수행성」은 K-pop의 ‘감흥’에 대하여 관객(감상자)의 관점에서 논의한 것이다. 필자에 의하면 K-pop 음악은 짧고 매력적인 후렴구의 반복, 솔직하고 간결한 가사, 다양한 음악 스타일의 혼용, 화려한 군무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 같은 음악적 요소와 미디어 기술의 적절한 활용과 조합이 감상자의 정서를 자극하여 그들로 하여금 자신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리며 춤을 따라하게 만드는 행위를 생산한다. 여기서 감상자의 반응은 음악을 수용하는 과정에서 발현된 일종의 수행성이다. 이 논문은 이러한 수행성의 심리적 요인을 동양미학의 개념 가운데 ‘감흥(感興)’을 통해 분석한다. 즉, 감흥의 양상인 ‘흥겨움’과 ‘흥얼거림’은 돌발적이고 무의식적인 속성을 지니는 ‘수행적인 것’에 다름 아니며, 또 K-pop에 나타난 감상자들의 감흥은 음악적 효과에 의해 의도된 반응, 다시 말해 ‘연출된’ 감흥임을 강조한다.
양병무의 논문 「윤리학적 시초로서의 매체철학과 수행성」은 지금까지 자연적 동물 상태에서 벗어나는 인간의 자기성찰의 출발점이 된 언어를 근거 짓는 철학적 요소로서 신을 정의한다. 신은 매체로서 세계라는 대상을 언어를 통하여 인간에게 매개한다. 신의 언어적 계시를 통하여 자연에서 벗어난 인간은 집단적 종교예식 속의 퍼포먼스를 통하여 언어를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수용한다. 인간은 ‘신적 계시 속의 존재(das In-Gott-Sein)’로서 인간의 언어적 현존재를 파악한다. 신이라는 매체를 통한 언어적 현존재로서의 인간이 하이데거의 ‘세계 속의 존재(das-In-der-Welt-Sein)’로 이행한다. 인간 현존재가 ‘세계 속의 존재’로 전환하고 자연과학과 기술과학이 인간의 중심영역으로 등장한다. 이를 중심으로 인간의 언어적 매체가 과학기술적 상상력에 의한 매체 중심의 자아존재로 전환한다. 이러한 과학기술의 결정체로서 미디어라는 새로운 영역인 ‘매체 속의 존재(das-In-den-Medien-Sein)’로서 인간의 현존재의 이행이 철학적 관찰과 대상으로 정립되고 있다.
신이라는 매체를 통한 종교적 퍼포먼스 중심의 인간의 자기이해는 언어적 이념을 통하여, 세계 속의 자기이해는 자연과학과 기술과학 중심으로 변화하는 전통 문화적 퍼포먼스를 통하여, 미디어 속의 인간은 미래 지향적 퍼포먼스를 통하여 새로운 ‘수행적’ 인간상을 형성한다. 이러한 인간의 자기이해가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다양한 형태의 역사적 매체 속에서 퍼포먼스 중심으로 인간을 새롭게 인식함으로 윤리적 출발점의 시초로서의 수행적 존재론을 획득한다.
김연재의 논문 「역학의 매체와 알레고리의 소통방식 - 취상귀류의 원리를 중심으로」는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세계관의 도식화에 관한 매체철학의 문제를 다룬다. 그 대상은 취상귀류(取象歸類)의 방식에 입각한 도상학(iconology), 특히 역도학(易圖學)과 그 해석의 알레고리적 기제이다. 역도학은 일찍이 태극도(太極圖), 선천도(先天圖), 하락도(河洛圖) 등을 통해 우주의 본원, 생성 및 변화의 과정을 설명하고, 궁극적으로 인간의 존재와 삶의 가치를 계도하고 실현시키는 작업의 일환에 다름 아니다. 이 논문은 태극도가 시공간성(時空間性)의 표상방식을, 선천도는 선험성(先驗性)의 표상방식을, 하락도는 수리성(數理性)의 표상방식을 각기 담고 있음을 규명하면서, 특히 이들이 고전적 가치를 현대적 시각으로 이해하는 소통의 매체적 접근통로가 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국내에서 “수행성”과 “매체성”을 주제(topic)로 삼은 단행본 저술로서는 최초의 시도가 될 이 연구서는 아직 미약하긴 하지만 우리 시대의 인문학 연구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면서 인접 학문 분야를 비롯하여 삶의 실제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대해 보다 심층적인 연구와 비판적 성찰을 자극하는 촉매제가 되어 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추천의 말

수행성 개념은 이미 우리 삶의 영역에 침입해 들어왔다. 우리는 언제나 무언가를 “수행한다”. 이는 어떤 말을 하거나 질서를 부여하거나 메커니즘을 작동시키거나, 또는 우리 자신이나 타자의 책임이 포함된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것 등을 통해서 행위를 완수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 같은 수행성은 우리 삶을 변형시키는 데 기여했던 또 하나의 현상인 매체화를 수반한다. 이때 매체화는 인간관계 인간관계의 매체화 또는 모든 종류의 매체들의 일반화된 사용을 가리킨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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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 머리말-『수행성과 매체성: 21세기 인문학의 쟁점』 발간에 부쳐 l 김명주

21세기 인문학에서의 수행성과 매체성 파트리스 파비스
1. 들어가는 말
2. 수행성
3. 매체성
4. 나오는 말: 매체의 수행성

미학에서 지각학으로의 전환과 그 함의 최준호
1. 들어가는 말
2. 전통미학의 위기: 지각학으로서의 미학의 요구
3. 전통 자연미학의 한계: 소외된 자연에 기초한 미학
4. 새로운 자연미학: 뵈메의 자연미학
5. 뵈메의 생태학적 자연미학에 담긴 함의 - 지각학의 함의
6. 나오는 말

레만의 포스트드라마 연극론에서
수행성과 매체성의 문제 유봉근

1. 들어가는 말
2. 레만의 포스트드라마 연극론
3. 퍼포먼스의 전경화
4. 기술매체와 포스트드라마 연극
5. 퍼포먼스 텍스트의 양식적 특징들
6. 나오는 말

춤연극을 통해 본 수행적 미학 김형기
- 자샤 발츠의 〈게차이텐(Gezeiten)〉을 중심으로

1. 들어가는 말: 재현에서 현존으로
2. 포스트드라마 연극의 한 범주로서의 춤연극: 그 개념과 특징
3. 춤연극 〈게차이텐〉에 나타난 수행적 미학의 양상
4. 춤연극의 수행적 미학

신한류 K-pop의 ‘감흥(感興)’과 수행성 이난수
1. 들어가는 말
2. K-pop의 형성과 매체
3. K-pop의 ‘감흥’
4. 동양미학에 나타난 ‘감흥’의 수행성
5. 나오는 말

윤리학적 시초로서의 매체철학과 수행성 양병무
1. 들어가는 말
2. 매체철학 일반
3. 매체신학
4. 매체윤리학
5. 나오는 말

역학(易學)의 매체와 알레고리의 소통방식 김연재
- 취상귀류(取象歸類)의 원리를 중심으로
1. 들어가는 말
2. 『주역』의 세계관과 취상귀류(取象歸類)의 원리
3. 상수역학(象數易學)의 전통과 그 특징
4. 태극도(太極圖)와 시공간성(時空間性)의 표상방식
5. 선천도(先天圖)와 선험성(先驗性)의 표상방식
6. 하락도(河洛圖)와 수리성(數理性)의 표상방식
7. 나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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