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은 다른 예술에 비해 더 ‘사회적 거리가 없는 예술’이다. 중요한 사실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모인 관객들 앞에 살아 있는 예술 창조자들이 현존한 다는 점이다. “배우들은 ‘지금 이곳’에 우리와 함께 있다. 우리들 바로 앞에 존재하고 있다.” 같은 대기를 공유하면서 배우들과 관객들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함께 어떤 경험을 창조하고 동시에 향유한다. 창조하고 향유하면서 그들은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고, 어느새 하나의 극장공동체가 된다. 연극이 상연되는 그 시간 동안 그들은 같은 아우라를 경험한 일시적 극장공동체가 된다. 이러한 실시간의 공동체 경험은 짧은 시간이나마 그들을 열광케 하고 희열에 빠지게 한다. 그러한 즐거움을 기대하기 때문에 여전히 우리는 극장에 간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의 본성을 유지하는 날까지, 아니 인간이 인간으로 존재하는 그날까지 사람들은 연극을 보기 위해 여전히 극장에 갈 것이다. 사람들이 극장에 가는 것을 단념하지 않는 한 연극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도 계속될 것이다.
이 책은 연극이 무엇인지, 연극이 어떤 예술인지 알고 싶은 욕망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씌어 졌다. 연극에 대한 교양 지식을 쌓고 싶은 사람, 연극에 대한 기본 개념과 원리를 공부하고 싶은 사람, 그리고 연극 작품에 대한 다채로운 해석과 분석의 방법을 공부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1부에서는 연극의 기본 개념과 원리에 대해 다루었다. 연극의 4대 요소로 말해지는 배우, 관객, 희곡, 극장에 대해 기본 개념과 원리를 중심으로 서술했다. 그리고 2부에서는 연극에 관한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었다. 영화, 금기, 역사, 결말 구조, 자연, 환경, 생태, 여성, 젠더, 성소수자, 디아스포라, 분단, 통일, 극작가라는 다양한 관점을 통해 연극 작품들을 해석하고, 분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