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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된 세계
회복된 세계
저자 : 헨리 키신저
출판사 : 북앤피플
출판년 : 2014
ISBN : 9788997871094

책소개

메테르니히, 캐슬레이와 1812~1822년간 평화의 문제『헨리 키신저의 회복된 세계』. 대혁명과 나폴레옹 전쟁의 후과, 자신이 대표하는 나라와 그 대외정책의 목표, 구질서가 무너진 잔해 위에 새로운 국제질서를 건설하는데 기초가 될 원칙들을 다룬 지난 임무를 맡았던 정치가들에 관한 연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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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프랑스 혁명은 유럽에서 국가의 관념을 바꾸었다. 그리고 혁명은 그것을 일으킨 사람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나폴레옹의 집권과 전 유럽을 휩쓴 전쟁으로 이어졌다. 1803년부터 1815년 사이에 벌어진 ‘나폴레옹 전쟁’은 유럽의 근대국가가 현대국가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겪은 혹독한 성장통이었다. 이 전쟁의 여파로 유럽에서 국민개병제가 일반화 되었고, 프랑스에서 군주제가 부활했으며, 신성로마제국은 해체되었고, 영국은 다가올 한 세기를 선도할 강대국으로 부상했다.

키신저는 이 책을 통해서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침공에 실패함으로써 급격히 쇠락하기 시작하던 1812년부터 10년간의 유럽 정치사에 현미경을 들이댔다. 그것은 유럽 국가들이 복잡다단한 외교를 통하여 새 질서를 인위적으로 수립해 가던 기간이었다. 미숙한 눈이 ‘왕정의 복고’라는 반동적 현상만을 관찰하기 쉬운 지점에서, 키신저는 평화를 지탱할 원칙이 형성되었음을 보았다. 회복된 구질서의 외관은 얼마 가지 못했지만, 이 기간에 마련된 원칙은 이후 백년 간 평화를 지탱했다. 키신저는 국제관계의 질서를 유지하는 힘이 ‘정통성’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회복된 세계》[원제 :《A World Restored: Metternich, Castlereagh And The Problems Of Peace, 1812-1822》]는 오늘날에도 큰 함의를 가진다. 2014년 현재, 지금까지 국제질서를 지탱해 오던 정통성은 강하고 집요한 도전에 직면하여 눈에 띄게 쇠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레튼 우즈 체제의 변용을 통해 유지해 오던 국제금융체제가 한계를 노정하고 있고, 핵 비확산체제도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데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여러 곳에서는 수십 년간 현상유지 양상을 보이던 해양의 경계와 관련된 문제도 수면으로 부상하고 있다.

나폴레옹 전쟁 직후 유럽 국가들이 정통성 회복을 위해 노력한 결과, 유럽은 역사상 가장 긴 평화를 누렸다. 그러나 모든 오늘은 어제의 업보이고, 모든 내일은 오늘의 업보다. 오래도록 유지된 평화는 전쟁의 고통을 망각의 강 저편으로 떠내려 보냄으로써 각국의 무분별한 군비경쟁을 촉발했고, 결국 세계대전을 불러왔다.

긴 평화의 시대를 누린 후 군비경쟁이 심화되는 현상은, 불행한 일이지만, 2010년대의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낯설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담고 있는 교훈은 어쩌면 저자가 이 책을 저술한 1950년대보다 오늘날 더 큰 적실성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이 국제정치에 관심을 가진 우리나라의 독자들에게 지혜를 더해줄 수 있다면 더없이 기쁘겠다.

저자의 한국어판 서문

지금으로부터 2세기 전, 당시 국제관계의 무게중심이었던 유럽의 정치가들은 혁명적 격변을 겪고 난 뒤 한자리에 모였다. 프랑스 혁명은 그때까지 유럽 국가들에서 정치적 권위의 기반을 이루고 있던 왕권의 신성함이라는 원칙에 치명적이라 할 정도로 큰 타격을 가했으며, 그에 이어진 나폴레옹 전쟁은 유럽의 국제 체제를 송두리째 뒤집어 놓았다.
본서는 대혁명과 나폴레옹 전쟁의 후과後果, 자신이 대표하는 나라와 그 대외정책의 목표, 구 질서가 무너진 잔해에서 새로운 국제질서를 건설하는 데 기초가 될 원칙들을 다루는 지난한 임무를 맡았던 정치가들에 관한 연구다. 그들은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두었으니, 승전국과 패전국이 공히 정통성이 있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 공통의 원칙에 기초한 유럽의 균형상태를 수립했고, 그 원칙을 명분 삼아 유럽의 전반적인 평화가 한 세기 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오늘날의 세계는 본서가 서술하고 있는 세계와는 여러 면에서 다르다. 캐슬레이와 메테르니히의 시대에 강대국들은 저마다 군대를 동원함으로써 신빙성 있는 전쟁 위협을 가할 수 있었고, 서로 상대적 힘에 변화를 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도 하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훨씬 더 큰 파괴력을 가진 무기의 확산으로 인해, 강대국들 사이에서 통상적인 국가의 정책 수단으로서의 전쟁은 생각하기 어렵게 되었다. 당시에는 외교서한이 수신자에게 당도하기까지 수일 내지 수 주가 걸렸고, “궁정외교”는 대체로 이러한 통신수단의 우아한 속도에 맞추어 업무에 임하던 지성인들men of letters에 의해 시행되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신기술 덕분에 의사소통이 즉각적인 것이 되었고, 어떤 때는 출처조차 불분명한 국지적 충격이 전 세계적 사건으로 비화하는가 하면, 정책은 때때로 이러한 변화를 따라잡는 데 애로를 겪게 되었다. 당시에는 국제 체제가 북대서양 지역의 국가들과 그들이 소유한 해외의 영토로 구성되어 있었다면, 오늘날에는 많은 신생국과 재탄생한 국가들, 특히 아시아 지역의 국가들이 세계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대한민국이 월드컵, G-20 정상회담,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등을 주최한 것이 이러한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정치가들이 직면하는 도전은 본서에서 다루고 있는 인물들에게도 낯익은 것이다. 그것은 바로, 서로 상이한 경험을 지닌 국가들이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기기에 충분할 정도로 정의롭고 정통성이 있는 국제질서를 수립하는 일이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21세기의 국제질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다양한 관점과 열망을 서로 이어주어야 한다는 것, 그럼으로써 공통의 구조 속에 기존의 강대국들과 새롭게 부상하는 강대국들을 함께 아우르고, 더 희망적인 미래를 위해 과거로부터 교훈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나라가 공동으로 수락한 국제질서 원칙에 따라 작동하는 태평양 공동체를 수립하자면, 적어도 본서에 등장하는 정치가들이 지녔던 것 못지않은 정도의 선견지명과 창의성이 필요할 터이다. 그들을 배출한 국가들은 유럽 문화를 공유하고 있었지만, 오늘날 아태지역의 정치가들은 광범위한 정치적, 문화적, 종교적 전통을 대표하는 이들이다. 19세기 유럽의 질서를 수립한 사람들은 나폴레옹 동란의 충격에서 영감을 얻어 상호자제의 공동원칙을 확립하였지만, 오늘날의 정치가들은 자신들이 노력해야 할 필요성이 너무 명백하게 드러나기 이전에, 부분적으로 그들의 통찰력에 기대어 행동해야만 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한가운데, 그리고 과거와 현재의 수많은 위대한 과업들 한복판에 한국이 위치한다. 한국은 역사, 지리, 국가정책으로 다른 모든 주요 강국들과 연계되어 아시아에서 벌어진 여러 격변으로 인하여 균형에 맞지 않을 만큼 크게 피해를 겪었고, 이후의 재건 과정에서도 국가의 규모를 초월하는, 큰 기여를 했다. 본서가 처음 출간된 이후 수십 년 사이에 대한민국은 전쟁으로 황폐해진 저개발 국가에서 주요한 모든 국제적 논의의 장에서 의견을 존중받고 문화적, 경제적 영향력이 이제 전세계에 미치는 나라로 변모했다.
숙련된 외교관이자 학자인 박용민 참사관은 한국의 독자들이 국제체제의 전환을 겪은 다른 시대의 교훈을 궁구窮究할 수 있도록 돕고자 이 책의 번역을 떠맡았다. 모쪼록 독자들이 이 책의 지면에서 영감을 얻어, 발전과 평화를 위한 새로운 국제적 과업에 저마다 자신이 기여할 바를 발견했으면 하는 것이 나의 소망이다. -헨리 A. 키신저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한국어판 저자 서문
감사의 글

제1장 서론
외교의 한계 ― 안정적 국제 질서의 요인들 ― 정치의 도전

제2장 대륙의 정치가
메테르니히의 성격 ― 국제관계에 대한 그의 관점 ― 그의 초창기 외교 경력 ― 외교장관직 임명 ― “협력”의 성격 ― 나폴레옹의 러시아에서의 패배가 가지는 함의

제3장 도서국가의 정치가
캐슬레이의 성격 ― 국제관계에 대한 그의 관점 ― 캐슬레이와 영국의 국내 체제 ― 메테르니히의 중재 제안에 대한 캐슬레이의 반응 ― 피트 구상

제4장 메테르니히와 정치적 균형상태의 정의
메테르니히의 중재 정책 ― 오스트리아의 전술에 대한 그의 정의 ― 크네제베크 보고서 ― 런던 및 대불동맹 사령부에 파견된 사절에게 내린 메테르니히의 훈령 ― 알렉산드르와의 협상 ― 정치적 균형상태에 관한 메테르니히의 관념 ― 슈바르첸베르크 훈령 ― 전쟁의 원인과 평화의 성격

제5장 동맹의 성립
메테르니히와 오스트리아의 국내 체제 ― 정통적 질서와 변혁적 질서의 관계 ― 현상유지 정책의 선포 ― 오스트리아의 중재 개시 ― 정통적 및 변혁적 질서에서 협상의 기능 ― 드레스덴 면담 ― 프라하 회의 ― 메테르니히 외교의 본질

제6장 동맹의 시험
대불동맹에 관한 도서국가의 관념 ― 메테르니히에 대한 캐슬레이의 불신 ― 폴란드 문제 ― 일반적 동맹조약을 위한 캐슬레이의 구상 ― 동맹전쟁의 문제 ― 프랑크푸르트 제안 ― 캐슬레이의 대륙 파견

제7장 동맹의 위기
대불동맹에 대한 캐슬레이의 관점 ― 전쟁목표의 기능 ― “정통성” 있는 동맹 ― 캐슬레이와 메테르니히 사이의 양해 ― 랑그르 회의The Council at Langres ― 샤티용 회의The Congress of Chatillon ― 첫 단계 ― 트로아 회의The Council at Troyes ― 전쟁목표의 정의

제8장 쇼몽Chaumont 조약과 평화의 본질
샤티용 회의 ― 두 번째 단계 ― 카리스마적 지배의 숙적 ― 쇼몽 조약 ― 부르봉 왕가의 부활 ― 회고적 강화講和와 전향적 강화 ― 파리 조약

제9장 비엔나 회의The Congress of Vienna
안정적 강화講和의 요소들 ― 안보와 정통성 ― 비엔나에 모인 외교관의 면면 ― 절차적 문제 ― 폴란드에 관한 협상 ― 작센에 관한 협상 ― 캐슬레이의 국내적 애로 ― 탈레랑의 4대강국 회의 참가 ― 1월 3일의 비밀동맹 ― 최종적 강화 ― 정통적 질서의 구축

제10장 신성동맹The Holy Alliance과 안보의 본질
나폴레옹의 탈출과 유럽의 단합 ― 전쟁의 정통성 확보 ― 집단안보의 문제들 ― 제2차 파리조약 ― 4국동맹과 신성동맹 ― 정치가와 예언자 ― 첫 단계

제11장 메테르니히와 보수주의적 양난
보수주의와 변혁 ― 의무와 충성심의 관념 ― 합리주의자와 역사적 보수주의 ― 헌법의 본질에 관한 메테르니히의 사상 ― 보수주의적 양난 ― 오스트리아의 국내 체제 ― 경세經世와 행정

제12장 엑스라샤펠Aix-la-Chapelle 회의와 평화의 조직화
정통적 질서 하에서의 외교 ― 새로운 국제질서의 구성요소 ― 오스트리아와 영국 간 협조의 기초 ― 사회적 투쟁과 정치적 투쟁 ― 엑스라샤펠 회의를 위한 훈령 ― 엑스라샤펠에서의 논점 ― 회의의 결론

제13장 카를스바트 결의The Carlsbad Decree와 중앙유럽의 지배
오스트리아와 중부 유럽의 관계 ― 독일의 조직화 ― 통일에 대한 기대의 소멸 ― 코체부Kotzebue의 암살 ― 테플리츠 및 카를스바트에서의 회의 ― 각국의 반응 ― 오스트리아와 영국 간 협조의 한계적 사례

제14장 트로파우Troppau 회의와 유럽의 조직화
“메테르니히 체제”의 구조 ― 혁명에 대한 영국의 관념 ― 나폴리의 혁명 ― 메테르니히의 양난 ― 신성동맹의 해석 ― 트로파우 회의 ― 캐슬레이의 반응 ― 메테르니히의 성공

제15장 라이바흐Laibach 회의와 유럽 정부
메테르니히 외교의 전술 ― 라이바흐 회의 ― 제1단계 ― 캐슬레이와 동맹 ― 피에몬테Piedmont의 혁명 ― 메테르니히의 정책 재천명 ― 외교의 무용성 ― 유럽의 단합

제16장 그리스의 봉기
그리스의 봉기 ― 제1단계 ― 정치가와 예언자 ― 제2단계 ― 신성동맹의 재해석 ― 캐슬레이의 동맹 재가입 ― 하노버 회견 ― 알렉산드르에 대한 메테르니히의 호소 ― 타티체프Taticheff와 메테르니히의 협상 ― 초청장과 각서 ― 도서국가의 정책과 대륙국가의 정책의 양립불가능성에 관한 인식

제17장 경세statesmanship의 본질
회의 체제의 종언 ― 캐슬레이와 메테르니히의 경세가 남긴 교훈 ― 경세의 본질

역자의 글
참고 문헌
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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