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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돌로지: 아이돌+팬덤+산업의 변신 (아이돌+팬덤+산업의 변신)
페미돌로지: 아이돌+팬덤+산업의 변신 (아이돌+팬덤+산업의 변신)
저자 : 류진희^백문임^허윤
출판사 : 빨간소금
출판년 : 2022
ISBN : 9791191383126

책소개

국가와 젠더의 경계를 넘는 아이돌,
저항하고 소비하는 팬덤,
친밀성을 파는 엔터 산업.
‘아이돌과 함께 변화를 꿈꾸는 팬’은 가능한가?

이제 아이돌은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어떤 것이 되어 있다. 우리의 감정, 섹슈얼리티, 그리고 욕망은 이미 아이돌을 매개로 생산되고 조정된다. 이 고도화된 유기체 상품에 대해 대중을 현혹하는 헛것이라고 폄하하거나 공허한 내면을 지닌 소수만의 향유물이라고 외면할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이돌은 현재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문화가 아니고 가장 중요한 문화도 아니지만, 우리 삶의 기반인 유희와 정치와 윤리를 (재)규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면해야 하는 것이 되었다.

어제의 아이돌이 오늘의 아이돌이 아니듯, 아이돌을 둘러싼 환경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BTS를 대표로 하는 케이팝 아이돌은 국가와 젠더의 경계를 넘어선 지 오래며, 아이돌과 팬덤은 성공이라는 공통 목표를 향해 열정적·헌신적으로 노력하고 육성·관리하는 것을 규율화함으로써 결국은 자본-산업과 공모한다. 한편으로는 소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저항하는 팬덤, 콘텐츠를 넘어 친밀성을 파는 엔터 산업이 등장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시대에 차별과 자본에 맞서 ‘아이돌과 함께 변화를 꿈꾸는 팬’은 가능할까? ‘페미돌로지(Femi-dology)’는 페미니스트의 시각에서 분석하는 아이돌로지(Idology)라는 뜻이다. 이 책을 쓴 13명의 페미니스트에게서 그 가능성을 찾아보자.
[교보문고에서 제공한 정보입니다.]

출판사 서평

페미돌로지(Femi-dology) : 아이돌 문화의 젠더를 묻다
‘페미돌로지(Femi-dology)’는 페미니스트의 시각에서 분석하는 아이돌로지(Idology)라는 뜻으로, 이 책의 기획자들(류진희, 백문임, 허윤)이 만든 조어다. ‘아이돌로지’는 2016년 아이돌 연감을 기획, 출간한 아이돌 음악 전문 웹진 『아이돌로지』에서 따온 것으로, ‘아이돌학(學)’ 혹은 ‘아이돌 연구’를 말한다. 이 책은 저자들이 2019년 11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진행한 컬로퀴엄 ‘페미돌로지: 아이돌 문화의 젠더를 말하다’의 결과물이다.
이제 아이돌은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어떤 것이 되어 있다. 우리의 감정, 섹슈얼리티, 그리고 욕망은 이미 아이돌을 매개로 생산되고 조정된다. 이 고도화된 유기체 상품에 대해 대중을 현혹하는 헛것이라고 폄하하거나 공허한 내면을 지닌 소수만의 향유물이라고 외면할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이돌은 현재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문화가 아니고 가장 중요한 문화도 아니지만, 우리 삶의 기반인 유희와 정치와 윤리를 (재)규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면해야 하는 것이 되었다.
특히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아이돌 문화의 가장 중요한 축인 여성 팬덤 안에서 이런저런 자성과 비판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은 정교한 페미돌로지 담론을 요청하고 있다. “페미니스트 팬”이라는 얼핏 모순적인 자의식이 등장한 것도 여성 팬덤과 남성 아이돌로 대표 재현되는 아이돌 문화가 여성혐오를 재생산하는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성찰이 공론화되었기 때문이다. 이때 탈덕도 하지 않고 “경계 감찰”로 서로를 공격하지 않으면서 여전히 아이돌과 교감하는 팬덤은 가능할까?

변화하는 아이돌과 팬덤,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산업 :
‘아이들과 함께 변화를 꿈꾸는 팬’은 가능한가?
어제의 아이돌이 오늘의 아이돌이 아니듯, 아이돌을 둘러싼 환경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BTS를 대표로 하는 케이팝 아이돌은 국가와 젠더의 경계를 넘어선 지 오래며, 아이돌과 팬덤은 성공이라는 공통 목표를 향해 열정적·헌신적으로 노력하고 육성·관리하는 것을 규율화함으로써 결국은 자본-산업과 공모한다. 한편으로는 소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저항하는 팬덤, 콘텐츠를 넘어 친밀성을 파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등장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시대에 차별과 자본에 맞서 ‘아이돌과 함께 변화를 꿈꾸는 팬’은 가능할까?
이 책에 실린 글 대부분은 아이돌 연구가 사실은 팬(덤) 연구라는 점에 주목해 그 역능(力能)과 더불어 모순과 착종을 분석하고 있다. 우선 류진희의 「2장 초국적 한류와 걸그룹 노동」은 초국적 한류에서 유독 걸그룹에게 엄격하게 적용되는 민족국가적 정체성의 규율을 지적하는 한편, 1990년대 이후 대중문화의 주역으로서 걸그룹과 여성 팬이 동시대의 여성 청년으로 함께 성장해 왔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김수아의 「8장 저항하는 팬덤과 소비자-팬덤의 모순적 공존」은 팬이 소비자 정체성을 더 강하게 내면화할 때 일어나는 산업과의 공모관계에 초점을 맞추면서, 아이돌과 팬이 공통적으로 “같은 것”을 바라고 있다는 공동체성 자체에 문제를 제기한다. 이때 ‘같은 것’은 능력과 경쟁에 기반을 둔 신자유주의적 성공이다. 아이돌과 팬덤은 성공이라는 공통 목표를 향해 열정적,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육성, 관리하는 것을 규율화함으로써 결국은 자본-산업과 공모한다.
장지현의 「7장 “항상 함께할 거에요”의 이면」 역시 아이돌과 팬의 관계에 기반이 되는 친밀성이 오늘날 어떻게 아이돌 산업의 원동력이자 산업 전체를 작동시키는 기제가 되었는가를 분석한다. 과거와 비교할 때 팬은 다양한 플랫폼에서 훨씬 많은 콘텐츠를 통해 아이돌과 친밀성을 느낄 기회가 많아졌지만, 역설적이게도 팬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내는 창작물은 매니지먼트사의 승인을 받지 못하는 ‘비공식’이란 낙인이 찍혀 정당성을 상실하게 되었다.
한편 소비자로서 팬덤의 파워와 자가당착을 동시에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로 강은교는 「9장 아이돌의 자필 사과문: 소비하는 팬덤, 소진되는 팬심」에서 ‘자필 사과문’을 분석한다. 낭만주의적 “진정성”의 이상과 신자유주의적 노동윤리인 “성실함”이 결합한 손글씨 사과문은 팬덤의 행위성을 증대시키기도 하지만, 소비자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팬덤 역량을 축소할 위험도 내포한다.

소녀시대 GL 팬픽, 미스/터트롯 :
이성애적 욕망을 거스르는 팬덤의 탄생
한국 아이돌 시스템은 이성애적 욕망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것을 거스르는 팬덤의 양상은 도도한 역사를 갖고 있으며, 초국적 한류 팬덤과 조우할 때 상당한 가시성을 획득한다. 우선 오랫동안 터부시되었지만 여성 아이돌 팬덤의 핵심을 구성하고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온 여덕(여성 아이돌의 여성 팬)이 있다.
고윤경의 「10장 다시 만나는 여덕, 소녀시대 GL 팬픽」은 2010년대 이후 SNS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적극적이고 집단적으로 나타난 여덕에 주목해 이들이 생산하고 향유하는 GL(Girls’ Love) 팬픽을 통해 여성 간 사랑, 즉 레즈비어니즘(lesbianism)에 대한 호기심과 판타지를 분석한다. 여기에서 예컨대 소녀시대와 같은 대표적 여성 아이돌의 팬픽은 “여성을 대상화하는 남성 중심적 이성애 질서에 자의식을 갖는 인물로 여성 스타들을 등장시킨다. 그리고 이들에게 레즈비어니즘을 통한 성적 쾌락과 오르가슴을 예비”한다는 점에서 성적 차이를 발굴하고 생산하는 창의적인 서사 놀이가 된다.
또 현재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악 장르가 된 트로트의 여성/중년 팬덤은 과거 비주류였던 음악과 팬덤의 부상을 보여준다. 장민지의 「11장 미스/터트롯과 여성/중년 팬덤의 탄생」은 그 분기점이 된 「미스/터트롯」 시리즈를 중심으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포맷과 채널 브랜드(TV조선)의 주요 시청자층 공략이 어떻게 ‘어머님’이라 불리는 팬들의 적극적 팬 수행성과 맞물리는가를 분석한다.

박재범, 동아시아 베어 남성 댄스 팀 :
초국적 한류의 해외 팬덤이 케이팝을 소비하는 다른 방식
허윤과 김경태는 초국적 한류의 해외 팬덤이 어떻게 한국 내에서와는 다른 방식으로 케이팝 문화를 향휴하는가를 분석한다. 허윤은 「4장 무해한 오빠에서 의리 있는 남자로」에서 해외 팬에게 케이팝이 구현하는 아시아 남성의 신체가 퀴어한 것, 즉 서구의 헤게모니적 남성성에 대한 도전이나 승리로 받아들여지는 것과 달리 한국의 맥락에서는 케이팝 규범성을 충실히 수행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색다른 연출과 퍼포먼스가 중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남성성을 기획, 실험해 볼 수 있는 케이팝 장(場) 안에서 퀴어함은 곧 헤게모니”이기 때문이다. 허윤은 한국의 강고한 민족주의와 호모포비아를 건드려서 비난받았다가 다시 가장으로서 책임감과 동료에 대한 의리, 자수성가의 진정성 등 한국의 남성성 규범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모습을 통해 성공적으로 복귀한 박재범의 사례에 주목한다.
해외 팬 가운데 동아시아 게이 남성들에 주목한 김경태의 「6장 동아시아 베어 남성 댄스 팀의 걸그룹 커버댄스」는 케이팝 걸그룹의 커버댄스를 통해 이들이 어떻게 이성애 규범적인 남성성의 프레임을 넘어설 뿐 아니라, 걸그룹에게 요구되는 “의무적 귀여움”(‘애교’라는 성애화된 귀여움)을 패러디하는가를 분석한다. 특히 탈성애적 존재로 낙인찍혔던 비만한 “베어(bear)” 남성들의 커버댄스는 원본을 완벽하게 복제하는 데 관심이 없는(실패를 의식하지 않는) 아이와 같은 천진난만한 이미지를 극대화하면서 “자연스러운 귀여움(돌봄 및 친밀성과 연동된)”을 내세운다. 김경태는 여기에서 “케이팝 걸그룹이 상징하는 신자유주의적 성공과 그것을 확대 재생산하는 진보적 역사에 제동을 걸며 대안적인 정치를 상상”하는 새로운 공간을 발견하고자 한다.

버닝썬 게이트 : 불타는 태양 아래 ‘살아있는 시신’의 경제
한편 한국 아이돌 문화의 가장 어두운 측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버닝썬 게이트’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김주희의 「3장 탄광과 클럽」은 버닝썬의 “얼굴마담”이라 자칭했던 승리의 “얼굴성(faciality)”이 여성 대중에의 폭력을 통한 치부(致富)를 보증하는 수단으로 활용된 이 사건의 정치경제를 분석한다. 김주희는 버닝썬의 실질적 운영회사인 전원산업이 정부의 석탄산업 육성 시기의 동원탄좌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탄광 산업이 어떻게 여성들의 성과 노동을 착취하면서 운영되었는지, 그리고 이후 호텔 유흥업으로 비즈니스의 중점을 옮겨가면서 고도성장기 기생관광 및 성매매 관광산업정책과 어떻게 연루되었는지를 추적한다. 이어 버닝썬 게이트를 계기로 강남 클럽 문화가 성별화된 대중 동원(테이블-고객-남성/플로어-미끼 상품-여성들)과 여성의 성을 매개로 한 폭력을 통해 구축되었음을 규명한다.
김주희는 버닝썬 게이트를 두고 “전원산업이라는 재벌 기업은 정치권과 결탁해 경제발전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탄광촌의 노동자 가족, 유흥업소 여성 등 먼저 희생당해도 괜찮은 존재를 앞세워 부를 축적했다. 그리고 마침내 2018년 글로벌 대중스타 승리의 얼굴을 안전장치로 내세워 여성 대중을 ‘죽일 권리’를 행사”한 것으로 정의한다. 그러면서 “승리의 얼굴은 21세기 한류 전성기의 새로운 광맥이 되어 한국 여성을 시신화하는 약탈 메커니즘으로 작동하고 있다. 여성들의 대규모 팬덤과 환호로 만들어진 승리의 얼굴성은 그를 둘러싼 여성들을 시신화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미래 가능성으로 계산되는 것이다. 아직 남아 있는 소수의 승리 팬들은 “위대한 개츠비의 삶을 꿈꾸었던 승리가 개츠비의 운명처럼 비극적인 상황을 맞이”한 것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개츠비를 신비롭게 만든 것은 개츠비 자신이 아니라, 그가 매일 밤 열었던 성대한 파티에 모여든 사람들이었음을 아직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승리는 이 파티원들에게 성별 질서를 부여했고, 국적을 초월한 남성들의 엔터를 위해 여성을 미끼로 던졌다. 이 모든 파티를 설계한 전원산업은 또 다른 광맥을 찾느라 분주할 것이다“라고 일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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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정보

책을 펴내며

1부 불타오르는 한류
1장 미디어와 팬덤의 담론 전쟁 / 이지행
2장 초국적 한류와 걸그룹 노동 / 류진희
3장 탄광과 클럽 / 김주희

2부 트랜스하는 케이팝, 퀴어링하는 젠더
4장 무해한 오빠에서 의리 있는 남자로 / 허윤
5장 청춘의 퀴어링, 글로벌 대중문화의 꿈 / 미쉘 조
6장 동아시아 베어 남성 댄스 팀의 걸그룹 커버댄스 / 김경태

3부 친밀성을 살게요
7장 “항상 함께할 거예요”의 이면 / 장지현
8장 저항하는 팬덤과 소비자-팬덤의 모순적 공존 / 김수아
9장 아이돌의 자필 사과문: 소비하는 팬덤, 소진되는 팬심 / 강은교

4부 여덕, 팬덤 그리고 코로나19
10장 다시 만나는 여덕, 소녀시대 GL 팬픽 / 고윤경
11장 미스/터트롯과 여성/중년 팬덤의 탄생 / 장민지
12장 코로나19 이후의 팬덤 / 신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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