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는 길을 묻는 ‘손님’이라는 독일의 속담이 있습니다. 이 말을 단순하게 생각하면 가게를 찾는 손님과 주인의 상호관계가 떠오릅니다. 주인은 손님 취향이나 기호 등을 파악하여 상품을 구성하여 진열할 것이며 이를 통해 손님이 즐겁게 쇼핑하게 하는 것이 주인의 주된 역할일 겁니다. 가게에 손님이 들어오면 주인은 손님이 만족하도록 정성을 다해 손님을 대할 겁니다. 만약 주인이 손님의 취향이나 선호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가게 매출은 올라가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주인은 손님 기호나 취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때론 손님은 주인에게 이런저런 요구를 하면서 주인을 괴롭히기도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은 손님의 이목과 관심을 끌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할 겁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주인과 손님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손님이 우위인 것 같고 ‘손님은 왕’이라는 말이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물론 손님도 손님 나름이라는 요즘의 경제 관점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노력을 다해 손님의 관심이나 취향을 분석하고 연구하며 손님을 정성으로 대하는 주인의 철학이 없다면 손님은 더 이상 가게를 찾지 않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주인과 손님의 관계를 유아교사와 유아의 관계에 적용해 본다면 무엇을 생각할 수 있을까요? 서두에 유아는 길을 묻는 ‘손님’이라고 했으니 유아가 손님이겠지요. 이 손님이 유아교사에게 온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정성을 다해 손님인 유아를 대할 것인지 아니면 무시하고 주인으로서의 나의 일을 하실 것인지요? 손님이 유아가 상품에 대해 물으면 퉁명스럽게 반응할 것인지 아니면 친절하게 대할 것인지 등등을 생각해 보면 유아교사로서 주인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유아가 아직 경험이 없으니 경험을 더 쌓고 오라고 말을 하지도 않을 것이고, 유아가 말이 익숙하지 않으니 말을 더 배운 다음에 오라고 하지도 않을 것이고, 유아가 하는 행동을 무시하거나 거들떠보지도 않는 행동을 하지도 않습니다. 특히 유아교사인 우리가 손님인 유아에 대해 더 잘 알고 행동하고 반응하며 상호작용을 한다면 유아들은 즐겁고 행복한 날들을 보낼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유아교사가 유아들의 취향이나 선호, 관점 등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유아교사의 최소한의 역할일 겁니다.

유아교사의 이러한 역할을 이해하고 이를 연습하고 가꾸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아동관찰 및 행동연구’입니다. 유아의 행동이나 발달 경향, 습관, 선호, 사회적 관계 등 유아들에 대한 모든 것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기법이나 절차를 알고 실행한다면 유아들은 더욱 행복해질겁니다. ‘아동관찰 및 행동연구’라는 이 책을 통해 유아를 관찰하는 방법, 유아를 연구하는 방법을 이해하여 유아의 개별성, 유아의 독특성, 유아의 보편성, 유아의 다양성 등을 발견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주인인 유아교사로서 유아교육의 즐거움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이 책은 ‘아동관찰’과 ‘아동연구’의 두 부분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동관찰에서는 관찰기법과 이것들의 실습, 아동연구에서는 원자료를 통해 정보나 결과를 분석할 수 있는 연구방법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통해 유아교사의 중요한 역할인 관찰자로서의 역할과 연구자로서의 역할을 가꿀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 책의 집필진들은 관찰과 연구에 대한 이론적인 부분도 포함하면서 유아교육 현장에서 실제로 필요한 내용들을 다루고자 노력을 했습니다. 이에 여러분들께서 부담없이 이 책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