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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의 믿음 (갈라디아서 3:1-4:11의 내러티브 하부구조)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 (갈라디아서 3:1-4:11의 내러티브 하부구조)
저자 : 리처드 B. 헤이스
출판사 : 에클레시아북스
출판년 : 2013
ISBN : 9788996381297

책소개

이 책의 재판이 출간되면서, 새롭게 루크 티머시 존슨(Luke Timothy Johnson)의 서문과, 헤이스의 새로운 서문, 그리고 제임스 던(James D. G. Dunn)과의 중요한 의견 교환이 수록되었다. 헤이스는 이 중요한 연구서에서 주류의 흐름에 반대하여, 바울의 신학적 언어의 성격과 방법론을 설명하려는 학자들은 반드시 먼저 그의 사상 속의 내러티브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갈라디아서 3:1-4:11을 면밀하게 조사함으로써, 바울 사상의 틀은 교리적 체계나 그의 개인적인 종교 체험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한 이야기”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 무엇보다도 바울 사상의 동인은 복음 이야기에 함축된 의미,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 속에 교회의 선교가 반영되어 있는 방식을 도출해내려는 바울의 관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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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리처드 헤이스(Richard B. Hays)의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Faith of Jesus Christ)는 바울 연구에 중대한 공헌을 한 책으로 폭넓은 찬사를 받아왔다. 이 책의 재판이 출간되면서, 새롭게 루크 티머시 존슨(Luke Timothy Johnson)의 서문과, 헤이스의 새로운 서문, 그리고 제임스 던(James D. G. Dunn)과의 중요한 의견 교환이 수록되었다. 헤이스는 이 중요한 연구서에서 주류의 흐름에 반대하여, 바울의 신학적 언어의 성격과 방법론을 설명하려는 학자들은 반드시 먼저 그의 사상 속의 내러티브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갈라디아서 3:1-4:11을 면밀하게 조사함으로써, 바울 사상의 틀은 교리적 체계나 그의 개인적인 종교 체험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한 이야기”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 무엇보다도 바울 사상의 동인은 복음 이야기에 함축된 의미,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 속에 교회의 선교가 반영되어 있는 방식을 도출해내려는 바울의 관심이었다.

추천단평
“이방인이나 유대인 모두가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고 죄인으로 판명되어 하나님의 진노의 심판 아래 놓였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의 믿음’, 곧 십자가의 피 흘리심, 죽으심(롬 3:25),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하지 않으시고 죽기까지 충성하심(빌 2:8)을 통해 모든 사람을 의롭다 여겨주시고 구원해 주셨다(복음). 그런데 사람들은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인 그리스도의 믿음을 통한 구원의 소식을 그냥 수긍하고 받아들이기 보다는, 율법의 행함 같은 종교적 행함, 공적, 자신의 믿음 같은 것으로 축소시키거나 변질시키기를 좋아한 나머지 ‘유대교’를 대체할만한 또 하나의 ‘종교’로 전락시킨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헤이스의 책은 우리에게 이 문제를 다시 성찰할 수 있게 할 것으로 믿어 적극 추천한다.”
- 박익수 (전 감리교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 전 한국신약학회 회장)

“본서에서 바울의 ‘피스티스 크리스투’는 信者의 칭의의 근거를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에 대한 신자의 ‘믿는 행위’가 아닌 대속 사건 자체에 정위(定位)함으로써 그리스도는 믿는데 예수는 따르지 않는 기형적 신앙을 바로잡는다. 본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단지 신자의 구원의 근거로서만이 아니라 신자의 삶의 지표로서 본위(本位)를 회복하도록 깨우친다. 본서의 출간이 한국 교계의 해묵은 이분법적 대치 구도-믿음과 행위의 불일치, 복음서 신학과 바울 신학의 어색한 동거, 보수와 진보의 불화-의 해소 및 십자가 본위 신앙 부흥의 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 김형근 (경민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Pistis Christou의 정확한 의미와 중요성은 국내외 신약학 연구의 뜨거운 감자다. 논의의 핵심은 pistis Christou가 신자의 믿음(the Christian’s act of ‘faith in Christ’)을 뜻하느냐 아니면 그리스도의 신실하심(‘the faithfulness of Christ’)을 뜻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 분야의 대가인 헤이스(R. B. Hays) 교수의 역작인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제2판)은 이 연구 분야의 고전이며 로드맵을 제시하는 책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신실하심을 통한 칭의를 주장함으로써 칭의론을 새로운 각도로 제시하는 본서는, 목회자와 신학생들이 보다 심오하고 풍성한 칭의론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 최흥식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신약학 교수)

“복음의 기초는 예수 그리스도다. 그래서 우리는 복음서를 읽고, 거기 나오는 예수의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인다. 그의 행보 하나하나가 구원을 이루어가는 이야기라고 믿기 때문이다. 바울은 그 구원의 행보를 신학적으로 해명한 첫 번째 신학자다. 그의 마음속에도 예수의 이야기가 있었다. 복음서처럼 그 이야기 자체가 상세한 삽화들로 재생되지는 않지만, 우리 삶의 현실적 문제들을 다루는 바울의 논증들 속에는 구원의 근거이신 예수의 이야기가 작동한다. 헤이스는 이런 은근하지만 강력한 역동의 한 차원을 선명히 그려낸다. 그가 그리스도의 믿음(신실하심)이라고 부르는 것을 나는 그리스도의 순종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런 생각의 차이와 무관하게, 그리스도의 이야기가 바울 신학의 뼈대가 된다는 주장은 여전히 중요하며, 이 점을 부각시킨 그의 창조적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가벼운 책은 아니지만, 바울 복음을 더 풍성히 이해하고 싶은 분들은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 권연경 (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신약학 교수)

“이 책이 번역된다고 들었을 때, 정말 기뻐서 소리를 질렀다. 헤이스는 이 책에서 ‘그리스도의 믿음(the faith of Christ)’이란 구절의 해석을 둘러싼 논쟁의 방향을 바꾸어 버렸다. 그는 일급의 학술적 논의를 구사하며, 성경 본문의 의미를 놀랄 만큼 강렬하게 재구성해내었다. 그 해석의 결과에 동의를 하지 않더라도 그 해석 과정을 직접 들여다보는 것은 가슴 설레는 일이다. 성경을 사랑하고, 그 신학적 함의를 따라 살고자 노력하는 모든 분들에게 정말 기쁜 소식이다.”
- 양희송 (청어람 대표기획자)

“이 정도의 깊이를 지닌 신약 신학 연구서가 한글로 번역되는 일은 매우 드물다. 이 책의 출판은 특히 갈라디아서를 연구하는 이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이다. 바울 신학을 연구하는 이라면 반드시 살펴야 할 ‘피스티스 크리스투’ 논쟁이 이 책의 중심을 이룬다. 리처드 헤이스는 다수설과는 달리 주격설을 강력하게 주장한다. 이 책을 통해 그의 논리를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고도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김병국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신약학 교수)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굉장히 원숙한 이 연구는 바울 사상과, 초기 기독교 안에서 바울의 위치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 Religious Studies Review

“헤이스의 명제는 바울의 구원론을 이해하는 데 있어 흥미진진한 기여를 한다.”
? Journal of Theological Studies

“이 책은 크게는 갈라디아서 연구에, 좁게는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이라는 바울이 사용한 표현에 관한 연구에 도움을 준다. 이 책은 이 문제들에 대해 심사숙고하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 Journal of Biblical Literature

“이 책은 몇 번이고 읽을 가치가 있다. 더구나 신약 신학, 해석학, 문학 이론과 관련된 알찬 내용을 갈구하는 이들에게는 이 책은 최고의 추천도서다.”
- Mark Horne(아마존 서평)

“이 책은 만만치 않다. 하지만 관심 있는 독자일 경우 조금만 애를 쓰면 이 책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며, 그러는 와중에 신약 주해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요리를 대접받게 될 것이다.”
- Patrick R. Novak(아마존 서평)

“헤이스는 그의 작품이 그와는 다른 접근방식을 밀어내고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보충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헤이스는 그리스도의 대속적 사역과 그 사역에 대한 우리의 반응과 관련된 신선하고 새로운 해석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 Dale H. Robinson(아마존 서평)

추천사

신약 연구 관련 박사학위 논문 중 대부분은 그 논문을 심사하는 위원회의 위원들에게만 읽히다가 결국 신학 연구 도서관에 진열된 채 묵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저자를 제외한 사람들의 기억에서는 쉽사리 사라진다. 그런데 그 중 일부는 논문 시리즈에 포함되기도 하고, 상황이 좋으면 대학 출판부에서 출간되기도 해서, 저자가 속한 전공분야의 경계를 넘어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도 한다. 이 정도만 되어도 학문적인 성공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20년 동안 절판되지도 않고 계속 출간되어 왔고, 이제는 명성 있는 출판사에서 더 넓은 독자층에 읽히도록 그 논문을 재출간하기로 했다면 - 그것도 수정 없이 - 그 논문은 정말로 영향력 있고 중요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헤이스(Richard Hays)의 학문적 동료이자 친구이며, 그의 논문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심지어는 저자인 그보다 더 열광적으로 그 논문의 핵심 개념들을 활용해 왔다. 이런 처지이니만큼 그 논문이 재출간된다고 하니 축하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서 그의 연구가 신약 학계에 독특하고 중요한 공헌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히고자, 이 논문의 특징 몇 가지를 언급해 보려 한다.
헤이스의 논문은 논문 자체로만 평가한다 해도 많은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을 정도로 우수하다. 먼저 그 범위와 포부의 측면에서 그렇다. 헤이스는 바울이 갈라디아 교회에 보낸 편지의 한 단락(3:1-4:11)에만 초점을 맞추지만, 그러한 분석의 관점으로부터 사도 바울과 관련된 가장 어려운 질문 중 하나를 다루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즉 과연 바울의 사상에 일관성이 존재하는가? 만약 일관성이 존재한다면 어디에 있는가? 헤이스는 기존의 대답들, 즉 바울에게는 그의 사상을 지배하는 (이신칭의와 같은) 단일 신학 원칙이 있었다거나 (종말론과 같은) 특정 상징적 사고틀이 있었다는 주장을 거부한다. 대신 그는 대담한 주장을 펼친다. 바울의 논의 속에 겉으로 드러난 내용들을 통제하는 내용이 따로 있는데, 그것은 겉으로는 좀처럼 분명하고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암시적으로는 언제나 깔려있는 내용, 즉 메시아 예수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헤이스는 바울과 그의 독자들이 공유했던 예수에 관한 암시적인 내러티브를 명료화하고 수정하는 담론으로서 갈라디아서를 (그리고 바울의 다른 편지들을) 읽어보라고 초대한다. 그리고 예수에 관한 그 이야기의 핵심에 자리 잡고 있는 내용이 다름 아닌 메시아의 믿음이다. 바울은 인간이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게 되는 것은 믿음을 통해서라고 분명하게 믿었다. 하지만 여기서 그 관계를 가능케 하는 믿음은 인간 자신의 믿음이 아니라 예수의 믿음이다.
그렇다면 그 논문은 바울 신학의 핵심 중의 핵심을 향해 곧장 돌진해 들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헤이스의 대화 상대는 갈라디아서의 해당 본문에 논평을 했던 학자들 중 무작위로 선택된 사람들이 아니라, 그가 다루어 온 바울 신학의 핵심 주제들에 관해 고심해 온 주요 학자들이다. 이 책에서 헤이스는 신약학자들 가운데 부세(Bousset), 슈바이처(Schweitzer), 불트만(Bultmann), 케제만(K?semann), 쿨만(Cullmann), 도드(Dodd), 베커(Beker), 샌더스(Sanders), 비아(Via), 달(Dahl)의 주장을 다룬다. 이들은 관련 내용에 중대한 공헌을 한 학자들이지만, 헤이스는 자신의 명제가 그들의 것보다 더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조용한 확신을 가지고 이들의 주장을 다룬다. 더 놀라운 사실은 헤이스가 와일더(Amos Wilder), 크라이티스(Steven Crites), 비즐리(William Beardslee), 프라이(Northrop Frye), 리쾨르(Paul Ricoeur)와 같은 문학가, 철학자들과도 대화를 시도한다는 사실이다.
그는 자신의 내러티브 분석을 현대의 문학 비평과 해석학의 틀 안에 자리 잡으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그는 이 연구의 핵심 부분에서 그레마스(A. J. Greimas)의 행위자 분석(actantial analysis)을 사용한다. 그의 이러한 시도는 그가 애초부터 통상적인 역사-비평적 질문을 비켜갈 수 있는 방법론을 사용한 것이며, 그의 연구는 이러한 측면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그는 엄격한 문학적 접근법을 취하기 때문에, 바울이 갈라디아에서 직면했던 상황에 관한 질문을 결코 던지지 않는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이 방식이 고대 수사학 이론을 바울의 편지에 적용하는 혁신적인 접근법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 이 방법에 관해서는 특별히 베츠(H. D. Betz)가 갈라디아서에 관한 연구를 통해서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헤이스는 그러한 분석법이 지닌 가치가 제한적이라는 사실 역시 인식하고 있었고, 따라서 그의 관심사는 바울의 담론에 드러난 수사적 특징을 기술하기보다는 그 담론이 유래한 원천, 즉 그 근저에 깊숙이 흐르는 내러티브 논리를 분석하는 데 있었다. 역으로 이야기하면, 그 내러티브 논리를 신선하게 표현한 것이 곧 바울의 담론이다.
헤이스의 논의는 세 단계로 진행된다. 그는 갈라디아서의 짧은 두 단락(4:3-6과 3:13-14)이 제기하는 수수께끼로 글을 시작한다. 모든 학자들은 이 두 단락에 어떤 형식상의 패턴(formal pattern)이 존재하여, 서로 간에 모종의 관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에 대한 만족스러운 해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헤이스는 그레마스(Greimas)의 행위자 분석(actantial analysis)을 적용하여 두 단락이 “동일한 이야기의 두 가지 구연(telling, ‘공연으로 나타내기’[performance manifestations]) 방식”을 제시하는 내러티브 단편들로서, 하나는 이방인의 관점에서, 다른 하나는 유대인의 관점에서 형성된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동일한 이야기란 하나님께서 인류를 구속하기 위해 어떻게 그의 아들을 보내셨는지에 관한 것이다. 헤이스는 이 이야기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주체(Subject)의 역할을 하며, pivsti"는 그가 자신의 권한을 수행하는 것을 가능케 하는 능력 혹은 자질”이라고 말한다. 그레마스의 용어로 하면, 이 분석에서 πι??στι?는 “조력자”(helper)로 등장한다. 하지만 이 분석 전체에서 핵심적인 내용은 분명 “믿음”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예수에게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예수가 소유하는 자질 혹은 그가 행사하는 능력이라는 사실이다.
헤이스는 이 두 개의 이야기 단편들을 분석함으로써 믿음의 내러티브 기능을 보여준 후, 논의의 두 번째 단계로 나아간다. 여기에서 그는 학계의 다수 의견에 반대하여, pivsti" Cristou'를 주격으로 해석하는 것이 내러티브의 논리에 가장 잘 맞아떨어지며 또한 바울의 신학적 주장을 가장 잘 표현하는 해석이라고 주장한다. 논문의 이 부분은 논란이 되는 그 헬라어 구절의 문법적인 뉘앙스를 따라 끈기 있게 독자들을 인도한다. 바울이 이 표현을 사용할 때 그는 주격 pivsti"에 대하여 소유격 Cristou'를 주격으로 의도했을까, 아니면 목적격으로 의도했을까? 다른 말로 하면, 그는 믿음을 예수 그리스도가 소유하거나 행사하는 것으로 생각했을까, 아니면 인간이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돌리는 어떤 것으로 생각했을까? 헤이스는 주격 해석을 뒷받침하는 인상적인 주장들을 결집시킨다. 여기에서 특별히 인상적인 내용은 그가 이 문제를 내러티브 분석과 무관하게 설명해낸다는 것이다. 즉, 그는 엄격하게 문법적인 토대 위에서 주격 해석을 옹호하는 입장이 더 타당함을 보여준다. 그의 분석이 보여주는 두 노선은 서로를 강화하고 있다. 즉 행위자 분석에 필요한 내용을 문법적 분석이 제공해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헤이스의 업적이 지닌 중요성은 언급될 만한 가치가 있다. “그리스도의 믿음/그리스도를 믿음”에 관한 오랜 논쟁은 - 물론 일방적인 논쟁이었지만 - 세 가지 주요한 이유 때문에 목적격으로 해석하는 입장으로 기울어져 있다: 1) 주격 해석을 지지하는 이들은 변덕스러운 감이 있다. 2) 그들은 관련된 문제들을 정면으로 다루지 못했다. 3) 무엇보다도 그들은 갈라디아서 안에서 바울의 용법을 실제로는 설명해 낼 수 없었다. 헤이스의 논문은 이 논쟁의 흐름을 (물론 완전히 종식시킨 것은 아니지만) 주격 해석을 지지하는 쪽으로 결정적으로 뒤집어버렸다. 그가 가장 난해한 단락 속에서 그 해석을 정립해냈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다른 학자들이 로마서를 토대로 펼친 주장들이 더 설득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헤이스가 갈라디아서에서 그 힘든 작업을 해냈기 때문이다.
헤이스의 논의의 세 번째 주요 단계는 그가 3:13-14와 4:3-6에 대해 이미 수행한 분석에 비추어 갈라디아서 3:1-4:11의 전체적인 주장을 차근차근 짚어가는 것이다. 이 두 개의 내러티브 단편들이 비-내러티브적인 것이 분명한 바울의 담론 안에 어떻게 들어맞는가? 다시 한 번 헤이스는 과감하게 논증을 감행하는데, 나는 이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 바울의 서신 전체에서 엄격한 논리적 이해를 요구하는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 존재한다면, 다름 아닌 갈라디아서의 이 단락이기 때문이다. 헤이스는 바울의 집약된 논증을 풀어헤치려고 노력했던 세 학자의 노력을 음미해 본다. 1) 테일러(G. M. Taylor)는 법정 논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2) 달(N. A. Dahl)은 바울이 미드라시(midrash)의 논리를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3) 베츠(H. D. Betz)는 수사적 논리를 통해 이 부분을 해석한다. 헤이스는 각각의 제안들이 어느 정도 기여한 바가 있지만, 그 단락의 진정한 주장을 파악하는 데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가 보기에 그 단락의 목적은 하나님께서 메시아 예수의 믿음을 통해서 인간을 어떻게 의롭게 만드시는지에 관한 이야기의 의미를 명료화하는 데 있었다. 헤이스는 갈라디아서 3:1-4:11을 하나로 묶는 내용이 암시된 참여 구원론(participationist soteriology) 혹은 더 간단한 용어로 표현하면, 바울과 그의 독자들이 사로잡혀 있던 이야기라고 말한다. “바울은 이 단락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주인공인 이야기의 의미(dianoia)를 산만한 언어 속에서 분명하게 설명하려고 시도한다. 우리는 이 단락을 그러한 시도로서 이해할 때에야 바울의 논증을 가장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리스도는 단순히 그들의 구원의 토대 정도가 아니다. 세례를 통해서 바울의 독자들은 예수의 이야기 안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그들은 바울이 oiJ ejk pivstew", “믿음으로 말미암은 자들”이라고 지칭한 사람들이며, 성령의 사역은 그들을 변화시켜 그의 믿음이 그들을 구원하신 분, 곧 예수의 패턴을 따르는 모습으로 만들어간다.
헤이스는 갈라디아서 3:1-4:11의 수수께끼를 풀어냈다고 주장하는 선을 넘어, 그의 논지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결과 몇 가지를 스스로 제시한다.

1. 그는 자신의 입장이 “이신칭의”와 “그리스도 안에 참여” 중 어느 것이 사도 바울의 사상에서 더 중심적인가의 문제에 대한 바울 학자들 사이의 오랜 논쟁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헤이스는 그러한 대립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다. 의롭게 하는 믿음이 다름 아닌 예수 자신의 믿음이라는 사실, 그리고 그의 이야기가 그리스도인들이 세례를 통해 참여하게 되는 바로 그 이야기라는 사실, 이 두 가지 사실을 파악하게 된다면 그 논쟁의 양쪽 주장을 이해하는 최선의 관점, 즉 그 둘은 동일한 하나의 내러티브 과정에 속한 다른 두 순간들이라는 관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 그는 또한 바울을 그렇게 이해하게 되면, 초기 기독교에서 바울의 위치에 관한 질문이 뒤이어 따라온다고 주장한다. “신학적으로 이야기하면, 바울의 신학은 종종 추정되던 것보다는 당시의 환경에서 그렇게 독특한 신학이 아니었다.” 특별히 갈라디아서, 로마서의 바울과 빌립보서, 히브리서, 나아가 이레니우스(Irenaeus) 사이에 진정한 연속성이 존재함을 보여줄 수 있다.
3. 특별히 헤이스의 연구는 바울과 복음서 사이의 관계가 종종 설명되었던 것보다 더 밀접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단순히 바울의 사상에 내러티브 하부구조가 있다고 진술하는 것만으로도 바울 서신과 복음서 장르 사이의 관련성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헤이스는 갈라디아서의 내러티브 단편들 속에서 십자가, 성육신, 심지어는 선재(pre-existence)에 관한 선포 사이에 암시된 연결 고리도 보고 있다.
4. 헤이스는 그의 논지가 바울의 윤리에 관한 진정한 함의를 가지고 있음을 인식한다. 그리스도 이야기는 자신과 세계에 관한 독자들의 이해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시 한 번 그는 개신교 신학에서 말하는 믿음으로-얻는-의(faith-righteousness)와 행위로-얻는-의(works-righteousness) 사이에 지속되는 대립이 이러한 바울 해석 안에서 완화된다고 보았다. 이 해석에서는 예수의 신실한 순종이 성도들의 이야기를 형성하며, 그 결과 그리스도인의 신실한 순종은 예수 이야기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이 된다.
5. 마지막으로, 헤이스는 우리가 바울의 담론을 특정 상황에 대한 바울의 반사적 반응으로 이해할 때, 훨씬 더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갈라디아서는 독자들이 아직 모르고 있었던 내용을 규정할 목적으로 기록된 “기초 언어”(foundational language)가 아니다. 오히려 그의 언어는 좀 더 간접적인 기능, 심지어는 시적(詩的, poetic) 기능까지 담당한다. 바울과 그의 독자들은 이미 하나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는 상태이며, 이 상태에서 바울은 그들의 오해를 교정하고 그 이야기의 함의들을 명료화하는 방식으로 그 이야기를 암시하고 또한 적용하려고 애쓴다. 우리가 이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바울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갈라디아서 3:1-4:11에 관한 주장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결론들 역시 대담하며 야심차다. 다행스럽게도, 그 뒤로 다른 학자들이 많은 연구들을 통해서 이러한 방향이 올바르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 결론들 중 일부는 헤이스 자신의 차후 연구들을 통해 더 개진되기도 했다. 그는 여러 논문들을 통해서 로마서에서 바울에게 예수의 믿음이 가지는 중요성을 보여주었다. 또 신약 윤리에 관한 그의 주저인 『신약의 윤리적 비전』(The Moral Vision of the New Testament, 유승원 옮김, IVP, 2002)에서 그는 바울의 윤리뿐만 아니라 신약의 윤리에서 그리스도-이야기(Christ-story)가 지닌 영향들을 더 발전시키고 있다. 그리고 그의 영향력 있는 작품인 『바울 서신에 울리는 성경의 메아리』(Echoes of Scripture in the Letters of Paul,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1989)에서는 바울의 “암시적인”(allusive) 담론의 다른 측면들을 이번에는 성경과 관련하여 보여주고 있다. 즉 바울의 이야기 이해는 하나님께서 메시아 예수 안에서 그를 통하여 행하신 내용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더불어 행하신 모든 내용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이 두 단행본이 불러일으킨 반응들이 어떠했는지, 그리고 헤이스의 작품이 다른 학자들에게 얼마나 (긍정적인) 큰 영향을 미쳤는지 하나하나 열거하려면 시간이 부족할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의 견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신약에 접근하는 이러한 방식이 극히 옳을 뿐만 아니라 굉장히 풍성한 결과를 가져올 것임을 인식한 사람들에게 헤이스의 작품은 엄청난 가치를 지닐 것이다. 지금 당신의 손 안에는 그의 비전이 처음 글로 기록되었던 책이 들려 있다. 그 비전은 이미 눈에 띨 정도로 성숙한 단계에 이르렀지만, 그 첫 작품은 여전히 여러모로 주의 깊게 연구할 가치가 있다.

루크 티머시 존슨(Luke Timothy John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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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추천사 : 루크 티머시 존슨(Luke Timothy Johnson) - 12
서문 - 21
감사의 말 - 25
제2판에 붙이는 서문 - 27

제1장. 바울 복음의 고정 요소에 대한 탐구 - 79
A. 문제 서술 및 논지 상술 - 79
1. 바울 사상의 “핵심” 탐구 - 79
2. 바울에게 내러티브 요소들이 존재함을 암시하는 내용들 - 92
(a) 와일더(Amos Wilder) - 93
(b) 크라이티스(Stephen Crites) - 95
(c) 샌더스(James A. Sanders) - 96
(d) 비즐리(William Beardslee) - 98
3. 용어 정리 - 101
(a) “이야기(story)” 대 “신화(myth)” - 101
(b) “이야기(story)” 대 “내러티브(narrative)” - 106
4. 다른 접근 방식들과 대비되는 본 연구의 목표들 - 108
B. 방법론과 절차 - 111
1. 내러티브(narrative)와 반성적 담론(reflective discourse)의 관계 - 111
(a) 노드롭 프라이(Northrop Frye): 미소스(mythos)와 디아노이아(dianoia) - 113
(b) 리쾨르(Paul Ricoeur): 내러티브의 삽화적(episodic) 차원과 형상화(configurational)
차원 - 116
(c) 펑크(Robert Funk): 기초 언어(foundational language)와 일차적 반영(primary
reflectivity) - 118
(d) 요약 - 123
2. 시험 사례로서 갈라디아서 3:1-4:11 - 124
3. 연구의 단계들 - 127

제2장. 바울 사상의 내러티브 차원은 그동안 어떻게 논의되었나?: 해석사 개관 - 129
A. 바울이 가진 내러티브 요소를 확인하는 단계 - 131
1. 빌헬름 부세(Wilhelm Bousset): 제의 신화(Cultic myth) - 131
2. 앨버트 슈바이처(Albert Schweitzer): 종말론과 “신비주의(Mysticism)” - 138
B. 내러티브 요소의 폐기 - 152
1. 루돌프 불트만(Rudolf Bultmann): “비신화화(Demythologizing)” - 152
C. 바울 사상 안의 내러티브적 요소를 복원하려는 시도들 - 160
1. 오스카 쿨만(Oscar Cullmann): 구원역사(Heilsgeschichte) - 160
2. 에른스트 케제만(Ernst K?semann): 두 전선(戰線)에서 벌이는 전쟁 - 169
3. 도드(C. H. Dodd): 사도적 선포(The Apostolic Preaching) - 172
4. 댄 비아(Dan O. Via, Jr.): 바울과 희극 구조 - 179
D. 결론 - 188

제3장. 갈라디아서의 내러티브 기독론적 정형어구 분석 - 191
A. 갈라디아서 4:3-6과 3:13-14 사이의 관계 : 문제 - 193
1. 유사점들 - 194
2. 차이점들 - 197
3. 기원(origins) - 200
4. 두 본문 사이의 관계: 가설 - 202
B. 내러티브 구조 분석을 위한 모델 - 204
1. 이론적 전제 - 205
2. 내러티브 국면(Narrative Sequences) - 207
3. 내러티브 신태그마(Narrative Syntagms) - 208
4. 표준 기능(Canonical functions) - 209
5. 행위자 모델(Actantial Model) - 215
6. 모델을 구성하는 요소들 간의 상호관계 - 219
C. 갈라디아서 4:3-6과 3:13-14의 내러티브 구조 분석 - 222
1. 갈라디아서 4:3-6 - 222
2. 갈라디아서 3:13-14 - 234
D. 갈라디아서 4:3-6과 3:13-14의 관계: 결론의 일부 - 240
E. 갈라디아서 3:21-22의 내러티브 구조 분석 - 249
F. 요약 및 예고 - 255

제4장. 바울 복음의 내러티브 구조에서 Pivsti"의 기능 - 257
A. 믿음의 메시지 (갈라디아서 3:2-5) - 264
1. ejx ajkoh'" pivstew"의 가능한 의미들 - 265
2. ajkohv의 의미 - 270
3. pivsti"의 의미 - 275
4. 결론 - 276
B. 그 의로운 자는 ejk pivstew"로 살리라 (갈라디아서 3:11) - 277
1. ejk pivstew"가 수식하는 내용은 무엇인가? - 278
2. oJ divkaio"는 누구인가? - 280
3. 의인이 사는 것은 누구의 믿음에 의해서인가? - 286
4. 결론 - 290
C.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 (갈라디아서 3:22) - 291
1. 이 문제에 관한 간략한 역사 - 292
2. 문법적인 문제 - 300
3. 신학적 이슈들 - 303
4. 다른 본문들 - 309
D. 로마서 3:21-26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 - 314
E. 결론 - 321

제5장. 갈라디아서 3:1-4:11 안에서 논증의 논리 - 325
A. 문제: 주장의 내적 일관성 - 325
B. 갈라디아서 3:1-14 재해석 - 331
1. 갈라디아서 3:1-5 - 331
2. 갈라디아서 3:6-9 - 334
(a) 갈라디아서 3:6이 논의에서 담당하는 역할 - 335
(b) oiJ ejk pivstew"의 의미 - 337
(c) 갈라디아서 3:8에서 창세기 인용 구절의 기능 - 341
3. 갈라디아서 3:10-14 - 348
(a) 왜 아무도 ejn novmw/ [율법으로는] 의롭다 함을 얻지 못하는가? - 348
(b) 구속의 대리자인 그리스도 - 351
(c) 약속의 성취인 성령 - 354
C. 주장 속의 내러티브 논리 - 359
1. 바울의 논리가 지닌 성격: 다른 제안들 - 360
(a) 테일러(Greer M. Taylor): 법률 논리(juristic logic) - 360
(b) 달(Nils Dahl): 랍비식 논리(Rabbinic Logic) - 368
(c) 베츠(Hans Dieter Betz): 수사적 논리(Rhetorical Logic) - 373
2. “내러티브 논리”는 무엇인가? - 376
3. 갈라디아서 3:15-4:11 속 내러티브 논리의 양식들 - 378
(a) 유업에의 참여 - 378
(b) 내러티브 구조 안에서 율법의 위치 - 381
(c) 내러티브 양식에서 pivsti" - 384
(d) 새 창조 - 390
(e) 실천적인 적용 - 392
D. 결론 - 393

제6장. 결론: 바울 해석을 위한 함의들 - 397
A. 바울 신학의 외양 - 399
B. 초기 기독교 안에서 바울의 위치 - 408
C. 바울의 복음과 복음서 장르 - 411
D. 바울의 윤리: 그리스도 이야기는 어떤 식으로 자아와 세계에 대한 바울의 이해를 형성하는가? - 415
E. 바울 언어의 특징 - 425
F. 결론 - 428

Selected Bibliography - 431
A. Commentaries on Galatians - 431
B. Studies Pertinent to the Interpretation of Gal 3:1?4:11 - 432
C. Studies on Stories and Narrative Structure - 445

부록 1. Once More, PISTIS CRISTOU - 455
JAMES D. G. DUNN

부록 2. Pivsiti"와 바울의 기독론: 무엇이 걸려 있는가? - 493
RICHARD B. HAYS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