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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 시대, 콘텐츠를 읽다
뉴미디어 시대, 콘텐츠를 읽다
저자 : 김세연
출판사 : 작가
출판년 : 2022
ISBN : 9791190566407

책소개

김세연은 2010년 《불교문예》를 통해 소설가로, 2019년 《쿨투라》를 통해 미디어비평가로 데뷔했다. 두 장르를 오가며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해 온 저자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솔직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특히 신자유주의의 척박한 현실을 견뎌내고 있는 젊은 세대에게 가장 마음이 쓰이는 그는 장르와 장르 사이에서 그들의 삶을 적극적으로 발견해내려고 한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소설보다 더 재밌는 미디어비평!
K-콘텐츠의 현재를 스토리텔링하다!

미디어비평가·소설가 김세연이 읽어주는 ‘생활 밀착형’ 콘텐츠 비평

김세연은 2010년 《불교문예》를 통해 소설가로, 2019년 《쿨투라》를 통해 미디어비평가로 데뷔했다. 두 장르를 오가며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해 온 저자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솔직한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특히 신자유주의의 척박한 현실을 견뎌내고 있는 젊은 세대에게 가장 마음이 쓰이는 그는 장르와 장르 사이에서 그들의 삶을 적극적으로 발견해내려고 한다.

전 세계가 선망하는 K-콘텐츠는 한국 사회의 문제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약탈적 자본주의와 사회 관계망의 붕괴 같은 것들을 우회적으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세연은 그런 ‘문제’라는 키워드로 K-콘텐츠를 분석한다. 그리고 한국의 창작자들이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기 때문에 세계인들의 공감을 받는다고 이야기한다. 자본의 네트워크로 연결된 이 세계에서 우리의 문제는 곧 세계 공통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특히 이러한 K-콘텐츠의 안(서사)과 밖(사회)에서 가장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청년 세대에게 주목한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동시에 독자이고, 또 이야기의 창조적 활력의 원천인 그들은 지금 신자유주의의 사막을 걷는 세계인들의 ‘히어로’가 되어 주고 있기 때문이다. K-콘텐츠에서 젊은이들의 ‘오늘’을 읽어내는 방식을 통해 한국적 서사가 가진 매력을 독자들에게 전하는『뉴미디어 시대, 콘텐츠를 읽다』는 그래서 ‘생활 밀착형 콘텐츠 비평서’로 부를 만하다.
이 책의 1부에는 2019년부터 2021년 사이에 대중들로부터 주목받았던 한국의 미디어 콘텐츠들에 대한 비평이 담겨 있다. TV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 유튜브, OTT 플랫폼 콘텐츠 등에 대한 글들을 ‘한국 사회’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자리에 모았다. 저자는 글을 쓰는 동안 자신이 고려했던 관점들이 현재에도 유효한지, 혹은 그 중요도가 바뀌었다면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며 글의 순서를 정리했다. 언뜻 관련 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개별 주체들의 ‘문제’들을 하나로 연결시켜 특정한 맥락으로 완성해 나가는 것이 이 책의 핵심적인 구성 원리이기 때문이다. 이미 논의가 끝난 문제들에 대한 비평은 덜어내고, 지금 가장 격렬한 논쟁의 지점에 있는 문제들은 더 보강했다. 이를 통해 저자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가장 절실한 문제에 대한 성찰들이 책에 고스란히 담길 수 있게 했다. 특히 저자의 이러한 방식은 ‘드라마’ 장르를 분석할 때 예리함을 드러낸다. 소설가로도 활동하며 한국적 서사의 구조와 특징에 대해 익숙한 그는 어느 미디어비평가보다 더 섬세하게 드라마 서사의 결을 읽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싸이코패스 다어리〉에서 싸이코패스는 단순한 강자의 지위를 넘어 ‘자본주의적 폭력’으로 비약한다. 중심인물들의 피 튀는 접전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증권회사’라는 점은 이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 드라마는 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육동식’(윤시윤 분)이 우연히 살인과정이 기록된 다이어리를 주운 뒤 자신을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고 착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육동식은 공연히 상사의 화풀이 대상이 되고 동료의 귀찮은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며 남의 과실을 떠안고 회사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기까지 하는, 그야말로 ‘호구’다. 그런 그가 싸이코패스가 된다는 것은 ‘신분상승’에 가까운 일이다. (중략) 손에 피를 묻히지 않은 싸이코패스들은 얼마든지 많다. 외국인 노동자의 시체를 유기하는 공장 사장, 자신의 안위를 위해 후배를 모함하는 팀장, 동급생을 괴롭히는 고등학생 일진…. 드라마는 어쩌면 우리 모두 한 구석에 싸이코패스를 품은 채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육동식을 몰카범으로 몰아가려는 흉계에 가담한 ‘미주’(이민지 분)의 복잡한 얼굴을 보라. 지금 흔들리고 있는가. 현대사회에서 싸이코패스는 더 이상 불가해한 변종이 아니다. 욕망의 민낯을 바라보자. 공포의 심연에 동경의 속살이 자리하고 있지 않은가.
-「장래희망 싸이코패스」 중에서, 본문 19~20쪽

K-드라마에서는 정신적인 가치의 소중함, 가족과 이웃에 대한 의리가 부각된다. 도덕(道德) 그리고 효(孝)와 충(忠). 나는 이것을 코리안 선비 스웩이라고 부르고 싶다. 뜨겁지만 절제된 사랑. 남을 위해 기꺼이 나를 내어주는 용기. 부와 명예보다 정직을 택하는 단호함. 우리 몸속에 녹아들어 있던 고매한 선비 정신은 K-드라마를 통해 재전유된다. 한국드라마가 보수적이라는 평가는 결코 욕이 아닐 것이다.
-「K-드라마, 코리안 선비 스웩이 먹혔다」 중에서, 본문 45쪽

TV 예능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콘텐츠 등 여러 플랫폼의 다양한 콘텐츠들에 대한 비평들도 드라마 분석 못지않게 흥미롭다. 저자는 서울에서 벗어나 다른 지역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 〈서울엔 우리 집이 없다〉를 통해 현재 서울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는 젊은 세대들의 현실을 읽어내고, 게스트의 성향, 현재의 고민과 앞으로의 계획 등 한 사람에 대한 총체적인 고려를 통해 ‘칭찬 밥상’을 차려내는 것이 주요 포인트였던 예능 〈더 먹고 가〉를 통해 한국인들의 ‘시간’에 대한 관념이 어떻게 변했는가를 분석한다. 또 비대면 시대에 크게 유행했던 ‘소셜 커머스’에서 저자는 지금 유행에 민감한 한국의 소비자들이 상품의 정보가 아닌 ‘스토리’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읽어내고,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교육 기관인 ‘랜선 학교’의 유행을 통해 현재 한국인들이 자기가 속한 사회의 ‘소통’과 ‘개별화’에 대해 예전과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갖고 있음을 분석해낸다. 저자의 미디어비평은 앞서 언급한 소셜 커머스 이용자들과도 비슷하게, 콘텐츠의 정보 못지않게 그 콘텐츠가 가진 ‘이야기’를 읽어내는 것에 집중한다. 숫자나 문자로 고스란히 표현될 수 없는 우리의 삶의 조각들을 그 이야기의 맥락 속에서 찾아내고, 그것들을 통해 K-콘텐츠의 본질을 정의하는 것이 저자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더 먹고 가〉는 요즘 시류에 꽤나 어울리는 프로그램이다. ‘밥을 요리하고, 사람을 요리하고, 인생을 요리한다’는 기획 의도를 갖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게스트의 성향, 현재의 고민과 앞으로의 계획 등 한 사람에 대한 총체적인 고려를 통해 ‘칭찬 밥상’을 차려내는 것이 주요 포인트다. 자연요리연구가 임지호 셰프는 육아에 지친 박정아를 위해 ‘한우 업진살 토마토 밥’을 짓고, 도시 생활에 익숙하면서도 토속적인 어머니의 맛을 그리워하는 허재를 위해 ‘토종닭 완자밥 구이’를 만든다. 세상에 단 하나 뿐이라 생경한 이름의 요리들은 그러나 다른 누가 아닌 자신을 위한 것이기에 어렵지 않게 감동을 자아낸다. “생각지 못한 맛”이면서도 “그리움의 맛”이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훈훈한 맛”(2회 박중훈 편)인 것은 그 때문이다.
-「힐링 먹방의 새로운 패러다임: 〈더 먹고가〉, 〈강호동의 밥심〉」 중에서, 본문 38쪽~39쪽

노가영(SK브로드밴드 미디어성장그룹)에 따르면, 요즘 사람들은 최저가 비교 사이트에서 상품을 검색하기보다는 내가 팔로우하는 인플루언서의 콘텐츠에 의존한다. 소셜 피드를 통해 보여준 라이프스타일과 스토리가 합리적 소비를 넘어서는 신뢰감을 준다는 것이다. 우리는 톱 여배우가 자신이 광고하는 로드샵 화장품을 사용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캠핑 고수의 인스타그램에 등장하는 바스켓이며, 딸쌍둥이 유튜브에 나오는 육아템이다. 과거에는 제품의 가격과 스펙, 디스플레이, 인기 연예인을 동원한 CF가 제품의 성공을좌우했으나, 요즘에는 이러한 기업의 일방적인 홍보가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 소비자들은 연출된 이미지와 정보보다, 실제로그 제품을 사용할만한 사람들의 ‘스토리’를 듣고 싶어 한다.
-「인도어 쇼핑, 모두의 쇼핑」 중에서, 본문 47~48쪽
유튜브에서 ‘라면 먹방’을 검색해보자. 라면 20봉지 먹기, 캠핑장에서 라면 먹기, 엄마 몰래 라면 먹기, 물구나무서서 라면 먹기……. 값싸고 대중적인 음식인 라면은 먹방 BJ들의 인기 아이템이었다. 그러나 이제 ‘라면 먹방’에 누가 관심을 가질까. 이곳은 이미 레드오션이다. 그렇다면 다시 한 번 〈라끼남〉을 보자. 구독자 수 151만의 위용이 새삼스럽지 않은가. 이들의 라면이 특별한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파채삼겹살’을 끼얹어서? 아니, 강호동 나영석을 끼얹어서. 뉴미디어 시대에도 이들은 계속 활약할 것이다. 매체가 바뀌어도 자본은 영원하다.
-「뉴미디어 시대와 탈중심성」 중에서, 본문 65~66쪽

2부에는 장강명, 윤이형, 정도상, 정세랑, 백온유 등 한국문학의 ‘현재’를 이끌어가는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비평이 담겨 있다. 창작자이자 독자의 관점에서, 또 연구자의 관점에서 저자는 한국문학의 단단한 토대가 되어주는 작가들의 작품을 세심하게 분석한다. 그래서 2부의 글들은 우리 문학에 대한 응원이기도 하고, 자신이 써 나갈 이야기들을 비춰 보는 거울이기도 하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저자는 2부에서 소개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1부에서 다뤘던 ‘콘텐츠’들과 같은 맥락에서 분석하고 있기도 하다. 그것은 소설이라는 장르가 다른 대중 장르나 미디어 콘텐츠에 비해 현실을 반영하는 속도가 느리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첫 소설집 『홀리데이 컬렉션』을 출간할 때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같은 영상의 시대에도 소설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오직 글로만 표현 가능한 섬세한 감정이나 사유, 문제의식 같은 것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소설의 속도나 호흡은 분명 영화나 TV 드라마 등에 비해 느리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서사의 진행 속도가 현실을 읽어내는 속도와 비례하다고 볼 수는 없다.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한국 소설에는 오직 한국어로만 표현 가능한 감정들과 생각들이 명징하게 수놓아져 있다. 그것을 미디어 콘텐츠의 스펙터클 같은 것으로 재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어쩌면 현재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개인들의 삶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매체가 바로 소설이라고 이야기해볼 수 있겠다. 저자가 2부에 담아낸 비평들은 그래서 한국문학 그 자체에 대한 분석임과 동시에 지금 우리의 모습을 어떤 매체 형식보다 더 잘 담아내고 있는 K-콘텐츠로서의 소설에 대한 분석이기도 하다.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다음날 아침이면 자신의 일터로 복귀할 일상인이며 때로는 정치에 무관심한 소시민이다. 그들은 거대한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작은 상식을 이야기하기 위해 그곳에 나왔다. 광장은 그들을 녹여 하나로 만드는 용광로가 아니라 각자 다른 사연을 품고 있는 개인들이 어우러진 옴니버스적 공간이다. 그런 점에서 광장은 총체성에 대한 하나의 알레고리가 된다. “정말로 대통령을 퇴진시키러 이 자리에 나온 것”이 아닐지라도 경희의 작은 발걸음은 나름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이 윤이형이 보여주고자 한 주변성의 리얼리즘일 것이다.
- 「중층적 현실, 주변성의 리얼리즘- 장강명의 『산 자들』과 윤이형의 『작은마음동호회』를 중심으로」 중에서, 본문 132쪽.

불안이라는 정서는 양면적이다. 현실에서 불안은 벗어날 수 없는 고통이지만, 한편으로 그것은 인간의 깊은 곳을 성찰하게 만드는 매개가 된다. 따라서 불안을 직시하는 것은 삶의 유한성에서 벗어나 실존의 상황을 무한히 확장하려는 시도이며, 그것을 외면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비본래적인 삶의 태도라고 볼 수 있다. 스스로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사실은 불안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그 사실을 망각하는 것은 일시적인 도피에 지나지 않는다. “불안은 무정신 속에도 존재하고 있으나 그것은 숨겨져 있고 또 가면을 쓰고 있는 것이다. 한 번이라도 그 정체를 보면,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진다. 불안의 모습이라는 것을 공상으로 그려보면 끔찍한 것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사실이 그렇다 할지라도 있는 그대로를 보이지 않으려고 변장을 필요로 할 경우, 그 모습은 더끔찍한 것이 된다”는 것이다.
정도상의 『꽃잎처럼』은 인간의 근원적인 불안과 절망의 심리를 파고드는 소설이다. 80년 5월 광주를 기록한 이 작품에서는 극한의 상황에 내몰린 인물들이 겪는 실존적 방황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불안한 내면을 극복하기 위해 오히려 더 절망 속을 파고드는 인간의모습은 우리로 하여금 삶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보게 만든다
- 「영혼의 도약을 위한 불안의 노래- 정도상 『꽃잎처럼』을 중심으로」 중에서, 본문 136쪽

‘가로등 아래 김강선’ 에피소드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다. 안은영의 중학교 동창 김강선은 고층 주상복합 건물을 짓는 건설현장에서 크레인 사고로 사망했다. 강선의 말에 의하면 크레인 사고가 흔한 이유는 ‘사람보다 크레인이 비싸서’다. 예산을 줄이기 위해 낡은 크레인을 계속 사용한다는 뜻이다. 그는 자신의 영혼이 ‘부스러지지’(소멸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는 한(恨) 때문에 이승을 떠나지 못하는 전통서사 속 원귀의 모습과도 같다. 강선은 안은영에게 자신의 사연을 모두 털어놓은 후, 은영을 ‘마주보는’ 채로 부스러진다. 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외된 개인들의 삶을 직시할 것을 요구하는 직접적인 메시지로 읽힌다. 이러한 측면에서 안은영이 가진 진짜 능력은 악귀를 퇴치하는 것이 아니라, 배제되고 소외된 것들을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 「존재를 향한 두 가지 시선-정세랑의 『보건교사 안은영』과 백온유의 『유원』을 중심으로」중에서, 본문 151쪽


『뉴미디어 시대, 콘텐츠를 읽다』는 ‘K-콘텐츠’라는 커다란 관점을 ‘이야기’와 그 중심에 있는 ‘(한국사회의)문제’라는 관점으로 돌려 놓는다. 세계인들이 우리에게 주목하고 있는 지금, 한국 콘텐츠에 담긴 우리의 삶은 간혹 언론이나 비평가들에 의해 과도하게 ‘타자’의 맥락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하지만 온·오프라인으로 세계인들이 모두 연결된 2022년에, 우리가 겪는 고난과 그것에 맞서는 열정은 다른 누군가의 관점으로 번역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미디어비평가이자 소설가인 김세연이 이번에 펴낸 비평집은 번역되지 않은 우리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해준다. 어떤 이론적 틀이나 해외의 분석보다도 그가 가장 많이 참고하는 것은, 한 사람의 독자나 시청자로서 이야기를 즐기는 ‘자기 자신’이다. 미디어 플랫폼과 소설 속에서 아주 잠깐 재현된 한 개인의 삶의 순간을 그가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는 이야기 바깥이 아니라 이야기의 안에 머물려고 하고, 또 거기서 스스로가 확인한 것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자신의 비평에 담아내려고 한다. K-콘텐츠에 대한 여러 서적 중 『뉴미디어 시대, 콘텐츠를 읽다』가 가이드북으로서 돋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앞으로도 ‘세계’라는 무대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공유해 나갈 독자들이, 김세연의 이번 콘텐츠비평집을 통해 우리의 ‘진짜 이야기’들과 더욱 친숙해질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목차정보

프롤로그ㆍ6


1부

장래희망 싸이코패스ㆍ13

주작의 사회학ㆍ21

언택트 시대의 시선 권력ㆍ26

서울엔 우리집이 없을만하다고?: 〈서울엔 우리집이 없다〉ㆍ31

힐링 먹방의 새로운 패러다임: 〈더 먹고 가〉, 〈강호동의 밥심〉ㆍ36

K-드라마, 코리안 선비 스웩이 먹혔다ㆍ41

인도어 쇼핑, 모두의 쇼핑ㆍ46

윤여정이라는 캐릭터ㆍ51

랜선 학교, 코로나 그 이후……ㆍ56

뉴미디어 시대와 탈중심성ㆍ61

추락하는 일진에게는 날개가 없다ㆍ67

멋있거나 귀엽거나, 허니제이의 두 가지 매력: 2021 ICON 방송 부문ㆍ72

고령 사회의 섹슈얼리티와 비대칭성ㆍ77

뉴미디어 시대 속 ‘참교육’ 콘텐츠와 현대인의 의식 구조ㆍ92


2부

중층적 현실, 주변성의 리얼리즘
-장강명의 『산 자들』과 윤이형의 『작은마음동호회』를 중심으로ㆍ117

영혼의 도약을 위한 불안의 노래
-정도상 『꽃잎처럼』을 중심으로ㆍ134

존재를 향한 두 가지 시선
-정세랑의 『보건교사 안은영』과 백온유의 『유원』을 중심으로ㆍ146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