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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안단테
달팽이 안단테
저자 : 엘리자베스 토바 베일리
출판사 : 돌베개
출판년 : 2011
ISBN : 9788971994429

책소개

만약 어느 날 갑자기 이름도 모르는 병에 걸려 죽을 때까지 침대에만 의존해 살아야 한다는 선고를 받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게다가 언제 생명의 불꽃이 잦아들지 모르는 상태라면?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도 전문가 뺨치는 풍부한 과학지식이 자전적 기록에 녹아든 작품을 유려한 문체로 써낸 누군가가 있다면?



<달팽이 안단테>의 저자 엘리자베스 토바 베일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책은 2011년 존 버로스 메달 자연사 부문상을 비롯하여 많은 작품상을 받은 작품으로, 후천성 미토콘드리아병이라는 희귀병을 20여 년간 앓으면서도 침대 맡에서 꼬박 1년 동안 야생 달팽이를 관찰하며 생명과 진화, 삶 등을 성찰한 아름답고도 지적인 에세이이다.



원제는 '야생 달팽이가 먹는 소리(The Sound of a Wild Snail Eating)'. 저자는 작디작은 야생 달팽이를 통해 생명의 고귀함과 위대함을 깨닫고 그 속에서 지구의 역사와 생물의 진화에 대해 반추해보는 소중한 시간들을 얻었다. 속도전을 방불케 하는 현대사회의 흐름에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버린 이들을 위한 '생명 소나타' 같은 작품이다.
[알라딘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풍부한 문학적 향기와 섬세한 과학지식이 어우러진 21세기판 『월든』

2011년 존 버로스 메달 자연사 부문상 수상
2010년 전미 야생 관련서 자연사 부문상 수상
더 나은 생활을 위한 도서 영감을 주는 자서전 부문상 최종 후보작
『북리스트』 편집자들이 뽑은 2010년 최고의 성인 과학기술 도서 Top 10
『베스트 아메리칸 에세이』의 주목할 만한 에세이로 선정


이 책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 시몬 베유의 『중력과 은총』, 조에 부스케의 『달몰이』와 같은 반열에 놓을 수 있다. 유려한 문체와 풍부한 감각 덕분에 문학적 향기가 충분하면서도 달팽이에 대한 정밀한 관찰과 방대한 연구는 어지간한 과학서를 넘어선다. 자신의 불행과 고통을 자양분으로 삼아 다른 존재들을 만나고, 그 만남을 통해 세계에 대한 인식을 확장해나간 이 치유의 기록이 수많은 영혼들을 위로해줄 것이다.
- 나희덕(시인, 조선대 교수)

▶ 20년 병마를 이겨낸 치유의 기록이자 아름다운 한 편의 생명 소나타
만약 어느 날 갑자기 이름도 모르는 병에 걸려 죽을 때까지 침대에만 의존해 살아야 한다는 선고를 받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게다가 언제 생명의 불꽃이 잦아들지 모르는 상태라면?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도 전문가 뺨치는 풍부한 과학지식이 자전적 기록에 녹아든 작품을 유려한 문체로 써낸 누군가가 있다면? 『달팽이 안단테』의 저자 엘리자베스 토바 베일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저자이지만 그녀의 작품은 이미 여러 차례 미국 문학상인 푸시카트 상 후보에 올랐으며, 이 책은 2011년 존 버로스 메달 자연사 부문상을 비롯하여 많은 작품상을 받았다.
‘야생 달팽이가 먹는 소리’(The Sound of a Wild Snail Eating)가 원제인 『달팽이 안단테』는 ‘후천성 미토콘드리아병’이라는 희귀병에 걸린 저자 베일리가 하등동물이라고만 생각해온 야생 달팽이의 생태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써내려간 아름다운 에세이다. 그녀는 작디작은 야생 달팽이를 통해 생명의 고귀함과 위대함을 깨닫고 그 속에서 지구의 역사와 생물의 진화에 대해 반추해보는 소중한 시간들을 얻었다. 이 책은 속도전을 방불케 하는 현대사회의 흐름에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버린 이들을 위한 ‘생명 소나타’ 같은 작품이다.

▶ “그 아주 작은 존재가 내 삶을 지탱해주었다.”
20여 년 전 그토록 고대하던 유럽 여행에서 이름 모를 병원균의 침입으로 병을 얻은 이후, 전신 마 비와 자율신경 실조증을 앓으며 침대에 꼼짝없이 누워 지내야만 했던 베일리에게 어느 날 친구가 제 비꽃 화분 하나를 들고 병문안을 온다. 그 화분 속에는 친구가 숲에서 주워 넣어놓은 작은 야생 달 팽이 한 마리가 들어 있었다. 처음엔 그 달팽이의 존재 자체가 부담스럽기만 했던 베일리는 야행성인 달팽이가 간밤에 편지봉투에 뚫어놓은 작은 구멍을 발견하면서 호기심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후 그녀 는 꼬박 1년 동안 달팽이를 유심히 관찰하면서 마음의 안정과 생명의 의미에 대한 소중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5억 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에 걸쳐 진화를 거듭해온 달팽이에 비하면 인간은 얼마나 나약하고 불안정한 존재인가. 늘 죽음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베일리에게는 자그맣고 신비스러운 달팽이야말로 진정한 친구이자 스승이었다. 하여 그녀는 이렇게 고백한다.

달팽이가 그저 묵묵히 미끄러지듯 기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그 자체가 즐거움이었고 깨달음이 었으며 아름다움이었다. 달팽이의 타고난 느린 걸음걸이와 고독한 삶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어 둠의 시간 속에서 헤매던 나를 인간세계를 넘어선 더 큰 세계로 이끌어주었다. 달팽이는 나의 진 정한 스승이다. 그 아주 작은 존재가 내 삶을 지탱해주었다.

20년 가까운 투병생활 동안 베일리가 달팽이와 함께한 시간은 1년뿐이었지만 그 후 달팽이에 관한 수많은 책들을 탐독하고 공부하고 질문하며 오랜 노력 끝에 완성해낸 이 책은 생명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은 물론 자연계의 아주 작은 부분이 우리 인간 존재를 얼마나 잘 보여주는지, 또 진정으로 충만한 삶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담담하게 일깨워준다.

▶ 달팽이와 함께한, 세상에서 가장 느리고 지적인 여행!
추천의 말을 쓴 나희덕 교수는 “세상과 불화하거나 고립된 채 삶의 막다른 지점에서 정신의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이 책을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이나 시몬 베유의 『중력과 은총』, 조에 부스케의 『달몰이』 같은 작품과 동일한 반열에 놓을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달팽이 박사’로 잘 알려진 권오길 교수는 이 책에서 자신도 많은 것을 배웠으며 “앞으로 이런 글을 써봤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까지 고백한다.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이 책에 대해 이런 상찬을 하게 만들었을까.
우선 이 책은 단순한 언어가 아닌 저자의 삶이 전적으로 녹아든 실존적 기록이기에 남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게다가 저자는 건강한 사람도 아닌 희귀병 환자다. 그러나 가슴을 저미는 어느 대목도 결코 칙칙하지 않다. 삶에 대한 긍정과 뭇 생명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 책 전체에 녹아 있어 봄날의 햇살처럼 따사롭기까지 하다. 달팽이라는 연체동물에 관한 세밀한 관찰과 방대한 과학지식이 곳곳에 소개되어 있어 감정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막아주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지식까지 쌓을 수 있도록 호흡조절을 하고 있다. 이런 점이 결코 쉽게 만날 수 없는 이 책만의 매력일 것이다.
또한 건강하고 평범한 사람들은 짐작하기조차 어려운 고통과 고독의 시간들을 보내면서 길어 올린 저자의 명징한 깨달음들이 읽는 이로 하여금 자기 자신이나 이웃, 인간을 넘어 생명 전체로 인식을 확장하도록 이끈다. 그리하여 “육화된 독서”를 가능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성인뿐 아니라 청소년층에게도 매우 유익한 독서 체험을 선사할 것이다.



밥 먹을 때 30분 동안만 간병인을 보는 것 말고는 아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이 지내는 날들이 많았다. 나는 점점 더 세상과 멀어지고 있었다. 내 침대는 황량한 바다와도 같은 방 안에 외롭게 떠 있는 섬이었다. 그러나 나 말고도 전 세계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수많은 시골 마을과 도시에는 다치고 병들어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우리는 모두 서로 볼 수는 없지만 하나의 공동체였다. 나는 비록 여기 침대에 누워 있지만 그들 모두와 연결되어 있음을 느꼈다. 우리도 또한 은자들의 공동체였다. (102쪽)

그들은 내가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서로에게 가까이 다가가 마침내 서로 뿔을 접촉했다. 그리고 잠시 멈춰 서서 서로 상대방의 눈을 오랫동안 열띤 모습으로 응시했다……. [그러고 나서] 눈을 의심케 하는 일이 벌어졌다. 두 달팽이가 거의 동시에 옆구리로 미세하고 무른 흰 침처럼 보이는 것을 서로에게 찌른다……. 첫 번째 달팽이가 찌른 침은 두 번째 달팽이의 옆구리를 뚫고 들어가 사라졌다. 두 번째 달팽이가 찌른 침도 마찬가지로 첫 번째 달팽이의 옆구리를 뚫고 들어갔다……. 이제 두 달팽이의 몸은 서로 단단하게 밀착되어 있었다. 그들이 짝짓기를 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들이 정확하게 어떤 행위를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들은 약 15분 동안 서로 붙어 있는 상태로 열락의 기쁨을 누리며 그대로 있었다. 그런 다음 서로 아무런 작별인사도 없이 각자 반대 방향으로 기어갔다. (143쪽)

마침내 우리 달팽이의 속과 종이 무엇인지 밝혀졌다. ‘네오헬릭스 알보라브리스’Neohelix albolabris. ‘네오’는 새롭다는 뜻이고 ‘헬릭스’는 나선형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알보라브리스’는 흰 입술을 뜻한다. 보통은 ‘흰입술숲달팽이’라고 부르는데 원산지가 북아메리카인 이 달팽이들은 남쪽으로는 조지아 주, 북쪽으로는 온타리오와 퀘벡 주, 그리고 서쪽으로는 미시시피 주까지 습기가 많은 숲 속에서 서식한다. (185~186쪽)

병원균은 태초에 이 지구상에 생명체를 탄생시키고 모든 생물 종들의 등장에 기여한 원시 수프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성분이었다. 내가 달팽이와 대면하게 된 것도 사실은 바로 병원균 덕분이었다.
병 때문에 언제나 죽음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지만 나는 그동안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이 나 자신의 생존이나 내가 속한 종의 생존문제가 아니라 생명 자체가 진화를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임을 깨달았다. (……) 지금 우리 인간이 이 지구에서 연체동물과 함께 사는 것은 행운이다. 연체동물이 살아온 시간은 우리 인간이 세상에 나온 것과 비교하면 너무도 긴 역사다. 육상달팽이, 그들은 앞으로도 낮이 되면 지구의 광대한 풍경을 가로질러 자신들이 파놓은 굴속으로 몸을 숨길 테지만 어두워지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와 밤새도록 느긋하면서도 우아하게 미래를 향해 수백만 년을 미끄러지듯 조용히 기어가면서 그들의 신비스러운 삶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이다. (190~191쪽)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프롤로그 011

1부 제비꽃 화분에서 일어난 뜻밖의 사건
들판의 제비꽃 017 | 발견 023 | 탐사활동 032

2부 초록 왕국
숲 바닥 041 | 작은 생태계 속의 삶 047 | 시간과 영역 053

3부 병렬
수천 개의 이빨 063 | 신축성이 뛰어난 더듬이 069 | 경이로운 나선형 껍데기 078 | 비법 086

4부 문화생활
은자들의 공동체 097 | 한밤중의 도약 103 | 생각하는 달팽이 114 | 깊은 잠 122

5부 사랑과 신비
비밀스러운 삶 133 | 달팽이의 사랑 138 | 절망 149 | 새 생명 153

6부 익숙한 공간
귀환 163 | 겨울 달팽이 169 | 봄비 176 | 밤별 179

에필로그 183 | 감사의 말 192 | 부록-실내 재배용 유리용기 197 | 옮긴이의 말 199
추천의 말 1-달팽이의 눈을 갖게 될 때까지 204
추천의 말 2-고독과 고통이 준 선물 216
주요 출처 228 | 저작권 236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