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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그리지도 못하면서 (김중석 에세이)
잘 그리지도 못하면서 (김중석 에세이)
저자 : 김중석
출판사 : 웃는돌고래
출판년 : 2017
ISBN : 9788997715466

책소개

《잘 그리지도 못하면서》는 그림을 그려서 먹고사는 ‘평범한’ 일러스트레이터의 이야기이자, 여느 작가들과는 달리 사람 만나는 것을 힘들어하지 않는 ‘남다른’ 작가의 이야기이며, 소설가 김중혁의 형이며 그림 작가 아내와 동화 작가 제수씨를 둔 ‘특별한’ 작가 가족의 이야기다. 한 번이라도 상업 출판사와 책 작업을 해 본 그림 작가, 그림 작가와 작업해 본 편집자/디자이너라면 많이들 공감할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그림책에 관심 있는 독자, 그림책 작가 지망생의 눈에는 그림 작가의 현실적인 삶이 생생하게 그려지는 책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막막하고 조바심 나는 2, 30대 독자들에겐 ‘맞아, 나만 이런 고민하는 게 아니지’ ‘그래, 이렇게 살다 보면 뭐라도 되겠지’ 위로가 되는 진솔한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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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그림 작가 김중석의 첫 번째 에세이《잘 그리지도 못하면서》

그림 그리는 사람
삽화가이고, 전시 기획자라 불리고
그림책 작가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하고
만화가라고 스스로 주장하며
그림책 칼럼니스트인 것 같기도 한 사람

그림 작가 김중석은 스스로를 이렇게 소개한다. 여기에 이런 설명을 덧붙이고 싶다.

10년 넘게 어린이 책에 삽화를 그렸으니 ‘그림책 작가’라 불리는 것이 자연스러울 법한데 “내가 만들고 싶은 그림책을 만들기 전에는 나를 ‘일러스트레이터’나 ‘그림 작가’라고 불러 주는 게 좋다.”고 말하는 은근히 고집스러운 사람.
네 컷 만화를 쓱쓱 그려 페이스북에 올리는 건 어려워하지 않으면서 막상 연재 요청이 오면 “돈을 받으면 만화를 못 그릴 것 같다.”고 난감해하는 사람.
‘우연히’ 그림책 전시 기획을 맡게 된 후 파주, 원주, 광주 등 전국을 누비며 전시 기획자로 활동 중인 사람.
긴 글을 써 본 적이 없어 A4 한 장도 겨우 채우는 수준이었는데 ‘우연히’ 그림책 칼럼을 연재하고, ‘우연히’ 자기 이야기로 가득 찬 에세이집을 내는 사람.
남들 보기엔 충분히 특별한데 스스로를 두고 “아주 평범한 사람”이라고 칭하는 사람.

이런 작가가 쓰고 그린 《잘 그리지도 못하면서》는 한 마디로 정의내리기 어려운 책이다. 그림을 그려서 먹고사는 ‘평범한’ 일러스트레이터의 이야기이자, 여느 작가들과는 달리 사람 만나는 것을 힘들어하지 않는 ‘남다른’ 작가의 이야기이며, 소설가 김중혁의 형이며 그림 작가 아내와 동화 작가 제수씨를 둔 ‘특별한’ 작가 가족의 이야기다.
한 번이라도 상업 출판사와 책 작업을 해 본 그림 작가, 그림 작가와 작업해 본 편집자/디자이너라면 많이들 공감할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그림책에 관심 있는 독자, 그림책 작가 지망생의 눈에는 그림 작가의 현실적인 삶이 생생하게 그려지는 책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막막하고 조바심 나는 2, 30대 독자들에겐 ‘맞아, 나만 이런 고민하는 게 아니지’ ‘그래, 이렇게 살다 보면 뭐라도 되겠지’ 위로가 되는 진솔한 에세이다.
지인도, 행인도 모르는 ‘내밀한’ 이야기

그림 작가 김중석의 트레이드마크는 ‘폭탄 머리’다. 가까운 사람들조차 그가 곱슬머리인 줄 아는데, 사실 단골 미용실 원장님의 손길로 ‘섬세하게’ 관리되고 있다. 눈에 확 띄는 스타일 때문에 동네에서는 “저 사람의 정체가 무엇일까”를 두고 토론이 벌어지기도 하고, 동네 어르신들의 못마땅한 시선을 받기도 하지만, 그는 “마흔 이후에 한 일 중에 헤어스타일을 바꾼 건 아주 잘한 일”이라고 자평한다. 그도 그럴 것이 개성 있는 스타일 덕분에 일로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그가 누군지 기억한다. 작가와의 만남에 가면 아이들이 “사자 아저씨” “폭탄머리 아저씨”라며 반가워한다. 가장 가까이에서, 늘 첫 번째 독자가 되어 주는 아내는 “다시 짧은 머리를 하면 이혼”이라는 농담을 한다니, 앞으로도 ‘파마열전’은 계속될 듯하다.
한편 그는 “아는 사람이 많으시네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어린이 문학 판에서 십 년 넘게 일을 했고 여러 출판사와 작업을 했고 여러 모임에도 열심히 돌아다녔으니” 안면 있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지만 “술이 거하게 취해서 서로 ‘형님’ ‘동생’ 하면서 스킨십을 나눠야 더 친밀해진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얼핏 외향적으로 보이는 이 작가는 사람들이 북적이는 자리는 마다하지 않으면서도, 가까이에서 마음을 나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만큼 낯가림이 심하고 속을 터놓는 일이 드물다. ‘자기 이야기’를 드러내야만 하는 에세이 작업을 두고 “이렇게 어려울 줄 알았으면 시작도 안 했을 것인데.”라며 중얼대는 것은 괜한 투정이 아니다. 그럼에도 자기만의 글과 그림으로 《잘 그리지도 못하면서》를 꽉 채웠다. 덕분에 지금껏 혈육도, 지인도, 행인도 보지 못한, 작가 김중석의 속내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전업 작가의 삶 : 그림 그리면 얼마 벌어요?

작가는 어려서부터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고, 중고등학교 미술부를 거쳐 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전업 작가’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런저런 직장에 다니며 시간을 보내다가 마흔 코앞에서야 “확실한 내 일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직을 하기에 나이와 경력이 애매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심했지만 다시 손에 붓을 쥐게 될 줄은, 그림을 그려서 먹고살게 될 줄은 몰랐다. 우연히 전집 그림책에 그림을 그리게 되면서 길이 정해졌다. 아니, 그 길을 가 보기로 했다.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은 그림 작가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흔히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절반의 진실이다. 작가 김중석은 “그림 그리는 게 좋고, 그림 그리며 사는 것은 행운”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매일이 즐겁거나 생활에 대한 책임을 면제받는 건 아니다. 자신을 “예술가”로 여기기보단 “작가”라고 불러 주는 게 더 좋다고 말하는 데서 드러나듯이 작가 김중석은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새로운 것들(그림, 글, 전시, 수업)을 ‘만들어’ 낸다. 이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두 아이의 아버지로, 한 집안의 가정으로서의 역할을 다한다. 이것이 그가 자신의 삶을 책임지는 방식이다.
《잘 그리지도 못하면서》는 “그림을 그려서 먹고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일러스트레이터에게 뾰족한 답을 주진 않는다. 다만 작가는 이렇게 말할 뿐이다.

“실패했었고 시련도 겪었지만 지금은 성공했다는 이야기. 그런 건 아니면 좋겠다. 나는 성공하지도, 실패하지도 않았다. 쓰고 그리고 갈등하며 살아왔다. 나에게 재능이 있는지, 이 일을 하면서 계속 살아갈 수 있을지 계속 걱정하고 의심했다. 다행스럽게 지금까지 이렇게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무엇이 되겠다는 계획은 없다”

《잘 그리지도 못하면서》에는 ‘우연히’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수많은 우연들을 두고 작가 김중석은 “행운”이라고 말하지만, 예상치 못한 제안을 “기회”로 만든 것은 그의 선택이었다. “새로운 일을 두려워하지 않고” 부딪혔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그는 계획을 세우지도, 잘 지키지도 못하지만, 주어진 상황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자신의 길을 만든다. 시간과 돈을 투자해서 새로운 것을 배우지는 않지만, 지난 경험에서 익힌 것들을 적절히 활용하는 데 익숙하다. 덕분에 그는 “열심히 뛰어놀지도 않고 공부를 열심히 하지도 않았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어른이 되었다.”며 안도의 숨을 내쉰다.

“하릴없이 빈둥거렸던 시간들, 일을 하고 싶어도 일이 없었던 시간들, 일과 일 사이에 비어 있던 무료한 시간들, 재미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억지로 버텼던 순간들. 이 모든 순간들이 나에게 필요한 시간이었다. 그런 비어 있는 시간들이 없이 꽉 채워서 살기만 했다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그림 작가 김중석은 서점에서 마음에 드는 그림책을 보면 “이런 신선한 생각을 나는 왜 못하는지” 질투에 활활 불타오르는 사람이며,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작가는 물론 편집자, 디자이너, 마케터, 인쇄 관련 장인들이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는 걸 알아주는 사람이자, 올 한해도 함께 “그림 그리고 책 만들며 즐겁게 살아가자”고 말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 책은 ‘잘 그리지도 못하면서’ 그림 작가로 살아가는 김중석의 첫 번째 에세이다.

[추천사]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속내를 알기 어려울 때도 있다. 김중석 씨는 나의 형이고, 수십 년째 만나고 있지만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생각을 《잘 그리지도 못하면서》에서 읽었다. 말보다 글이 더 깊을 때 가 많다. 중학교에 다닐 때, 형이 미술 숙제를 도와준 적이 있다. 나무를 그려 가는 과제였는데, 하이퍼리얼리즘 작가들의 뺨을 치겠다는 자세로 창작에 임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림은 엉망이 되고 있었다. 그때 형이 붓을 들고 나타났다. 물 묻은 붓으로 빽빽한 나뭇잎을 툭툭 건드리고 나니, 나 무 사이로 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거뭇하던 녹색이 밝은 초록으로 변했고, 바싹 말라 있던 그림에 습기가 생겨났다. 《잘 그리지도 못하면서》를 읽으면서, 형의 물 묻은 붓을 생각했다. 담백하고 여유롭고 습도가 높다. 물 묻은 붓으로 빡빡한 세상을 툭툭 건드리고 있다. 결국 그림과 글은 사람을 드러내게 마련이다. ─ 김중혁(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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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그림 그리며 사는 행운
질투는 나의 힘
내가 그림을 그리지 않았더라면
작업실
내 헤어스타일 사용법
예술가의 끼
누구 닮았어
알고 보면 이런 사람
그림 그리면 얼마나 벌어요?
전화가 오지 않는다
무엇이 되겠다는 계획은 없다
쓸모가 있을 것이다
아는 사람이 많으시네요
그린다는 것, 쓴다는 것
작가 가족
캠핑의 추억
우리 애가 그럴 리 없어요
네이버에서 내 이름을 검색하면
삽화가를 위하여
어떻게 이 일을 하게 됐나
포트폴리오
새 책이 나왔다
현장 취재
편집자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수다 그림 교실
독자와의 만남
소년 교도소의 추억
그림책 전시 기획
내가 하고 싶은 전시
여러분 덕분입니다
출판인들의 송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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