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조선은 시대적으로 사회적 진통을 겪고 있었다. 그에 부응하여 <사씨남정기>, <창선감의록>, <구운몽>은 이전 시대의 소설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갖추고 출현했다. 세 작품은 우리 소설계를 흔들어놓았으며, 그것으로 모자랐는지 그 후로 우리 사회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저자가 이 책에서 하고자 하는 말은 17세기에 출현한 <사씨남정기>, <창선감의록>, <구운몽>이 이념과 사랑을 교직해냈다는 것이다. 제목을 한국 고전소설의 이념과 사랑으로 한 것은 그 때문이다.



제1장 서론에서는 이념과 에로스가 어떻게 결합하는지 거시적으로 살펴보고자 했다. 제2장에서는 <사씨남정기>와 <창선감의록>에서 종법주의 이념이 구현되는 지점들을 면밀히 고찰하고자 했다. 제3장에서는 <사씨남정기>, <창선감의록>, <구운몽>에 나타난 에로스의 양상을 작품별로 상세하게 논의하고자 했다.



제4장에서는 <사씨남정기>와 <창선감의록>을 대상으로 이념 우위 형식의 이면에 도사린 고통을 살피고, <구운몽>을 대상으로 에로스 우위 형식에 담긴 이념초월의 양상을 살펴보고자 했다.