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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성격심리 상하)(합본) (전면 개정 합본판)
성격(성격심리 상하)(합본) (전면 개정 합본판)
저자 : 홍숙기
출판사 : 박영스토리
출판년 : 2016
ISBN : 9791187010920

책소개

▶ 이 책은 성격심리에 대해 다룬 개론서입니다. 성격심리의 기초적이고 전반적인 내용을 학습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2014년 초 성격심리(상) 수정 3판을 내고 학교를 떠났다. 신기할 만큼 학교와 심리학에 ‘신경 끄고’ 세 학기쯤 살았더니, ‘국민’학교 입학부터 치면 50여 년 학교생활 동안 켜켜이 쌓였던 피로의 독이 빠지기 시작했다. 바로 그 즈음 박영사에서 성격심리 상·하권을 합쳐서 단권으로 내자는 제안을 해오셨다. 작년 초가을의 일이다.

‘짧고 쉽게’ 써달라는 노현 부장님 말씀에 숨이 턱 막혔다. “저 못해요!” 합본 계획은 상권 초판이 나온 2000년부터 있었고 그 필요성은 여전했지만, 그동안 나와 있을 산더미 같은 책과 논문들을 찾아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며칠, 몇 주가 지나면서 내용 업데이트는 안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슬그머니 들었다. 10년쯤 사이 성격 저서와 역서들이 많이 나와 있거니와, 검색엔진이 어마어마하게 발달해있는 지금 필요한 건 최신 정보와 지식이라기보다는 전체를 보는 눈이 아니겠는가. 책 쓰고 만들 때 제일 행복했었기 때문에, 하고 싶은 나머지 요런 핑계가 생각났나 보다.

이제 문제는 ‘짧고 쉽게’였다. 상·하권 합쳐 모두 16개 장(章)에서 ‘1부 서론’ 두 장을 하나로 묶고 5장(Murray)을 빼는 이상으로 범위를 줄이지는 못하였다. 전체가 14개 장이 될 텐데, 그 안에서 무엇을 버릴 것인가. 말과 글이 재미있으려면 우선 짧고 쉬워야 한다. “간결하면서도 건조하지 않은 말, 간결하면서도 뜨거운 말”, “군더더기 없이 밀도 있는 언어”, “나다운 말”―최근에 우연히 본 책에서 나온 표현들이다. 내 책을 읽기 시작하니, 아 군더더기 많고, 쓸데없이 어려운 데는 왜 이리 많은가! 분명히 수십, 수백 번 고치고 다듬었었는데. 이 책 갖고 공부했던 학생들에게 미안하다는 사과문을 주요 일간지들에 내고 싶을 지경이었다.

샤일록은 ‘베니스의 상인’ 안토니오의 (심장에서 제일 가까운 데) 살 딱 한 파운드를 피 한 방울 안 흘리고 떼어내야 했다. 내 경우에는 몸 전체에, “몸속 갖가지 사이공간들”에 들어앉은 엄청난 양의 군살이 없어지면서 무엇보다 피는, 생명은 잃으면 안 되었다. 건조함, 뜨거움, 밀도는 모두 ‘피’의 문제 아닌가. 강의에서도 글에서도 “좋은 말”, “중요한 내용”이라고 다 필요한 말은 아니다. 가령 내 은퇴 사실을 언급하는 건 필요해보이지만, 은퇴 이유는 아니다. 또, “좋은 말”은 어차피 넘쳐난다.

‘지미의 사례’는 미련 없이 다 버렸고, 글상자들도 절반 이상 버렸다. 학자들의 전기(傳記) 부분도 거의 삭제하다시피 했다. ‘성격’ 책에서 생애와 작품의 관계는 중요하고 필요한 이야기지만, 책이 너무 두꺼워지면 안되기 때문에 필요한 ‘할 말’이라도 지워야 한 곳들이 많다. 절(節) 제목이나 소제목을 그 아래 내용과 함께 다 지우기도 하고, “갖가지 사이공간들에” 숨어있는 지방을 없애려고 애썼지만, 버리기만 아니라─그러면 죽으니까─수혈, 채우기와 다듬기도 필요하였다. 더구나 ‘고친 티’가 나서도 안되었다! 그야말로 ‘무한도전’이었다.

최신 문헌은 아예 포기했지만(안 그랬다면 책이 2, 3년 뒤에나 나왔거나 아예 못 나왔을 것이다) 강의노트들, 다시 찾아본 원전과 고전들이 도움이 되었다. 원래 강의 교재가 필요해서 쓰기 시작했었던 책이라, 교실에서 설명을 위해 들었던 예들도, 어디선가 읽고 강의노트에 적어두었던 내용도 있는데, 인용의 경우 출처를 찾지 못한 부분들이 남아있다.

‘1부 서론’의 두 장은 ‘성격심리학의 이론과 연구’라는 제목의 장으로 압축되었고, ‘정신역동 접근’이 ‘1부’가 되었다. 네 개 장이 세 개로 줄었는데, 3장에서 Jung 이론, 4장에서 애착이론과 연구 제시가 많이 달라졌다. Murray의 성격학 체계는 버렸지만, 4장(‘경험적 연구’) 도입부에 그의 방법 다양성을 소개하고 ‘성격 탐색’의 결론으로 나온 정신분석 이론 평가만 제시하였다. 2부(인본주의-현상학)는 상대적으로 많이 달라지지 않았다.

하권 내용은 수술이 훨씬 많이 필요하였다. 시간이 지나며 사람, 성격, 심리학을 보는 내 눈이 달라졌는지 전반적으로 ‘평가’ 부분에─장황함 말고도─문제점이 많이 보였다. 3부(성향-생물학)의 첫 장(7장)은 5요인 모델(8장)의 이론적, 역사적 배경을 다루는데, 수업할 때도 흥미를 끌기가 힘든데다 이어지는 장들의 비중에 밀려 대충 넘어가곤 했었다. 이번에 대폭 가지치기를 했지만, 앙상해보이지는 않는다. 너무 방대했던 진화심리학(9장)을 많이 줄이고, 행동유전학(10장)에서는 대체로 평가 부분만 대폭 뜯어 고쳤다. 4부(행동주의-학습)에는 군살제거보다 빈혈치료가 더 중점이 되었다. 5부(인지-정보처리)는 쓸 때도 수업할 때도 맥을 잡기가 제일 힘들었었다. 이번에 큰 그림이 좀 분명해져서, 군더더기를 과감히 내버리고, 두 장의 평가 부분을 대폭 고치고 다듬었다.

전체 부피가 약 2/3로 줄어들었는데, 간결하면서도 밀도 있고 (뜨거운?!) 피가 흐르는 글이 되어있기를! 나를 아는 친구와 학생들은 새 책이 더 ‘나다운 글’이 되었다고 느끼고, 글을 읽으며 내 표정을 보고 내 목소리를 들을 것이다. 독자들이 이 책을 재미있게 읽고 성격 공부, 사람 공부에 어떤 방식으로건 나서고 싶어진다면 글쓴이로서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작업은 큰 공부였다. 만 여섯 나이에 ‘학교에 들어간’ 후 처음으로 1년 이상을 맘편히 놀고먹다가 다시 일을 손에 잡으니, 이 풍진세상에 역시 공부처럼 재미있는 건 없다. [공부/일을 강제와 고역으로 만든 건 이 나라가 국민에게 저지른 크나큰 죄이다.] 2000년과 2003년에 상·하권 초판을 내고 각각 세 번과 두 번 수정/개정을 하다가, 이제 전체를 ‘리모델링’해서 본문부터 표지까지 새 얼굴의 새 작품을 내놓게 되었다. 감개무량이다. 이런 기회를 주신 박영사에 새삼 감사드리고, 부족한 작품을 인정해주셔서 단권 출간을 요청하셨다는 교수들께도 감사드린다. 편집부 배근하 대리님이 책 만드느라 고생이 많으셨고, 대학원생 최정익은 ‘독자’로서 워드작업을 맡아주었다. 표지 디자인은 다정한 친구/후배인 일러스트레이터 박선호씨가 해주셨다. 다들 고맙습니다!

책 제목을 (짧고 쉽게!) ‘성격’으로 정하고 나니 ‘격’(格)이라는 말이 마음에 묵직하게 와 닿는다. 초야에 묻혀 세상 돌아가는 꼴을 바라보면 우리가 어쩌다 이 정도로 격이 떨어졌나 싶다. 학교, 정치, 언론, 기업 등등 사회 전체가 정치판, 시장판이고, 남녀노소 만족·행복한 사람이 없다. 눈이 언제나 스마트폰이나 PC/TV화면에 고정되고 내 곁/앞에 있는 사람을, 하늘/나무/사람/세상을, 내 마음/생각을 향하지 않으니, 너나없이 외롭고 공허하다. 나는─나아가 너는, 그들은─누구이고, 뭐 하는 사람인가, 왜 이렇게 되었고, 계속 이렇게 나가면 어디로 가는 건가, 나 자신이나 자녀가 ‘명품’이 되면 행복해질까. 사회적 동물인 ‘사람의 길’을 벗어나면 이런 질문들을 안 하게 되는 것 같다.

사람/삶의 격이나 행복이 직접 이 책의 주제는 아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독자들이 멈추어 자신을 돌아보고 앞/옆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이런 질문들을 던지게 되고, 그러면서 점점 많은 것들이 눈에 보이게 되는 것이다. 1부에서 5부까지 제목에 ‘접근’(approach)이라는 말이 빠지지 않는데, ‘조망’(perspective)이라고 쓰기도 한다. 목적지가 같아도 가는 길은 여러 갈래이고 또 언젠가는 어디선가는 서로 통하고 만나게 되어있다. 그 길에 이 책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예스24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제1장 성격심리학의 이론과 연구

제1부|정신역동 접근
제2장 Freud의 정신분석학
제3장 Freud에 대한 도전과 이탈: Adler와 Jung
제4장 정신역동 이론: 경험적 연구

제2부|인본주의-현상학 접근
제5장 인본주의와 현상학: Maslow와 Rogers
제6장 인본주의와 현상학: 경험적 연구

제3부|성향-생물학 접근
제7장 특질이론들: Allport, Cattell, Eysenck
제8장 5요인 모델
제9장 진화심리학
제10장 행동유전학

제4부|행동주의-학습 접근
제11장 자극-반응 심리학
제12장 강화와 행동통제

제5부|인지-정보처리 접근
제13장 사회학습 및 사회인지 이론
제14장 자기, 목표, 사회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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