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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사회학 (한국적 사회학 이론을 위한 해석학적 오디세이)
사회의 사회학 (한국적 사회학 이론을 위한 해석학적 오디세이)
저자 : 김덕영
출판사 : 길
출판년 : 2016
ISBN : 9788964451359

책소개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과 게오르그 짐멜의 『돈의 철학』을 비롯한 사회학 고전들을 꾸준히 번역해온 재야의 사회학자 김덕영이 한국에서 사회학이란 어떤 과학인가(/이어야 하는가)를 묻는 동시에 한국의 사회(과)학계에 일침을 놓는 책을 내놨다. 이번 책 『사회의 사회학: 한국적 사회학 이론을 위한 해석학적 오디세이』는 그 후속작이다. 『환원근대』에서 ‘이론’에 근거하지 않은 기존 한국 근대화 담론을 비판적으로 고찰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그렇다면 한국 (근대) 사회를 분석할 그 ‘이론’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학계 일각에서 얘기하듯 서구 이론은 사대주의ㆍ식민주의적 이론이므로 우리만의 고유하고 토착적인 이론을 정립해야 할 것인가라는 후속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콩트ㆍ스펜서부터 시작해 최근의 하버마스ㆍ루만까지(!) 포괄하면서 사회학이 무엇을 어떻게 연구해왔는가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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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서구에서 한국적 사회학 이론을 찾는다?
서구 이론 배척이 곧 한국 사회학의 왕도라 여기는 견해들에 반론을 제기한다

콩트ㆍ스펜서에서 하버마스ㆍ루만까지
사회학이란 본래 무엇을 어떻게 연구하는 과학인가
그리고 이제 우리는 어떤 사회학을 추구할 것인가


사회의 사회학-이는 동어반복이 아닌가? 사회학은 ‘사회’의 ‘학’, 즉 ‘사회’+‘학’이니까 ‘사회의 사회학’은 하나 마나 한 소리가 아닌가? 그러나 내가 이 책에서 논증하고자 하는 바는 사회학이 사회의 학에서 출발했지만 그 발전 과정에서 사회가 해체되었거나 아예 사회 없는 사회학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한국적 사회학 이론을 위한 해석학적 오디세이, 다시 말해 콩트와 스펜서에서 하버마스와 루만에 이르는 서구 사회학의 바다를 항해함으로써 한국적 사회학 이론을 찾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내가 이 책에서 논증하고자 하는 바는 이른바 한국 사회학 이론은 없다는 사실이다. 이 책의 부제 “한국적 사회학 이론을 위한 해석학적 오디세이”에서 “한국적 사회학 이론”은 사실 역설적 표현이다.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과 게오르그 짐멜의 『돈의 철학』을 비롯한 사회학 고전들을 꾸준히 번역해온 재야의 사회학자 김덕영이 한국에서 사회학이란 어떤 과학인가(/이어야 하는가)를 묻는 동시에 한국의 사회(과)학계에 일침을 놓는 책을 내놨다. 그는 2014년 한국의 근대화 담론을 다룬 저서 『환원근대』의 출간을 시작으로 그간 닦아온 이론사회학적 내공을 한국 사회에 적용하고자 연구를 계속해왔고, 이번 책 『사회의 사회학: 한국적 사회학 이론을 위한 해석학적 오디세이』는 그 후속작이다. 『환원근대』에서 ‘이론’에 근거하지 않은 기존 한국 근대화 담론을 비판적으로 고찰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그렇다면 한국 (근대) 사회를 분석할 그 ‘이론’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학계 일각에서 얘기하듯 서구 이론은 사대주의ㆍ식민주의적 이론이므로 우리만의 고유하고 토착적인 이론을 정립해야 할 것인가라는 후속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콩트ㆍ스펜서부터 시작해 최근의 하버마스ㆍ루만까지(!) 포괄하면서 사회학이 무엇을 어떻게 연구해왔는가를 정리한다. 그 결과는 국내 학자가 자신만의 독창적인 관점으로 집필한 최초의 사회학사이기도 하다.

서구에서 한국적 사회학 이론을 찾는다?
단수의 근대성이 아니라 복수의 근대성들이 존재하므로


이 책은 서구 이론과 그 발전 과정에 대한 성찰을 통해 한국적 사회학 이론을 찾는다. 반론이 예상된다. 서구중심주의적 사고가 아닌가? 식민주의적 발상이 아닌가? 이는 저자 자신이 이론사회학 공부에 천착한다는 이유로 당해야 했던 폄하, 즉 ‘지식수입상’, ‘식민주의자’라는 낙인과도 연결된다. 서구 이론은 던져버리고 한국 사회에 꼭 맞는, 종속성을 벗어난 토착적인 이론을 새롭게 세워야 한다는 주장인 것이다. 이와 관련한 ‘서구 종속성 재생산’이라는 쟁점은 또 다른 사회학자인 김경만이 『글로벌 지식장과 상징폭력』(2015)에서 다룬 바있는데, 김덕영은 한국적 이론이란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는 김경만의 비판에 동의하면서도 글로벌 지식장에 직접 들어가 서구 학자들과 함께 논쟁해야 한다는 그 해법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서구 대 한국/아시아라는 이분법적 사고, 세계를 아(我)와 피아(彼我)로 구분하는 데에 결정적인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다.
김덕영에 따르면 서구의 이론이 따로 있지 않고 한국의 이론이 따로 있지 않다.(만일 따로따로 이론이 있다면 한국 이론, 러시아 이론, 일본 이론, 중국 이론, 카자흐스탄 이론, 브라질 이론… 등 수없이 많은 이론이 성립할 것인데, 이것들이 정말 이론이기는 할까?) 서구의 이론은 한국의 이론과 대치되는 것이 아닌데, 이는 양자가 모두 근대적 인식과 사유의 체계에 속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서구의 이론은 근대에 들어와서 발전한 것이다. 그것은 근대화의 산물이다. 예컨대 베버의 이론과 토마스 아퀴나스의 이론은 서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한국의 사회학자는 베버의 이론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한국 사회도 근대의 물결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아직도 전통의 물결 속에서 공자, 퇴계, 다산 등의 이론에 기반하여 인식과 사유를 하고 있다면, 한국의 지식인들과 베버의 의사소통은 불가능할 것이다. 서구의 이론은ㅡ그것이 철학이든 사회학이든 경제학이든ㅡ근대의 체험과 구조를 그 선험적 전제조건으로 한다. 서구의 이론은 근대의 자기성찰이자 자기기술이다. (본문 19쪽)

이때의 근대란, 서구에서 발생한 유일무이한 기준으로서의 근대가 아니다. 즉 근대화는 서구화와 동일한 것이 아니다. 이 책의 선행 연구였던 『환원근대』에서 이미 제시한 바와 같이, 단수의 근대성/근대화가 아니라 복수의 근대성/근대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다중적 근대성(슈무엘 아이젠슈타트)에 따르면, 서구의 근대성도 여러 근대성 가운데 하나일 따름이다. “근대성의 역사는 다면적이고 변화하는, 그리고 종종 경쟁적이며 갈등하는 근대성의 지속적 형성ㆍ구성ㆍ재구성ㆍ발전의 이야기”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구상의 모든 사회에서 자체적으로 근대성이 형성되었다는 말은 아니다. 근대성은 처음에 서구에서 발생한 서구의 독특한 역사적 산물이고, 비서구 사회의 근대화는 바로 이 서구의 근대성을 출발점, 준거점 또는 참조점으로 해서 전개되었다. 한국의 근대성 역시 서구의 근대성을 나름대로 선택하고 재해석하고 재규정하면서 수용했고, 그 결과 근대적 인식과 사유의 한국적 버전을 형성했다. “이렇게 보면 한국의 지식인들이 툭하면 부르짖는 이른바 탈서구적-탈식민지적 이론 또는 한국적-토착적 이론은 그들이 만들어낸 허구임을 알 수 있다.”
근대화의 전형적인 산물인 사회학 역시 서구에서 발생하여 비서구로 퍼져나간 근대의 일부분, 다시 말해 문화적 근대이며, 이 문화적 근대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사회에 따라 나름대로의 선택, 규정, 해석이 나타날 수 있으며, 따라서 사회학의 다양한 ‘버전’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서구의 사회학이 출발점, 준거점 또는 참조점이 된다. 요컨대 사회학에도 다중적 근대성의 원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이로부터 서구에서 발생한 사회학과, 근대화 과정에서 이 서구 이론을 수용한 한국 사회의 관계가 도출된다. 진정한 한국적 또는 토착적 사회학을 정립하는 길은 맹목적으로 서구 이론을 배척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학적 인식과 사유의 토대가 된 서구 이론을 넓고 깊게 이해하는 데에 있다. 이러한 이해는 서구 이론을 비판하려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요구된다. 비판도 뭘 알아야 제대로 할 수 있으니까! 이 책은 사회학 이론의 큰 줄기 열두 개ㅡ이는 달리 패러다임이라고 말해도 무방할 것이다ㅡ를 검토하면서 한국적 사회학 이론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그것은 해석학적 오디세이이다. 한국적 사회학 이론을 찾아 나서는 해석학적 오디세이! (본문 25쪽)

그러므로 이제 한국 근대 사회를 설명할 이론을 찾는 길은 사회학의 출발점이었던 콩트로 거슬러 올라가 그 이론이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살펴보고, 이를 참조점으로 삼아 다중적 근대성의 한 버전으로서의 한국적 근대성을 분석하는 길로 이어지게 된다. 이 책에서는 그 첫 단계 즉 콩트ㆍ스펜서에서 시작해 최근의 하버마스ㆍ루만에 이르기까지 사회학의 흐름을 결정한 패러다임들을 참조해, 사회학이라는 과학은 과연 무엇을 대상으로 어떤 범위의 연구를 해야 하는가를 검토한다.

이른바 한국적이고 토착적인 사회과학의 가능성은 한국의 토착적 문화와 무관한 서구에서 형성되고 발전한 이론을 온몸으로 껴안고 고민하는 데에서 찾을 수 있다. (본문 41쪽)

이론화의 대상과 범위에 따라, 새로운 관점의 사회학사를 쓰다
사회학 이론에 대한 역사적-체계적 접근


이 책은 콩트ㆍ스펜서에서 하버마스ㆍ루만에 이르기까지 총 열두 명의 사회학자들과 씨름하면서 한국적 사회학 이론의 가능성을 모색함을 그 목적으로 한다. 이렇게 보면 이 책은 사회학사(社會學史)에 속하는 연구라고 할 수 있다.

1. 오귀스트 콩트: 실증주의적 사회학
2. 허버트 스펜서: 진화론적 사회학
3. 카를 마르크스: 유물론적 사회학
4. 에밀 뒤르케임: 사회학적 칸트주의
5. 게오르그 짐멜: 형식사회학
6. 막스 베버: 이해사회학
7. 알프레트 슈츠: 현상학적 사회학
8. 탤컷 파슨스: 구조기능론
9. 노버트 엘리아스: 결합태사회학
10. 피에르 부르디외: 사회실천학
11. 위르겐 하버마스: 의사소통행위이론
12. 니클라스 루만: 체계이론

사실 이 순서에 따라서 사회학 이론을 논하고 사회학사를 정리하는 것은 그리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지은이는 사회학사를 정리할 목적으로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다. 한국적 사회학 이론을 위한 토대 및 참조점을 제시하고자 하는 소기의 목적을 위해, 김덕영은 자신의 관점에 입각하여 사회학적 패러다임들을 분류하고 배열한다. 그렇게 해서 역사적 차원과 체계적 차원이 결합될 수 있었다. 이 책은 사회학 이론에 대한 역사적-체계적 접근이다.
그 관점 즉 기준은 이론화의 대상과 범위이다. 지은이는 사회학적 패러다임들을 그 이론화의 대상에 따라 ‘사회’와 ‘사회적인 것’으로 유형화하고, 다른 한편으로 그 이론화의 범위에 따라 ‘보편이론’과 ‘중범위이론’으로 유형화했다.
첫째, 사회와 사회적인 것의 관계는 다음과 같다. 원래 사회학은 말 그대로 ‘사회’의 ‘학’(‘사회’+‘학’)에서 출발했다. 이때 사회학은 사회가 개인들을 초월하는 실체라는 가정에서 출발해 이 초월적 실체 전체와 그 구성요소들의 구조 및 변동의 법칙을 그 인식대상으로 한다. 그리하여 사회학적 인식은 실체론적이고 총체론적인 성격을 띠게 된다. 콩트의 실증주의적 사회학과 스펜서의 진화론적 사회학 그리고 마르크스의 유물론적 사회학이 이 범주에 속한다.
그러나 개인화와 (사회적) 분화가 진행되면서 콩트, 스펜서, 마르크스 이후의 사회학에서는 실체로서의 사회가 사회학적 지평에서 사라지고 그 대신에 사회적인 것, 예컨대 사회적 사실, 사회적 행위, 사회적 상호작용, 주관적-상호주관적 작용관계, 의사소통행위, 사회적 체계, 사회적 실천, 결합태(개인들의 상호 관계와 의존의 그물망) 등이 사회학적 논의의 대상이 된다. 이 사회적인 것에 의해―그것이 무엇이든 간에―실체로서의 사회가 해체된다. 또는 달리 말하자면 사회의 실체화가 극복된다. 그러나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그렇다고 해서―흔히 사회와 대척되는 관계에 있다고 상정되곤 하는―개인이 사회를 대신하여 실체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사회적인 것은 개인들의 행위, (상호)작용, 결합 등의 조건이 된다. 철학적으로 표현하자면, 사회적인 것은 인간존재의 사회적 조건이 된다.
둘째, 사회학 이론은 그 범위에 따라 보편이론과 중범위이론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전자는 사회적 현실의 모든 영역을 포괄하는 이론이다. 그러므로 구체적인 경험적 현상에 의해 그 타당성이 검증되거나 반증되지 않는다. 이에 반해 중범위이론은 모든 것을 포괄하는 통일적인 거대이론과 경험적 연구 사이에 위치하는 이론이다. 중범위이론은 보편이론과 달리 충분히 추상적이면서 충분히 경험적이다. 오늘날 사회학 이론은 사회의 보편이론에서 사회적인 것의 보편이론이나 사회적인 것의 중범위이론으로 이행했으며, 이 두 범주에 속하는 몇몇의 패러다임이 사회학적 헤게모니를 둘러싸고 투쟁하고 있는 형국이다.
사회학 이론화의 대상을 구성하는 두 범주, 즉 사회와 사회적인 것을 그리고 사회학 이론의 범위를 구성하는 두 범주, 즉 보편이론과 중범위이론을 조합하면 다음과 네 가지 유형이 도출된다. (1)사회의 보편이론, (2)사회의 중범위이론, (3)사회적인 것의 보편이론, (4)사회적인 것의 중범위이론. 그리고 이 네 가지 범주에 따라 각각의 사회학자를 분류하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어떤 사회학을 추구할 것인가
이론사회학자 김덕영이 내놓은 답변


이 책에서 다루는 열두 명의 사회학자들은 사회학 이론의 흐름에서 가장 큰 줄기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사회학 이론의 본류와도 같아서 그들로부터 수많은 지류가 생겨났으며 앞으로도 수많은 지류가 생겨날 수 있다. 그들은 사회학 이론의 발전에서―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가장 큰 함의를 가지며, 따라서 그들의 사회학적 인식체계 하나하나를 패러다임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데 이들도 모두 나름대로의 해석학적 오디세이를 통하여, 다시 말해 사회학, 철학, 경제학, 심리학, 역사학, 자연과학, 문학 등 다양한 지적 조류나 전통과의 치열한 대결을 통하여 이른바 사회학의 비조가 될 수 있었다. 그들의 이론이 사회학사에 길이 남고 사회학의 발전을 결정적으로 각인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그들의 지적 ‘산통’, 아니 해석학적 ‘진통’이 컸기 때문이다.
이 책 『사회의 사회학: 한국적 사회학 이론을 위한 해석학적 오디세이』의 해석학적 초점은 사회학 이론에서 사회가 해체되거나 사회적인 것으로 대체되는 과정 그리고 이에 상응해 개인과 사회의 관계가 변해가는 과정에 있다. 지은이 자신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내가 보기에 이 책에서 거둔 가장 중요한 수확은 사회학에서 제시되는 다양한 사회의 개념에 대한 조망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
그렇다면 나 자신은 어떤 사회 개념을 선택할 것인가? 나는 개인과 사회 또는 행위와 구조 가운데에서 개인 또는 행위에서 출발한다. 〔…〕 사회학적 이론의 구성이 사회가 아니라 개인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한에서 사회학은 개인주의적인 성격을 갖는다. 그러나 만약 여기에서 그치고 만다면 사회학은 철학과 조금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사회학은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구조의 문제를 반드시 짚어야 한다. 아니, 구조의 문제를 반드시 짚는 것이 사회학이다. 좀 과장하자면, 사회학이 개인을 논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구조를 논하기 위함이다. 〔…〕 결국 사회학은 개인주의적-구조주의적 성격을 띠게 된다. 〔…〕
그렇다면, 개인주의적-구조주의적 사회학은 그 이론화의 범위를 어느 정도로 잡아야 할까? 사회적인 것의 중범위이론과 사회적인 것의 보편이론 가운데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까? 우리가 이 책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둘 다 가능하고 의미 있는 대안이다. 그러나 나는 사회적인 것의 중범위이론을 대안으로 보는데, 그 이유는 내가 한국적-토착적 사회학 이론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문 483~486쪽)

김덕영은 자신만의 해석학전 진통 끝에 위와 같은 답을 얻었다. 그러나 그 자신이 말하듯, 이 가운데에서 어떤 사회 개념을 선택할 것인가 대한 정답은 없다. 아니,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각자가 자신의 관점에 따라서, 자신이 추구하는 인식관심에 따라서 또는 자신이 구체적으로 수행하는 연구에 따라서 그에 적합한 사회의 개념을 선택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니면 경우에 따라서 이 모든 것들과 다른 새로운 사회의 개념을 모색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바로 이와 같은 모색에 있어 중요한 참조점을 제공한다.
이 책은 한국 사회학계에서 사회학 이론의 중요한 흐름을 나름대로 정리해보려는 첫 번째 시도로서 한국적 사회학 이론을 찾아 나서는 해석학적 오디세이의 총론에 해당한다. 김덕영은 이 총론을 기점으로 앞으로 크고 작은 이론적 연구서와 사회적 고전 번역서를 낼 것이라는 계획을 제출한다. 그리하여 한국 사회학의 이론적 토대를 구축하려고 한다. 이는 이론을 배척하며 사회통계학 또는 사회조사학으로 전락한 한국 사회학, 나아가 서구 이론을 배척하면 토착적 사회학을 정립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그러면서도 대학이라는 제도 자체는 식민화되도록 방치하거나 부추기면서 이율배반적 행태를 보이는) 기존의 사회(과)학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 될 것이다.

내가 한 가지 꼭 묻고 싶은 것은, 꼭 서구와 대결해야 하고 서구를 극복해야 하는가, 그리고 이것이 꼭 지식인들의 존재이유가 되어야 하고 자아정체성이 되어야 하는가이다. 남의 것이 어디 있고, 내 것이 어디 있는가? 좋은 것이면 내 것이고 필요하면 빌려다가 쓰거나 받아다가 쓰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남에게도 내 것을 주면 되지 않는가?(본문 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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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이 책이 나오기까지
논의를 시작하면서

제1장 사회의 보편이론
1 실증주의적 사회학│오귀스트 콩트│
(1) 프랑스 대혁명과 콩트의 지적 세계: 사회의 재조직화를 위하여
(2) 실증철학과 사회학: 정신의 재조직화를 위하여
(3) 사회정학과 사회동학: 사회학은 사회적 질서와 진보의 법칙을 추구한다
(4) 개인, 가족, 사회

2 진화론적 사회학│허버트 스펜서│
(1) 종합철학과 사회학
(2) 사회는 진화하는 유기체이다
(3) 스펜서는 비교사회학의 선구자인가?
(4) 유기체론적 진화론자 스펜서는 자유주의적 개인주의자이다

3 유물론적 사회학│카를 마르크스│
(1) 헤겔, 포이어바흐, 애덤 스미스: 마르크스의 지적 배경
(2) 노동, 주체, 인간
(3) 근대 자본주의 사회의 경제적 해부학을 찾아서
(4) 행위, 구조, 법칙: 마르크스의 이론은 인류 사회의 보편이론이다

중간고찰
콩트, 스펜서, 마르크스는 사회학의 선구자일 뿐 창시자는 아니다

제2장 사회적인 것의 중범위이론 1
1 사회학적 칸트주의│에밀 뒤르케임│
(1) 콩트와 몽테스키외 그리고 칸트와 분트: 프랑스와 독일 지적 전통의 창조적 종합
(2) 뒤르케임은 사회학주의자이다?
(3) 도덕적 개인주의를 위하여
(4) 사회학적 방법의 규칙들

2 형식사회학│게오르그 짐멜│
(1) 사회는 사회적 상호작용으로 해체된다
(2) 민족심리학, 자연과학 그리고 칸트 철학: 짐멜 사회학의 지적 배경
(3) 개인과 사회: 사회학의 근본 문제
(4) 철학과 경험과학의 관계

3 이해사회학│막스 베버│

(1) 반사회학자 베버: 사회에 대한 과학인 사회학은 ‘불임’이다
(2) 사회학자 베버: 사회학에는 사회가 없다
(3) 개인주의적-구조주의적 이해사회학을 찾아서
(4) 이해와 설명

제3장 사회적인 것의 보편이론 1
1 현상학적 사회학│알프레트 슈츠│
(1) “밤에는 현상학자, 낮에는 은행원”: 슈츠의 인간적-지적 삶
(2) 베르그송, 후설 그리고 베버: 철학과 사회학의 결합을 위하여
(3) 왜 사회학을 현상학적으로 정초하는가?
(4) 생활세계와 그 구조

2 구조기능론│탤컷 파슨스│
(1) 자원론적 행위이론: 기존의 사회과학적 조류의 종합을 위하여
(2) 자원론적 행위이론에서 체계론적 행위이론으로
(3) 사회적 체계로서의 사회
(4) 인간 조건의 패러다임

제4장 사회적인 것의 중범위이론 2
1 결합태사회학│노르베르트 엘리아스│
(1) 엘리아스의 개인적-지적 배경 및 그의 사회학의 형성 과정
(2) 콩트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파슨스에 대한 비판
(3) 개인과 사회의 이분법을 넘어서: 결합태와 과정
(4) 문명화 과정의 사회학: 심리발생적 및 사회발생적 접근 방법에 입각한 역사사회학

2 사회실천학│피에르 부르디외│
(1) 부르디외 사회학의 지적 배경
(2) 사회실천학: 주관주의와 객관주의를 넘어서
(3) 자본, 아비투스, 사회적 공간, 장, 계급: 사회적 실천의 장으로서의 사회
(4) 인류학적 사회학?: 이론과 경험의 결합

제5장 사회적인 것의 보편이론 2
1 의사소통행위이론│위르겐 하버마스│
(1) 하버마스와 비판이론 및 마르크스주의의 관계
(2) 『의사소통행위이론』: 한 편의 거대한 해석학적 오디세이
(3) 사회학의 언어론적 정초
(4) 두 단계 사회이론과 체계에 의한 생활세계의 식민지화

2 체계이론│니클라스 루만│
(1) 체계이론, 사회적 체계이론, 사회(체계)이론
(2) 방법론적 반인본주의: 주체 없는 사회학을 위하여
(3) 루만은 기존의 사회학 이론 및 철학적 전통에 작별을 고했다(?)
(4) 사회적 체계, 사회(체계) 그리고 세계사회

논의를 마치면서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