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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닐: 그루브, 레이블, 디자인
바이닐: 그루브, 레이블, 디자인
저자 : 마이크 에번스
출판사 : 안그라픽스
출판년 : 2022
ISBN : 9791168230200

책소개

비닐(Vinyl)이라고 쓰고 ‘바이닐’이라고 읽는 소위 LP 레코드의 음악사를 레코드 판, 레이블, 디자인을 통해 본다. 검은색 폴리염화비닐 알갱이가 녹아 바이닐 비스킷이 되고, 소리가 새겨져 마침내 프레스되는 과정과 LP 중앙을 장식하는 라벨이자 때로는 장르 그 자체를 대변하는 다양한 레이블의 이야기, 시대에 남은 앨범의 커버, 패키지 디자인과 턴테이블, 음악이 끝난 후 재생되는 숨겨진 런아웃 그루브 메시지 등, 디지털 음원이 지배하는 시대에도 살아남아 새로운 호황을 누리는 바이닐을 ‘감싼’ 것들에 대한 음악사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바이닐이라는 몸을 둘러싼
소리골, 레이블, 커버 디자인에 대한 탐구와 예찬

이 책의 서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핸드폰만 건드리면 바로 음악이 나오는 시대에 바이닐이 계속 우리의 마음을 끄는 것은 좋게 말해도 다소 시대착오적인 듯하다.” 1877년 토머스 에디슨이 축음기를 개발한 이후로 공기를 진동시킨 후 사라져버리는 소리를 붙잡아두려는 노력은 투쟁이자 놀이였다. 조금이라도 더 귀에 들리는 소리와 가깝게, 공연장에서처럼 몇 시간을 끊김 없이 듣기 위한 노력은 투쟁이었고, 그럼에도 한 면에 20분 정도의 소리만 담을 수 있다는 제약 안에서 이뤄진 온갖 음악적 실험은 놀이에 가까웠을 것이다.

깍지벌레의 체액과 분비물을 정제한 동물성 수지인 셸락으로 레코드를 만들기 시작한 이래로 소리는 몸을 갖게 되었다. 발화되고 사라져버리는 것을 물성으로 붙잡는 것이 레코드를 만드는 작업이고, 어쩌면 그것이 레코드 디스크의 처음과 끝일지 모른다. 그런데 앞서 말한 이 책의 첫 문장과 같이 디지털 시대에는 굳이 이 몸이 필요하지 않다. 유튜브나 스포티파이에 들어가면 거추장스러운 몸을 탈피한 평생 들어도 다 듣지 못할 양의 음원을 너무나 쉽게 들을 수 있다. 실제로 2000년대에 이후에는 LP는 물론이고 그보다 좋은 음질로 많은 양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CD의 판매량 또한 급격히 줄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다시 몸을 찾기 시작한다. 꾸준히 그 몸을 쓰다듬고 관리하며 들어온 LP 애호가들도 있지만, 디지털 음원이 더 익숙한 세대들도 원래 물성이 없는, 소리 그 자체의 특성과도 닮은 디지털 음원이 아니라 그것을 제약 속에 옮겨 놓은 LP를 찾고, 레코드숍이 다시 생겨나고, 음악가들 또한 기꺼이 제약 속으로 뛰어든다. 물리적 실체라는 것이 그토록 무서운 것인지도 모른다. 만지고 보는 데서 존재를 확인하는 과정이 인간에게는 그 정도로 중요할지 모른다.

바이닐에는 몸이 있어서 가능한 것들이 있다. 바이닐을 감싼 커버 아트가 그중 하나다. 1940년, 포스터 디자이너로 일하던 앨릭스 스타인와이스가 컬럼비아 레코드의 아트 디렉터 자리에 앉으면서 슬리브 디자인의 “역사가 꿈틀댄” 이후 1968년 영국에서 힙노시스 디자인 그룹이 등장해 핑크 플로이드, 레드 제플린 등의 역사에 남은 앨범 아트를 디자인했다. LP 커버 디자인은 하나의 예술 영역으로 여겨졌고, 앤디 워홀은 가로세로 30cm 공간을 캔버스 삼아 벨벳 언더그라운드 & 니코의 커버에서 “‘천천히 벗겨 보라’는 문구“와 함께 특유의 세계를 펼쳤다.

”레코드의 음악이 끝나는 지점과 중앙의 라벨(레이블) 사이의 무음 구간“인 데드 왁스(런아웃 그루브라고도 한다)에 숨겨진 메시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보통은 매트릭스 넘버라고 하는 음원의 고유번호를 넣는 자리이지만 ”창의력 넘치는 일부 엔지니어와 녹음 아티스트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여백에 메시지를 집어넣었다.“ LP의 중앙에 들어가는 라벨과 레이블 커버 디자인은 그 자체로 음악 장르를 대변하며, 음악사의 아이콘으로 남기도 했다.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의 목적은 음악 감상의 한 가지 방식을 버리고 다른 것을 택하도록 독자를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바이닐의 모든 면을 속속들이 예찬하는 데 있다. 스테레오의 시작부터 게이트 폴드 커버, 콘셉트 앨범, 12인치 싱글, 앨범, DJ의 샘플링에 이르기까지 바이닐은 우리가 아는 대중음악을 정의하는 데 이바지했다.” 디지털 음원이 더 익숙하지만 바이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새로운 세대의 감상자에게는 발견의 장을, 기존 애호가에게는 영미 대중음악사를 바이닐, 레이블, 디자인을 중심으로 보는 기회를 열어주길 바란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들어가며

The Early Years
1940S
1950S
1960S
1970S
1980S
1990S
2000S
그리고 다시 바이닐

도판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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