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팬데믹 패닉 (코로나19는 세계를 어떻게 뒤흔들었는가)
팬데믹 패닉 (코로나19는 세계를 어떻게 뒤흔들었는가)
저자 : 슬라보예 지젝
출판사 : 북하우스
출판년 : 2020
ISBN : 9791164050680

책소개

우리 시대 가장 논쟁적인 철학자, 진실의 구멍을 드러내는 사상가
슬라보예 지젝이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세계에 전하는 긴급한 제언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사상가로 손꼽히는 슬라보예 지젝, 『팬데믹 패닉』은 저자의 실천적 지식 활동이 정점에 달한 하나의 사건으로, 이 책에서 그는 포스트코로나 시대, 뉴노멀 시대를 그 누구보다 명료하고 날카롭게 설명해냈다. 그는 우리 사회의 현상과 사건을 역설적 관점에서 해부하는 사유의 독창성, 도발적이면서도 전략적인 문장들, 열정적이면서 전복적인 접근 방식으로 책을 발표할 때마다 많은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가 펼치는 포스트코로나 시대, 뉴노멀 시대에 관한 놀랍고도 일목요연한 해석은, 전 세계 공간을 가로질러 지금 이 순간 거주하는 우리 모두에게, 상황을 직면하고 위기를 돌파할 중요한 실마리가 되어줄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정치적 성찰과 함께 코로나19 시대에 관해 발언한 여러 사상가들에게 말을 건다. 그는 한병철의 ‘근시안적’ 사태 진단을 비판하고, 조르조 아감벤의 국가권력에 대한 ‘반사적’ 비판도 비판적으로 다룬다. 지금 이 순간 어느 정도는 강력한 국가가 필요하다는 것, 그것을 반사적으로 ‘감시’와 ‘통제’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 이것이 지젝의 반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빈부와 성별과 나이와 피부색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을 감염시키지만, 감염의 경로와 정도와 속도, 치료의 접근성과 평등성 면에서 보면 차별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같은 배에 타고 있지만, 기관실과 일등석과 삼등석이 엄연히 존재한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우리는 모두 같은 배를 타고 있다. 그러나 그 어느 때보다 차별이 폭발하고 있다!
국민기본소득 지급, 부채 상환 중단, 보건의료 부문의 국유화, 식량 위기 대책…
사회질서의 붕괴를 막으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조치가 필요하다!”

* 코로나19 유행 가운데 공개된 지젝의 발언들, 그 주장과 논리가 집약된 책
* 지젝이 보내온 세 편의 특별 기고문, 한국어판 단독 수록
* 이 책의 저자 인세 전액 ‘국경 없는 의사회’ 기부금 후원

“지난 수십 년 동안 유럽에 출현한 인물 중 가장 놀라운 명민함으로 문화를 해석한 사람”, “서구에서 가장 위험한 철학자”, “그 어떤 사회문화적 현상도 이론화하고야 마는, 반직관적 논평의 대가” 등 찬사와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사상계에 등장한 이래,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사상가로 손꼽히는 슬라보예 지젝. 그동안 시의적이면서도 밀도 높은 수많은 저서를 펴내면서, 그는 실천하는 이론가로서 지금도 활발한 집필과 강연을 하고 있다. 『팬데믹 패닉』의 출간은 그런 실천적 지식 활동이 정점에 달한 하나의 사건으로, 이 책에서 그는 포스트코로나 시대, 뉴노멀 시대를 그 누구보다 명료하고 날카롭게 설명해냈다.
그는 우리 사회의 현상과 사건을 역설적 관점에서 해부하는 사유의 독창성, 도발적이면서도 전략적인 문장들, 열정적이면서 전복적인 접근 방식으로 책을 발표할 때마다 많은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가 펼치는 포스트코로나 시대, 뉴노멀 시대에 관한 놀랍고도 일목요연한 해석은, 전 세계 공간을 가로질러 지금 이 순간 거주하는 우리 모두에게, 상황을 직면하고 위기를 돌파할 중요한 실마리가 되어줄 것이다.

초기의 혼란이 지난 지금, 진짜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다

2019년 겨울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의 충격은 매일 확진자와 사망자 수를 갱신하면서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세계 그 어느 나라도 이 바이러스에서 자유롭지 않고, 역설적이게도 가장 선진적인 경제 시스템과 정치 체제를 자랑하던 나라일수록 속절없이 무너졌다. 지금 우리는 말 그대로 한 배에 타고 있다. 초기의 혼란이 지나자 여러 진단이 나왔다. 과학적 원인 규명에서부터 실질적 방역 대책과 효율적 치료 조치, 의료 위기의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파급 효과, 그리고 바이러스 같은 재앙 이후에 인류가 맞게 될 세계의 전망까지. 막막하고 두려운 현실을 앞에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그렇지만 바이러스를 완전히 박멸하는 일은 불가능하며 인류는 새로운 세상에 살게 될 것이라는 점에 견해가 거의 일치했다.
이 책은 도입부터 강렬하다. 저자는 나를 만지지 말라는 그리스도의 전언이 포스트바이러스 시대 새로운 사랑의 기준이 된 이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들여다보며, 쉽게 낙담하거나 우울에 빠지지 말고 더불어 살아갈 궁리를 다시 하자고 손짓한다. 이 희망에는 근거가 있다. 지젝에 따르면 바이러스 감염병의 창궐은 인간이 지금까지 지구와 자연에 저지른 만행들이 자기 파괴의 현실로 되돌아온 참사다. 그러나 자연의 복수에 혼쭐이 나고 있는 인과적 의료 참사가 아니라, 인류가 만들고 영위해온 시스템의 자기모순이 확연하게 드러난 정치적 사건이다.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바이러스 자체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이다

이 책은 현실 진단 차원에서 바이러스의 정치학이 녹아 있다. 저자는 준비 없이 바이러스 시대를 맞은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누구보다 단호하게 진단하고 처방한다. 그는 이렇게 묻는다. 국가의 틀을 넘어 협력과 연대를 꾀하는 지구공동체로 갈 것이냐, 아니면 계속 “우리 먼저!”를 외치는 새로운 배제와 차별의 야만으로 퇴행할 것이냐 하고. 답은 명백하다. 우리가 싸워야 할 대상은 바이러스라는 자연적·우발적 존재가 아니라 차별과 배제의 논리로 바이러스의 창궐과 확산을 악화시키는 우리의 사회적 시스템이다.
정치적 성찰과 함께 저자는 코로나19 시대에 관해 발언한 여러 사상가들에게 말을 건다. 그는 한병철의 ‘근시안적’ 사태 진단을 비판하고, 조르조 아감벤의 국가권력에 대한 ‘반사적’ 비판도 비판적으로 다룬다. 지금 이 순간 어느 정도는 강력한 국가가 필요하다는 것, 그것을 반사적으로 ‘감시’와 ‘통제’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 이것이 지젝의 반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빈부와 성별과 나이와 피부색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을 감염시키지만, 감염의 경로와 정도와 속도, 치료의 접근성과 평등성 면에서 보면 차별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같은 배에 타고 있지만, 기관실과 일등석과 삼등석이 엄연히 존재한다.
또한 그는 방역과 경제를 양립 불가능한 두 마리 토끼로 보는 입장을 신랄하게 공격한다. 방역과 길항하는 것은 빈부 격차와 노동 착취로 연명하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세계 경제일 뿐이다. (일례로 봉쇄와 자가 격리로 인한 재택근무 조치가 시작되자, 계약직 노동자들은 사회 시스템의 민낯을 피하지 못하게 되었다. 감염의 위험을 감수하고 계속 일할 것인가, 실업급여도 없이 해고되어 집에 머물 것인가 중에 선택해야 했다.) 이 경제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 기회비용만 따져 한시적 위기를 넘기려는 조치는 불안정 노동자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명을 담보로 건 위험한 도박이다.

실현 가능성 없는 제안이라며 조롱받았던 지젝의 주장, 정치 현실이 되어 돌아오다
포스트코로나 뉴노멀 시대, 우리는 그의 말에 좀 더 귀 기울여야 한다

바이러스 감염병은 이렇게 한 순간에 예외적 비상사태를 정상 상태로 바꾸어버렸다. 얼마 동안 지속되다가 일상으로 돌아가리라는 전망은 시들고 바이러스와 동거하는 새로운 일상, 이른바 ‘뉴노멀’을 모색할 때가 되었다. 지젝은 그 뉴노멀을 새로운 공산주의라고 지칭한다. 여기서 말하는 공산주의는 물론 구닥다리 공산주의나 막연한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실행 가능한 정치 원리다. 개인을 버리고 공동체의 집단성을 내세우는 권위주의의 논리가 아니다. 오히려 이미 진행되고 있고 많은 사람이 필수적이라고 느끼는 조치, 더러는 이미 시행되기도 한 조치들을 지칭하는 명칭으로서의 공산주의다. 마스크, 진단키트, 산소호흡기 같은 의료장비부터 곡물 생산과 실업 등, 생명과 생존에 관련된 물품의 생산과 공급을 시장 메커니즘에 의탁하지 않고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조절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지젝이 처음 이 같은 생각을 밝혔을 때, 즉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이 공산주의의 형태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시사했을 때, 그는 알랭 바디우와 한병철과 다른 많은 인물들에게, 우파에서 좌파에 이르기까지 두루 비판받았고 심지어 조롱당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장면은 지젝이 예견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 재난지원금 지급, 부채 상환 유보, 보건의료 부문의 국유화 검토, 식량 위기 대책 회의 등은 공산주의의 새로운 형태라고 볼 수 있을 법한 조치들이다. 그런 만큼 우리는 다시금 그가 어떤 말들을 해왔는지, 어떤 세계를 보여주면서 제언했는지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 냉전 시대와 포스트 콜로니얼 시대를 겪은 한 경험 많은 사상가의 발언은-그 말을 비판적으로 듣든 귀 기울여 듣든-성찰의 한 축을 제공할 것이다.

이 책은 코로나19 이후 인류가 맞게 될 상시적 바이러스 사회에서 국가의 공적 기능을 키우고 우리의 생명과 생존이 함께 추구될 수 있는 평등한 공동체를 그리는 일에 많은 논의가 할애되어 있다. 지젝은 방역과 경제가 공존하는 이 사회를 거침없이 공산주의라 명명하고, 이를 현재 중국의 국가자본주의적 사회주의 체제나 미국의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시스템과 확연히 구분한다. 이 새로운 공산주의는 한 국가의 정치 시스템이 아니라 전 지구적 협력으로 탄생할 초국가적 지구정치의 모델이다. 지젝 말대로 바이러스가 인류에게 이러한 정치적 혁명의 계기를 마련해줄지, 아니면 차별과 배제가 교묘하게 강화된 새로운 야만의 시대로 회귀할지는 진정 우리의 손에 달려 있을 것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한국어판 서문
서문 나를 만지지 마라!

1장 우리는 지금 모두 같은 배에 타고 있다
2장 우리는 왜 늘 피로한가?
3장 유럽의 퍼펙트 스톰을 기다리며
4장 바이러스의 사막에 잘 오셨습니다
5장 감염병의 다섯 단계
6장 이데올로기 바이러스
7장 침착하게 당황하라!
8장 감시와 처벌? 네, 좋아요!
9장 인간의 탈을 쓴 야만이 우리의 운명인가?
10장 공산주의냐 야만이냐, 아주 간단해!
11장 사마라에서의 약속: 오래된 농담의 새로운 쓰임새

부록 친구들의 소중한 편지 두 통
특별 기고문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 지금의 현실은 무슨 영화일까?
- 우리는 무엇을 모르고, 무엇을 알고 싶지 않으며, 무엇을 할 수 있나?
- 바이러스 세상에서 맞는 노동절

옮긴이 해설 바이러스와 혁명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